슬프게도 당신을 사랑합니다.
37, 풍향제 (2)

강엽
2019.01.26조회수 244

지금 풍안은 축제 그 자체였다.

마을 중앙에서는 노래와 춤 공연으로 한껏 들떠있었고,

한켠에서는 여전히 특산물을 팔며 여기저기 소란스러웠다.


한솔
이제 마을 뒷편으로 가보는 건 어때요?


원우
역시 최한솔, 뭘 아네.

곧 등을 띄울 시간이었다.

마을 뒷편은 인적이 드물었으며, 어둔 밤 하늘을 비출 등도 아주 잘 보이는 좋은 자리였다.

세 사람은 뒷편 편한 자리에 앉았다.

서서히 하늘을 가득 메우는 등을 쳐다보고 있었을 즘이었을까.


한솔
.. 저 궁금한 게 생겨서, 저기 서쪽 좀 다녀올게요!


여주
아, 조심히 다녀와!

한솔은 서쪽으로 빨리 걸어갔으며,

뒷편에 남은 건 여주와 원우뿐이었다.



여주
...



원우
...

두 사람의 시선이 맞닿았으며, 여주의 얼굴은 괜히 열이 올라 빨개지고 있었다.


여주
뭐, 뭘 봐...


원우
....아

자신이 여주를 빤히 쳐다보고 있었단 사실조차 지금에서야 자각한 것인지 원우는 짧게 탄식을 내뱉었으며,

뒤이어 원우의 얼굴도 빨개지기 시작했다.


한솔
등을 파는 상점이.. 있었던 것 같은데...

한솔은 인파를 헤쳐가는 중이었다.


한솔
아, 저쪽이었나?

한솔이 고개를 돌린 순간, 수많은 인파 사이에서 단 한 사람과 시선이 맞닿았다.



한솔
.....!

쉴틈없이 움직이는 사람들 새에서,

가만히 우뚝 서 한솔을 응시하는 건



승철
......

승철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