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2_13명의 가족과 함께인 고아, 장마음입니다

#7_기적이라는 게 이런 걸까요

잘 때 입는 실크 잠옷을 입고 나갈 수는 없었다.

제아무리 가족 같다지만 약간의 불편함은 어쩔 수 없었기에.

조금은 달라붙는 트레이닝복 바지를 꺼내고 위에는 오버핏 후드티를 꺼냈다.

이 후드티는 마침 지수 오빠가 사준 거였다.

옅은 당근색은 지수 오빠가 제일 좋아하는 색이란다.

좋아하는 것도 당근케잌, 팬클럽 이름의 발음도 당근이니,

이 정도면 당근이랑 전생에 뭐가 있었을 거라고 생각할 정도다.

하여튼 옷 갈아입으면서도 지수 오빠 생각을 하는 내가 조금은 웃겼다.

요즘은 뭐만 해도 우리 오빠들이 생각났다.

권순영 image

권순영

“여주! 아직 멀었어?”

순영이 오빠였는데 그의 목소리는 약간 상기되어있었다.

아마 마음이라는 이름을 아는 또다른 사람으로서

정한이 오빠를 혼냈으려나.

빨리 나가서 정한이 오빠를 구해줘야겠다는 생각이 들 때쯤,

누군가 내 방문을 두드렸다.

이석민 image

이석민

“여주 일어났어? 잘 잤구?”

계속 여주라고 부르는 것으로 보아 눈치 채지 못했거나

눈치를 챘음에도 모른 척 하고 있는 모양이다.

지수 오빠 말이 맞았다는 것을 깨달아 약간 더 기분이 좋아졌다.

옷은 다 갈아입었는데 나갈 타이밍을 못 잡아서 계속 방에 머물고 있었다.

오빠의 질문에 대한 대답은 나가서 해줘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문을 빠끔 열었다.

장마음 image

장마음

“오빠 안녕”

내 발랄한 말투에 석민이 오빠는 귀여웠는지

피식 웃음을 터뜨린다.

이석민 image

이석민

“이제 완전 나았나보네. 어젯밤에 좋은 꿈 꿨어?”

장마음 image

장마음

“응, 예쁜 꿈 꿨어”

꿈은 더 이상 울고 있는 나를 비추지 않아서 너무 좋아,

이 말은 뱉지 않았다.

하는 순간 해일처럼 걱정이 나를 덮칠 테니까.

진짜 걱정받고 싶을 때 해주는 걸로 하자.

이석민 image

이석민

“아… 안타깝다. 악몽 꾸길 바랬는데.”

그걸 믿기에는 물었던 석민이 오빠의 말투가 너무 다정한데?

장마음 image

장마음

“너무한 거 아니야?”

김민규 image

김민규

“장난인 거 다 아는데, 여주 말은 진심 같다”

언제 왔는지 민규 오빠가 옆에서 말했다.

장마음 image

장마음

“진심 맞아. 나보다 도겸이가 악몽 꿨으면 좋겠다”

이석민 image

이석민

“피… 악몽 꾸길 바란다는 말보다 오빠 안 붙인 게 더 슬퍼”

아직도 왜 ‘오빠’라는 말에 집착하는지는 모르겠으나

그것보다 더 집착하는 말을 알기에 조금 더 찔러보았다

장마음 image

장마음

“활동명 부른 건 더 슬프겠지”

이석민 image

이석민

“정답. 장여주 너는 날 너무 잘 알아”

장마음 image

장마음

“오빠 뿐만 아니라 다른 오빠들도 마찬가지야.”

장마음 image

장마음

“근데… 김민규 너는 왜 움찔했어?”

김민규 image

김민규

“내 데뷔명이 도겸이었단 사실을 아니”

장마음 image

장마음

“아… 나 그거 나무위키에서 봤어.”

장마음 image

장마음

“근데 진짜 도겸이라는 이름은 석민이 오빠 거야. 너무 잘 어울려”

김민규 image

김민규

“그건 다른 멤버들도 인정할걸”

민규 오빠는 피식 웃어보이더니 손을 달라는 신호를 주었다.

뭔가 싶어 손을 내밀었더니

민규 오빠는 내 손에 무언가를 쥐어주었다.

손을 펴 확인하니 명찰이었다.

교복에 다는 그 명찰.

장마음 image

장마음

“이거…”

김민규 image

김민규

“담임 쌤한테 부탁해서 구해왔어.”

김민규 image

김민규

“수능 날, 교복에 그 부분만 너무 허전하더라.”

김민규 image

김민규

“물론 신고림고 명찰 형식은 아니고, 방송고 형식이지만 마음에 들었으면 좋겠다”

형식은 전혀 문제 되지 않았다.

더 감사한 일은 여주라는 이름 대신 마음이라는 이름으로

명찰을 만들어준 일이었다.

장마음 image

장마음

“고마워. 생각도 못한 선물이야…”

김민규 image

김민규

“마음에 들었다니 다행이다.”

김민규 image

김민규

“밥 먹으러 가자. 애들 다 기다릴거야”

내 생에 감동받은 선물을 몇 개를 뽑으라면 교복을 포함해

순위권에 들 선물을 내게 준 것이었는데,

민규 오빠는 괜히 민망한지 말을 돌렸다.

교복은 내게 학생이라는 신분을 선물해줬지만

명찰은 그보다 더 큰, 나 장마음이라는 사람을 선물해준거라 무척 의미가 컸다.

그러나 부끄러움이 많은 민규 오빠의 성격을 잘 알기에

나는 명찰을 손에 소중하게 꼭 쥐고 대답했다.

장마음 image

장마음

“응!”

아마 정한이 오빠의 밥 먹으라는 말이 모두를 불러모은 것 같았다.

윤정한 image

윤정한

“여주 기분 좋네?”

장마음 image

장마음

“응, 완전. 감기도 다 나았고,”

장마음 image

장마음

“일어나자마자 옆에 있던 사람은 잘생겼고.”

장마음 image

장마음

“또 나오니 잘생긴 사람들이 나를 기다리고 있어서”

내 말에 민규 오빠는 웃음이 터지고 말았다.

민규 오빠가 아예 대놓고 우습다는 모습이었다면

나머지는 피식, 혹은 푸흐하고 웃었다.

이찬 image

이찬

“너 주접도 떨 줄 알았어?”

찬이가 놀랍다며 웃는다. 어이, 제가 이래봬도 캐럿이었습니다만?

장마음 image

장마음

“왜 뭐, 나는 주접 떨면 안 되냐?”

이찬 image

이찬

“아니… 맨날 팬들한테만 듣다가 너한테 들으니까 어색해…”

찬이의 말에 다른 멤버들도 동의하는지 고개를 끄덕였다.

하여튼 나랑 관련만 되면 하나가 돼서…

홍지수 image

홍지수

“기분 좋은 소식 하나 더 알려줄까?”

지수 오빠가 제게로 오라고 손짓하며 물었다.

나는 자연스레 지수 오빠 옆으로 가 앉았다.

장마음 image

장마음

“응, 뭔데?”

홍지수 image

홍지수

“OST 말이야”

OST의 O만 들어도 이젠 몸서리가 쳐질 정도로 싫었다.

제아무리 첫 술에 배부를 순 없다지만

그것과 별개로 별로였던 내 가창력이 싫었다.

그때를 떠올리며 침을 삼키는데 그것마저도 걱정됐는지

오빠들은 다들 한 마디씩 했다.

최한솔 image

최한솔

“좋은 소식이야. 진짜 좋은 소식이야”

최한솔 image

최한솔

“너무 안 쫄아도 돼”

최승철 image

최승철

“빨리 말해, 조슈아. 내가 확 말하기 전에”

승철이 오빠의 협박 아닌 협박이 먹혔는지

지수 오빠는 내 머리를 살살 쓸어주며 말했다.

홍지수 image

홍지수

“합격자, OST 못 부른대.”

분명 우리 말로 말하고 있는데,

아니 다른 언어에 한해서도 몇 개는 알아들을 수 있는데

그의 말을 이해하기가 힘이 들었다.

장마음 image

장마음

“그러니까, 합격자가…”

이지훈 image

이지훈

“그래. 이제 너 부를 수 있다는 거야.”

지훈이 오빠 특유의 덤덤한 목소리가 다시 사실을 일깨워주었다.

장마음 image

장마음

“와… 현실감각이 사라진 것 같아.”

장마음 image

장마음

“그럼 나 찬열 님 볼 수 있는 거야?”

김민규 image

김민규

“너… 언제부터 엑소엘이었어”

민규 오빠가 질투라도 하는 건지 물었다.

진짜 나 한정 질투 심한 오빠들이었다.

장마음 image

장마음

“그 정도까지는 아니고 그냥 찬열 님 개인 팬? 정도”

전원우 image

전원우

“…기분 나쁜 소식이야”

원우 오빠가 툭 하고 혼잣말 아닌 혼잣말을 뱉었다.

그 사람이 불쌍해서라도 세븐틴보다 후배인 그룹은 좋아하면 안 되겠어.

엑소 님들은 그나마 선배라서 참지,

아니었으면 당장 찾아갔을지도 모르는 일이라서.

장마음 image

장마음

“질투 하지 마.”

장마음 image

장마음

“내가 진짜 좋아하는 사람은 오빠들이랑 이 새끼밖에 없으니까.”

지수 오빠와 가까이 앉아있던 찬이의 볼을 쿡 찌르며 말했다.

이찬 image

이찬

“아…! 이 새끼라니… 빨리 해명해”

장마음 image

장마음

“딱히 그럴 이유 없어”

내 대답에 한솔이 오빠가 웃으며 답했다.

최한솔 image

최한솔

“이찬, 장여주한테 항상 지면서 살아”

장마음 image

장마음

“정답. 내가 얘 휘어잡고 사는 것 같기도 해”

이찬 image

이찬

“같은 게 아니라, 진짜야…”

찬이의 앙다문 입술을 보고 그제서야 찬이 놀리기를 중단했다.

조금 더 했다간 찬이가 진짜 화낼 수도 있을 거 같아서.

아직 화내는 걸 본 적은 없지만 이런 애가 화내면 진짜 무서울 것 같았다.

장마음 image

장마음

“근데 어떻게 알았어? 내 폰으로 연락 오잖아. 혹시 내 폰 봤어?”

전혀 혼내려거나 추궁하려는 목적이 아니었는데

폰을 열어본 당사자로 추측되는 순영이 오빠가 쭈그러졌다.

권순영 image

권순영

“ㅂ,봤어. 알람이 와서…”

나는 피식 웃음을 터뜨리며 말했다.

장마음 image

장마음

“혼내려던 거 아닌데.”

그제서야 순영이 오빠는 다시 그답게 어깨를 폈다.

근데, 내 폰 배경화면 지수 오빠랑 정한이 오빠일텐데.

허허, 그것도 봤겠구만.

장마음 image

장마음

“아, 나 승우한테 전화해야할 것 같은데. 승우도 많이 도와줬잖아”

부승관 image

부승관

“그렇…긴 하지. 짧게 해, 통화”

꼭 남사친 만나러 가는 여친 통제하는 듯한 말투였다.

조금 오버라고 생각되는데 그 말을 한 승관이 오빠나,

그 오빠가 포함되어있는 세븐틴이나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는 것 같았다.

그래… 이거 여동생바보물이잖아.

이런 질투까지는 내가 수용해야할 부분이겠지.

장마음 image

장마음

“응, 빨리 하고 나올게”

말은 이렇게 했지만 오랜만에 하는 통화라 짧게 끊을 수가 있을지 모르겠다.

적어도 승우는 친구 그 이상의 존재였으니까.

물론 이성으로 보고 있다는 말은 아니고.

그렇게 대충 대답한 후 다시 내 방으로 돌아왔다.

곱게 문을 잠구고 문을 기댄 채 승우에게 전화를 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