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백)연정
01화::입춘::


작가
벚꽃이 만개하고 어수선했던 온 주변이 잠잠해져가던 그 어느날 황궁 안에 또 다른 분주함이 일기 시작했다. 새로운 황후를 맞기 위함이 그 이유였다. 황궁이 분주한 것이 황제는 썩 마음에 들지 않았다. 황제라고 해보았자 그는 이제 10살을 먹었고

작가
몇해전 에는 어머니를 여읜 불쌍한 아이에 불과했으니까. 아무리 멋진옷을 입혀놓아도 아무리 어떤 권력을 쥐어주어도 황제는 아직 어리광을 부릴 때였다. 독악한 홍귀비의 손에서 놀아나며 벌써 꼭두각시가 되어서는 안된다는 말이었다.

복 선
폐하, 어찌 여기 계십니까. 폐하를 찾는다고 지금 황궁이 난리가 났습니다.


오세훈
내가 이리 도망쳐 나왔던게 어디 한 두번이더냐? 이쯤 되었으면 눈치껏 넘어갈 것이지 매번 황궁이 뒤집혀서야..

작가
어리게 표현하기는 했지만 세훈은 제법 똑부러지는 구석이 있었다. 그 또한 지명하셨던 어머니의 덕이리다.

복 선
돌아가신 황태후마마의 유언을 잊으셨습니까? 홍귀비마마와는 절대 혼인하여서 안된다고. 하지만 폐하께서 이리 약한 모습을 보이시면 얄짤 없습니다. 이대로 이 나라가 홍귀비 손에 놀아나는 것을 보실 생각이십니까?

복 선
태후마마의 마지막 간청을 외면하실 게냔 말입니다.

작가
선이 단호한 눈빛으로 작은 황제를 붙들었다. 그렇게 되어서야 안되지. 세훈도 모르는 사실은 아니였다. 누구보다 그 결과를 원하지 않았고 분통했지만 지금은 마땅히 할 수 있는 일이 없었다. 유일한 후궁인 귀비가 대리청정을 하고있는 중이라

작가
황권을 단단히 한다고 해도 별 다른 방도가 없긴 마찬가지였다. 그저 우스운 꼴만 될 뿐.



오세훈
..무슨 방도가 없질 않느냐

복 선
새 후궁을 들인다고 공표하심이 어떱니까?


오세훈
대리청정을 한 탓에 옥쇄부터 내 모든 권력이 온통 귀비에게 쏠려있는데, 내 공표가 무슨 의미가 있단 말이냐.

복 선
그리 비관적으로 생각 마시고 일단 부딪혀보세요. 귀비가 분명 언짢아 할것이고 그 틈을 노려 누구든 황후로 맞으셔요. 쇳내가 돕겠습니다.

작가
세훈이 고개를 푹 숙인 채 한숨을 내쉬었다. 홍귀비와 싸우다니 단 한번도 생각해본적 없는 일이었다. 괜히 시비가 잘못 걸려 본전도 못 건지면 어쩌나 싶은 불안감에 쉽사리 하겠다고 대답하지 못했다. 그 모습에 무수리 선이 박수를 두어번 짝짝 쳐댔다.

작가
일단은 일어나시라며 방긋방긋 웃어보였다. 참 여러모로 마음에 들지 않는 입춘이었다. 봄을 즐길 새 없이 또 다른 무언갈 맞아야 한다는 사실이 까마득하기 그지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