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백)연정

02화::인연의 시발점::

백현의 어머니

하..하아..

작가

제 품 안에서 숨쉬는 이 죄없는 아이까지 저 짐승소굴 만도 못한 집 안에 둘 수는 없었다. 뛰고 또 뛰어 더 이상은 다리가 버텨주지 못하는 지경까지 이르렀다. 자꾸만 주저앉으려는 다리를 꼭 붙들었다. 이렇게 나약해서는 무슨 어미란 말인가.

변백현

..어머니, 저희 뭘 잘못했습니까?

백현의 어머니

무슨 소리야. 잘못하긴 뭘..

변백현

지은 죄가 없는데 우리 왜 도망가요.. 네?

백현의 어머니

..우리 현이가 많이 커버려서 이제 집을 옮겨야 하는데, 마님께서 우리 현이를 너무 좋아하셔서.. 계속 붙잡으니까 먼저 가려는거야.

백현의 어머니

..절대로 백현이 너는 잘못한 거 없으니까..

변백현

.....

사내1

요망한 년.. 이런 데 숨어있으면 못 찾을줄 알았느냐?! 마님께서 기르고 먹여주신 은혜를 원수로 갚다니.. 오늘 어디 한번 죽도록 맞아보자

작가

안그래도 피투성이가 된 그녀에게 모진 발길질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끔직하고도 믿기 힘든 광경에 백현은 귀를 틀어막고 눈을 감은 채 몸을 움크렸고 작은 눈으로 눈물을 흘려댔다.

사내2

가만보자.. 이 놈이 그 임신이 가능하다던 양인이라고 했나?

백현의 어머니

내 아들, ..건들지, 악, 마, 흐..

작가

둔탁한 소리만 내내 울려퍼지다 잠시 짧고 날카로운 비명과 함께 백현의 어머니는 숨을 거두었다. 머리에 피가 흥건했고 시체는 싸늘하게 식어갔다. 백현이 심상치 않은 기운에 눈을 번쩍뜨고 조심스레 고개를 돌렸지만 제 어머니는 이미 시신이 되어 바닥을

작가

나뒹굴 뿐이었다. 경악스러움을 금치 못하고 소리를 내질렀다. 어머니를 외쳐대며 소리를 치지만 아무도 반응하지 않았다. 그저 어차피 년은 죽여도 된다 명하셨다며 놈만 잘 데려가자며 붙잡아 끌었다. 어머니와 멀어지기 무섭게 백현을 발버둥을 쳤다.

작가

작은 아이였지만 차라리 제 어미 곁에 있다 죽는 것이 더 나을 거라는 걸 알고있었다. 어느쪽을 선택하든 어차피 죽을 운명이었으니.

오세훈 image

오세훈

선아, 무엇이 이리도 소란스러운 게냐?

복 선

그러게나 말입니다. 이 길에 어떤 분이 다니는지도 모르고.. 어리석음을 꾸짖어 곤장이라도 내리시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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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곤장까지는 필요 없고.. 그냥 무슨일인지만 살짝 보러 가보자꾸나

복 선

큰소리가 나는 것이 좋은 광경은 아닐성 싶은데 꼭 가셔야만 하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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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가자면 가지 무슨 말이 그렇게 많은게냐. 너야말로 곤장을 몇대 맞고서 말을 들을 셈이냐?

복 선

..가요 가면 되지 않습니까.

작가

선이 입술이 비죽 나와서는 말에 탄 황제를 이끌었다. 소리가 나는 쪽으로 풀을 헤치고 들어가니 광경은 생각보다 끔찍했다. 젊은 여성으로 보이는 시신이 피투성이가 되어 바닥을 나뒹굴었고 10살 남짓, 황제 또래의 남자 아이는 웬 사내 둘에게 붙잡혀

작가

끌려가고 있었다. 이에 황제가 말에서 내려 선에게 눈짓을 했다. 선이 사내들에게 다가가 저 분이 이 나라의 황제 시라며 어서 머리를 조아리라며 혼쭐을냈다. 깜짝 놀란 사내들이 백현을 내동댕이 치듯 던져놓고 얼른 머리를 조아렸다.

오세훈 image

오세훈

네 어머니냐?

작가

백현이 고개를 끄덕였다. 선이 백현에게 다가와 옷에 묻은 흙을 조금 털어주었다. 세훈은 어미가 죽는다는 것이 얼마나 가슴 아픈것인지 뼈저리게 알고있었기에 더더욱 괘씸하여 견딜 수가 없었다.

오세훈 image

오세훈

무슨 일인지 설명해 보거라 한치의 거짓이라도 섞여있을 시에는 내 너희를 능지처참 하여 저작거리에 목을 매달아둘 것이니..

사내1

저희들은 그저 마님의 명을 받고 노비들을 잡으러 온 것이 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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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잡으러 왔으면 곱게 잡아만 갈 것이지 왜 사람은 죽이느냐?

사내1

그것이..

사내2

사실!.. 년은 이제 늙어 쓸모가 없고 놈은 임신이 가능한 남자애라 쓸데가 많을 것이니 남자애만 데리고 오라 명하셨습니다.. 힘없는 저희는 윗선에서 시키는 일을 곧이 곧대로 할 뿐입니다.. 부디 노여움을 푸시지요..

작가

임신이 가능한 양인 이라는 말을 듣자마자 세훈과 선은 일제히 백현을 쳐다보았다. 양인은 남성이 유일하게 할수없는 '임신'을 할수있는 남성 인지라 여러모로 할수있는 일이 많았다. 때문에 나름 좋은 대접을 받았고 노비 사이에서 양인이 태어났을 시에는

작가

그 주인이 직접 높은 대우를 해주고 신분을 올려주어야 하는 것이 의무였다. 양인이 태어났다는 것은 나라의 축복이라고 할만한 경사인데 그걸 숨겼다는 건 중죄로 다루어 마땅했다.

오세훈 image

오세훈

선아, 이 자들의 주인 집을 모조리 불태우고 재산을 몰수하라 이르거라 그리고 그 집안에 이어진 모든 일가친척들을 죽여없애 법의 지엄함을 보여주거라. 나라의 축복을 인정하지 못하는 가문은 스스로 이 나라의 백성임을 포기한 자들이니.

복 선

예 폐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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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그리고 너는 나와 함께 가자꾸나

변백현

..어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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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네가 내 후궁이 되어주어야겠다.

작가

세훈이 내민 손이 무색하게도 그 공간에는 찬바람만이 가르고 들어와 자리를 지켰다. 마치 그것은 잡아선 안되는 손이라고 경고라도 하는 듯 썰렁하게도 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