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찬백]질투는 아니야
17화


결국 터질 게 터지고 말았다.

외줄타기를 하듯 아슬아슬하던 둘의 관계도 끝이 났다.

백현은 계속 눈물만 흘렸다.

여전히 자신을 무시하는 찬열도 싫었고

계획적으로 오해하게 만든 세훈도 미웠지만

기댈 사람이라곤 세훈밖에 없었다.

-

[비비아드 본사 주차장]

차를 세운 백현은 서류를 챙겨 주차장을 벗어났다.

아무도 없는 디자인룸.

서류를 순서대로 열에 맞춰 제자리에 꽂아놓고는 책상 끝에 앉았다.

고개를 돌려 야경을 바라보니 옛 생각에 젖어들었다.

[4년 전]

-



백현
우리 이제 같이 사는 거야?



찬열
하핳 귀여워


백현
너무 행복하다..


찬열
나도 너무 좋아



찬열
앞으론 더 좋은 일만 있을 거야

[현재]


비서
대표님?


백현
..



비서
대표님!


백현
..ㅇ아 네?


비서
무슨 생각을 그렇게 하세요ㅎ


비서
여기 신상 라인업이요

백현은 서류를 받았다.



백현
아..잠깐 옛날 생각이 좀 나서요..


백현
세훈이는 퇴근했어요?


비서
네 회장님은 10분 전에 퇴근하셨습니다.

세훈이 있을까..라는 생각에 회사에 도착했지만 퇴근했다는 말에 왠지 더 쓸쓸해지는 것 같았다.



백현
오늘 처리할 게 남아서 전 계속 회사에 있을 거니까 일 끝나면 슬기씨도 퇴근해요.


비서
네 대표님.

백현은 내일 만들 의상의 초안을 잡아 도안과 일치하는지를 확인하고

원단을 매치해 보기를 반복했다.

어떻게 해서든 잡생각을 없애고 싶었다.

자신이 고한 이별이지만 여운이 남지 않는다면 그건 거짓말이다.

누구보다 사랑했던 사람을 내치고 오는 길은 너무나도 힘들었다.


백현
..



백현
..뭐가 이렇게 슬프고 난리야

백현은 그렇게 몇 시간을 더 작업하다 책상에 엎드려 잠들었다.

다음날 아침 7시 12분.

백현은 내리쬐는 햇살에 눈살을 찌푸렸다.


백현
ㅇ..누가 왔다 갔나..

백현의 몸 위에 담요가 덮여 있었다.

일어나 시간을 확인하곤 세훈의 서재 옆에 있는 개인 샤워실로 향했다.

백현을 샤워를 끝내고 옆에 있던 가운을 입고 세훈의 서재로 들어갔다.

그러고는 비서실 호출 버튼을 눌렀다.


비서
네 비서실입니다.


백현
슬기씨 미안한데 저 옷 좀 아무거나 사다 줄 수 있을까요


비서
ㅇ..옷이요..?


백현
네..상의랑 하의 한 벌이요 영수증 주면 제가 입금해 드릴게요. 미안해요 바쁜데


비서
아닙니다 30분 내로 가져다 드릴게요. 옷은 어디다 둘까요?


백현
서재 옆 드레스룸에 두고 가주세요


비서
네 알겠습니다.

슬기도 갑자기 옷을 사달라는 말에 당황한 것 같았다.

그래도 매일 옷을 갈아입어야 하는 백현은 어쩔 수가 없었다.

서재 소파에 편하게 앉아 잠시 잠에 들었을 때였다.



세훈
아아아아아악!!!!!!!!


백현
아아아ㅏㅏㅏㅏㅏ!!!!!!깜ㅉㅏㄱ아!!!!



세훈
ㄴ..누구야!!!!!!!!!!


백현
아 나!!!!나라고!!!!


세훈
으엉??


세훈
아 뭐야!


세훈
ㄲ..진짜..간 떨어질 뻔했네..


세훈
너 왜 여기서 이러고 있어..??


백현
어제 회사에서 자는 바람에 좀 씻고 왔는-


세훈
옷은?


백현
슬기씨한테 부탁했어

그때 수화기가 울린다.


비서
대표님 옷 방금 두고 왔습니다.


백현
아 고마워요.


백현
나 옷 좀 갈아입고 올게


세훈
ㅇ..어 그래

-


백현
옷 예쁘다 헤헿


백현
야!


세훈
어? 다 갈아입었어?


백현
응


백현
일하러 가야지?


세훈
응

세훈은 아무 일도 없다는 듯 다신을 대하는 태도에 의아했다.

오후 4시.

두 사람은 집중해서 옷을 만들고 있었다.


백현
세훈아


세훈
왜


백현
나 박찬열이랑 헤어졌어

세훈의 손이 멈췄다.


세훈
어,?


백현
아 헤어졌다고



세훈
갑자기 왜..싸우기라도 했어?


백현
어


백현
어제 싸웠어



백현
내가 헤어지자고 했어


세훈
그럼 너 당장 집은 어쩌고..


백현
그래서 말인데


백현
나 잠깐만 너네-


세훈
안 돼



백현
아 야...


세훈
야 변백현 나 너 좋아한다고


세훈
너 같으면 그걸 알고도 같이 지낼 수 있겠냐


백현
상관없어 계속 좋아하던지


백현
나 지금 당장은 연애할 생각 없어


백현
너한테 여지 안 줄 거니까 걱정하지 마


세훈
그래서 우리 집에 있겠다고?


백현
당연하지


세훈
ㅂ..


세훈
ㅂ..별로..



백현
부탁할게 친구야..몇 달만..


백현
집 구할 때까지만..



세훈
휴....그래라 그럼

한 달 후.

백현은 세훈의 바로 아래층에 집을 사서 살게 됐다.

그리고 2월 6일 토요일.

오늘은 해외에서 진행될 일정을 위해 출국을 하는 날이다.

새롭게 기획한 듀엣 촬영과 다른 브랜드와의 미팅이 있어 2주 정도 해외에 머물 예정이다.

세훈,백현, 모델 두 명, 마케팅팀 직원들과 비서까지 총 8명이 해외 일정에 참여하게 됐다.

톡톡.

누군가 백현의 팔걸이를 두드린다.



배주현
(속삭이며)야 변백현



백현
하..야 내가 아는 척-


배주현
(속삭이며)아니 쫌! 너 너무한 거 아니냐?


배주현
(속삭이며)야 이거 받아 제니씨가 너 전해주래



배주현
(속삭이며)난 뭐 너 맨날 괴롭히는 줄 아냐? 서운하네 이씨


배주현
(속삭이며)근데 이걸 너한테 왜 주는 거야?


배주현
(속삭이며)둘이 뭐 있는 거 아니지??



백현
그런 거 아니니까 헛소리 좀 그만하고 조용해 시끄러워

백현은 주현을 통해 작은 상자를 받았다.


백현
이게 뭐지?

백현은 상자를 열어봤다.

그 안에는 목걸이가 들어 있었다.


백현
아..이 목걸이..어디서 본 적 있는데..

[발문]

밤 12시 회사 직원과 의상 사이즈를 체크하러 본사에 온 제니.


제니
아직도 일하는 사람이 꽤 있네요?

직원
딱 지금이 제일 바쁠 시기라서요ㅎ


제니
아 맞다! 저 비욘드 존 구경하고 와도 돼요?

직원
네 그러세요 49층으로 가시면 됩니다


제니
고마워요.

제니가 향한 곳은 49층이 아닌 50층.

디자인룸을 보고 싶었던 것 같다.


제니
음..누구..아 백현씨네


제니
근데 왜 여기서 잠이 들었대...

제니는 어디론가 전화를 건다.


제니
언니 차에 담요 하나만 가져다 주실 수 있어요?

???
아 쓰던 거?


제니
아니요 뒷자석에 새 거 있어요

???
그래 금방 갖다 줄게

제니는 로비에서 담요를 받아 다시 50층으로 올라갔다.

조심스럽게 디자인룸으로 향하는 제니.

백현의 등 위로 담요를 살포시 덮어줬다.



제니
I finally found you.I really wanted to meet you someday.[이제야 당신을 찾았어요.언젠가는 당신을 꼭 만나보고 싶었거든요.]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