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찬백]질투는 아니야
18화


오후 6시가 조금 넘어 프랑스에 도착했다.

출장팀은 에펠탑 근처에 있는 호텔에 묵기로 했다.

비비아드가 세계적으로 이름을 알린 브랜드이다 보니 미팅을 잡은 브랜드 측에서 고급 호텔을 연결해 줬다.

12시간에 걸친 비행에 다들 피곤한 몸을 이끌고 호텔로 들어섰다.

로비에는 크고 화려한 샹들리에들이 자리잡고 있었다.

옆으로 시선을 돌리면 야외 수영장에 스파까지, 보기만 해도 힐링이 되는 곳이었다.

한 층을 모두 빌려 쓰기로 했기 때문에 각자 마음에 드는 곳으로 들어가 짐을 풀었다.

호실 앞에는 브랜드 마크를 부착해 사람이 쓰는 호실이라는 것을 표시해 두었다.

옆 호실을 쓰던 백현이 세훈의 방으로 찾아왔다.

똑똑똑


세훈
누구세요?


백현
나


세훈
네?


백현
아 나 변백현


세훈
잠시만-

-

세훈은 머리카락이 살짝 물에 젖은 채로 가운을 입고 문을 열었다.



세훈
왜?


백현
ㅎ


세훈
아 왜


백현
야 술 마시러 가자


세훈
아 나 피곤해 잘 거야


백현
흑맥주가 너무 맛있어 보여서 그래ㅠ



백현
한 잔만 마시고 오자


세훈
아 귀찮게


세훈
기다려 준비하고 나올게


백현
나 그럼 방에서 기다린다?


세훈
네네

20분 뒤 세훈이 방에서 나왔다.



세훈
아 깜짝아!!!!!!!!-



백현
빨리 가자~~~~//~

언제부터 기다린 건지 문 앞에 있던 백현을 보고 세훈은 또 심장이 내려앉을 뻔했다.

백현과 세훈은 2층에 있는 바에 갔다.

그곳에는 수준급 실력을 가진 바텐더와 고급스러운 좌석과 테이블들이 자리하고 있었다.

-

직원
여기 흑맥주 두 잔 나왔습니다-


세훈
어? 한국 분이세요?

직원
네ㅎ


백현
이런 데서 만나니까 되게 반갑다

직원
일 배우러 여기 잠시 살고 있거든요ㅎ


백현
아아

직원
그리고 여기는 칵테일이 진짜 맛있어요 흑맥주 다 드시고 한 번 드셔보세요 ! ㅎ


세훈
알려줘서 고마워요

직원
또 필요한 거 있으시면 불러주세요ㅎ 그럼 이만

-


백현
맛있지


세훈
음


세훈
괜찮네


백현
촬영 장소가 여기서 많이 먼가?


세훈
글쎄..나도 가이드가 하는 말만 들어서 잘 모르겠다

세훈은 잔을 들어 맥주를 한 모금 마시다 한 곳으로 시선이 갔다.


세훈
..


세훈
배주현?


백현
ㅇ?


세훈
저기 뒤에

백현이 세훈을 따라 시선을 옮겼다.

그곳에는 주현과 제니, 로제가 함께 술을 마시고 있었다.



백현
도대체 무슨 조합이지..


세훈
쟤가 친화력이 저렇게 좋았나..

-

몇 분 뒤 화장실을 가던 백현은 주현과 마주쳐 어쩔 수 없이 합석하게 됐다.

세훈이 백현의 귀에 속삭이며 말했다.


세훈
아니..이게 으뜨케 된 이리니..???


백현
ㅇ아니 나드 걸릴 즐 믈릈지..

세훈은 로제가 불편했고 백현은 주현이 성가셨다.


배주현
둘이 무슨 얘기해??나도 같이하잫ㅎㅎㅎ


백현
됐거든



제니
다들 아는 사이에요?


백현
네 사실 고등학교 동창이에요 저희 셋.


세훈
근데 세 분은 어떻게 아시는 사이에요?


제니
아 오늘 일 때문에 처음 봤는데 주현 언니랑 금방 친해졌어요ㅎ



로제
이렇게 친화력 좋은 사원이 마케팅팀에 들어왔으니 걱정은 좀 덜었겠네요


세훈
네.....뭐


배주현
오세훈 너 대답이 왜 그러냐


배주현
왜


배주현
너도 내가 막 싫어?


세훈
하 미안합니다


배주현
이씨

-

조금 서먹서먹하긴 하지만 백현과 주현이 있으니 금새 재밌게 얘기가 오갔다.


제니
언니 왜?


로제
아니야 술을 갑자기 먹어서 그런가 속이 좀 쓰려서

제니는 배를 어루만지는 로제의 손을 보고 걱정했다.

그걸 보고 있던 세훈은 잠시 자리를 벗어났다.


백현
어디 갔다 와?


세훈
-안주랑 뭐 좀 시키고 왔어

-

직원
주문하신 거 올려드리겠습니다.

직원은 콘스프와 핫초코를 가득 들고 왔다.


배주현
핫초코!!맛있겠다아

주현이 잔을 로제와 제니의 앞으로 옮겨줬다.


로제
언니 고마워


배주현
웅ㅎㅎ


백현
여기 핫초코 맛있다-

로제는 세훈을 살짝 쳐다봤다 잔을 들어 핫초코를 마셨다.

몸이 따듯해지니 속쓰림이 좀 덜해진 듯하다.



배주현
로제 너 핫초코 엄청 좋아하는구나


배주현
내 것도 마실래?


로제
응!

로제는 핫초코 두 잔을 비워냈다.



세훈
아 이쪽은 뭐.... 술배틀하세요?

주현과 백현 앞에는 다 비워진 보드카 두 병이 놓여 있었다.


제니
언니ㅋㅋㅋㅋㅋㅋㅋㅋ천천히 마셔


배주현
제니야 내가 오늘 얘 꼭 이긴다



백현
야 난 너 이길 생각 없거든? 술 못 마시는 거 뻔히 알면서 유치하긴..

-


세훈
이제 들어가시죠 시간도 늦었는데

어느덧 11시가 다 되어갔다.

그렇게 술자리를 마무리하고 35층에 들어섰다.


배주현
다드 아뇽-ㄱ파빠이-

주현은 술에 잔뜩 취해 로제의 부축으로 방에 들어갔다.


제니
아 저 언니 은근 귀엽단 말이야


제니
언니 잘 자!


로제
응 너두~

로제도 방으로 들어가고

복도엔 세훈과 백현, 제니 셋만 남았다.


제니
저..대표님



제니
저랑 잠깐 차 한 잔 하실래요?


백현
네 마침 저도 할 말이 있었는데 잘됐네요


세훈
그럼 나 먼저 들어간다


세훈
제니씨 내일 봬요


제니
넵

-


백현
음..어디서 얘기할까요?


제니
아래층에 카페가 있던데 그쪽으로 갈까요?


백현
네 그래요

허브티를 받아 백현과 자신의 자리 앞에 놓는 제니.


백현
고마워요


제니
아니에요 뭘ㅎ

-

목을 축인 백현이 말을 꺼냈다.


백현
그 목걸이 말이에요..


백현
제니씨가 주신 거요, 그걸 어디서 봤는데 기억이 잘 안 나더라구요


백현
근데 아까 바에서 술 마시다가 생각났어요


백현
제가 예전에 길 잃은 아이를 본 적이 있는데 그때 그 아이가 하고 있던 목걸이었어요


백현
근데 그걸 알면서도 이상했어요 제니씨가 이걸 저한테 줄 리가 없으니까요

백현은 제니를 빤히 쳐다봤다


백현
그때 이후로 무슨 인연이었는지 그 아이랑 만나서 자주 놀곤 했어요



백현
부모님들끼리도 아는 사이셔서 밥도 같이 먹고 공부도 같이 하고 그랬는데 고등학교 1학년 때 그 아이가 외국으로 가는 바람에 갑자기 연락이 끊겼거든요..-

백현은 천천히 기억을 되새기며 말했다.

백현의 말이 다 끝나자 제니가 입을 열었다.


제니
그때 오빠 좋다고 내가 따라다닌 거 생각나?


제니
맨날 질 걸 알면서도 오빠랑 컴퓨터 게임하고 그랬었는데-



제니
우리 너무 오랜만이다 그치

백현은 자신의 눈 앞에 있는 사람이 그 아이라는 걸 알기까지 시간이 걸렸다.


백현
아니 그럼..진짜 본명도 김제니?


제니
응 나야


백현
그때 미국으로 간 이후로 한 번도 못 봤잖아 우리



백현
진짜 많이 변했다


제니
나도 처음에 오빠 아닌 줄 알았거든?


백현
제니야..


백현
너 완전 성공했네?



제니
ㅇㅏ?


백현
스물셋인데 우리 회사 모델을 다 하고


백현
하긴 넌 어릴 때도 미스코리아 되겠다고 맨날 구두 신고 다녔잖아ㅋㅋㅋㅋㅋ


제니
아 뭐 그런 것까지 기억을 다 하냐..창피하게..

둘은 오래된 기억을 꺼내 얘기를 나눴다.

백현은 이렇게 만나게 된 제니가 반갑고 신기했다



제니
크흠 암튼 앞으로 잘~부탁드려요 대표님!



백현
저도 잘 부탁드려요-!

두 사람은 12시가 넘어서 방으로 들어갔다.

파리의 밤은 시끄러운 빛과 조용한 풍경으로 가득했다.

[발문]

몇 달 전 한국행 비행기 안 제니는 서류에 적힌 사진과 글씨를 살폈다.

[이름:변백현. 나이:28세. 혈액형:O형. 특징:컴퓨터에 재능이 있음. 주변 인물:오세훈. 모두 일치함.]

???
우리 딸 그만 봐 뚫어지겠다~



제니
엄마 나 너무 떨려..ㅠ

???
으이그

???
자기 첫사랑 찾겠다고 일자리까지 바꾸고 아주 지극정성이네 ㅎ


제니
헿



제니
(Long time no see, I miss you)[오랜만이네, 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