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비서는 전 와이프
EP 10. 왜 이렇게 변한 걸까?


나는 그 보라색 포스트잇을 빤히 쳐다보았다.

김여주
지민 씨구나···.


박지민
나인 줄 어떻게 알았어요?

김여주
어? 지민 씨.


박지민
너무 티 났나?

김여주
네, 너무 티 났네요.


박지민
아, 그랬군요. 아까 힘들어 보여서 힘내라고 한번 써봤어요.

김여주
고마워요, 덕분에 힘 나네요.



박지민
그럼 다행이고요. 이거 캔커피요.

김여주
고마워요, 잘 마실게요.



박지민
그럼 전 갑니다. 수고해요.

사장실 블라인드가 올라가 있는 것을 몰랐던 나는 이 사실을 태형이가 다 보고 있을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그렇게 2일이 금방 지나갔고 출장 가는 날이 왔다.


김태형
짐은 다 쌌어?

김여주
아, 네.


김태형
출장 동안은 우리 둘만 있으니까 말 편하게 해. 회사에서는 다 보이는 공간이라고 하지만 여기는 아니니까.

김여주
아··· 응.


김태형
장거리니까 내가 운전할게.

회사 출근 때 빼고는 정략결혼 이후로 태형이가 운전하는 차를 타는 건 오랜만이다. 차 안 어색한 기운이 돌고 돌아 넘치는 건 어쩔 수 없었다.

김여주
저···.


김태형
저···.


김태형
아, 너 먼저 말해.

김여주
그··· 호텔 예약을 깜빡하고 못 해서···.


김태형
안 그래도 나도 그거 말하려고 했는데. 내가 다 잡아놨어.

김여주
아 진짜? 다행이다···.


김태형
왜 걱정했어?

김여주
당연하지···. 아, 방은···.


김태형
미안···. 한 객실밖에 안 남았었어.

김여주
아··· 괜찮아.


김태형
더블 룸으로 예약해서 그래도 괜찮을 거야.

그렇게 방 얘기로 더 어색해진 기운으로 가득 찬 상태로 열심히 달려 호텔에 도착했다. 좀 늦게 출발한 지라 벌써 저녁이 되었다.


김태형
짐 풀고 나와.

그렇게 우리는 짐도 다 풀고 태형이가 밥을 시켜 다 먹은 후 나는 소파에 앉아 좀 쉬고 있었다. 넋 놓고 앉아 있으니 그냥 여러 생각이 많이 들었다.


김태형
나 와인 마실 건데···. 마실래?

김여주
어? 아니야. 너 마셔···.

태형이가 갑자기 왜 이렇게 변한 건지 이해가 안 간다. 나 싫다고 할 때는 언제고 갑자기 왜 이렇게 챙겨주는 거 같은지···.

태형이는 와인을 들고 소파에 앉아 있는 내 옆으로 와 앉고는 와인을 들이켰다. 지금도 그렇고 원래 같으면 옆에 앉을 사람이 아닌데 옆에 아무렇지 않게 앉으니 이상할 수밖에.

김여주
태형아···.


김태형
응?

김여주
아··· 아니야. 마시고 들어가.



김태형
궁금한데. 무슨 말 하려 했는지. 말해주고 가.

김여주
너, 나··· 좋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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