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비서는 전 와이프

EP 9. 헷갈리게 하지 마.

분명 비상구에 있어야 하는 태형이가 왜 저 사장실 안에 있을까 너무 혼란스러웠다. 눈에 힘을 주며 사장실을 째려봤는데, 하필 그때 또 태형이랑 눈이 마주쳐서 태형이는 그런 나를 당연히 이상하게 쳐다볼 수밖에.

‘카톡’

무음으로 해 놓는다는 거 깜빡 잊고 안 해서 카톡 알림 음이 울렸다. 난 한번 힐끗 쳐다보았는데 그것은 다름 아닌 태형이었다. 아직 내 전화번호를 지우지 않았나 보다.

김여주

아··· 가서 뭐라고 말해.

김여주

부르셨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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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내가 그렇게 잘못한 거야? 잘못했다ㄱ···.

김여주

그것 때문에 그런 거 아니니까 상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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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그럼 뭐 때문에 나를 그렇게 죽일 듯이 째려봤는데?

김여주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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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진짜 말 안 할 거야?

김여주

왜 이렇게 집착하시죠? 사장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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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몰라. 내 마음이 그렇게 하라네.

김여주

···무슨 뜻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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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그건 김 비서가 알 필요 없고 왜 째려봤냐니까?

김여주

오해한 거니까 잊어주세요. 나가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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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계속 나 말 끝나지도 않았는데 멋대로 나간다?

태형이가 나가려고 하는 순간 나의 손목을 잡아 세웠다. 나한테 마음 있는 것도 아니면서 왜 이렇게 집착을 하는 건지 도무지 이해가 안 간다.

김여주

나한테 마음 있는 거 아니면 헷갈리게 하지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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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어···?

김여주

진짜 너한테 피해 안 주겠다고 하고 마음 억누르고 들어온 건데···. 네가 이러면 나 헷갈려 너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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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너 나한테 아직도 마음 있는 거야?

김여주

응, 그러니까 제발 좋아하지도 않으면서 괜히 헷갈리게 하지 마. 공과 사 나도 지키려고 노력 중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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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

태형이는 내 말을 듣고 깊은 생각에 빠졌는지 말이 없다가 한마디를 뱉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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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알겠어···. 나가 봐.

김여주

그럼 나가보겠습니다.

자리에 앉자 눈에 보이는 작은 보라색 포스트잇 한 장. 누가 쓴 것인지는 모르지만 대충 예상이 가는 사람이 있기는 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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