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민 꼬시기

지민의 과거

어떤 부부가있었다. 둘은 어른이 되자마자 집안에서 결정한 약혼자와 결혼했다. 서로의 집안에 도움을 주기위한 정략결혼이었다.

그들은 서로에 대한 사랑없이 그저 후계자를 정하기 위해 아이를 낳았다. 태어난것은 쌍둥이.

하나는 남자. 하나는 여자. 지민과 나연.

부부는 둘을 갈라놓았다. 방이 넘쳐나는데 굳이 같은 방을 써야하냐는 금수저적 사고였다.

부부는 어렸고 바빴고 사랑조차 존재하지않았다. 자연히 아이들은 사랑에서 멀어졌다.

박나연

엄마...

지민의 어머니

엄마 회사가야해. 필요한거있으면 이 언니한테 말해. 그럼 다 해줄거야. 알겠지?

몸이 좋지않아 하루를 온통 방안에서만 보냈고 바깥또한 알지못했던 지민과는 다르게 나연은 어린나이에 비뚤어져갔다.

외로움과 심심함을 달래기위한 장난감은 이윽고 방의 절반을 채웠다. 나연은 이제 질려버렸다.

더 재미있는건 없을까.

그렇게 중얼거리던 4살짜리 아이에게 동생은 매우 매력적으로 보였다.

나연은 그날부터 동생을 쫓아다녔다. 남매의 사이좋음을 가정부들은 칭찬했지만 실상은 달랐다.

일곱살이 되었을 무렵 둘의 학교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다.

박나연

학교가 뭐야?

가정부

음...그러니까...아이들이 모여 놀고, 공부하고, 뭐 그런데에요

나연은 위기감에 시달렸다. 내 장난감을 누가 탐내면 어떡하지?

골똘히 생각하던 나연은 도무지 일곱살이라고는 생각되지않는 비상식적인 계획을 떠올려냈다.

나만 바라봐주게 만들면 되는거 아니야?

나연은 재미있게 장난감을 정비했다. 학교에 들어가게 되었을 쯤, 지민은 이미 잘 훈련된 개와 다를바가없었다.

이 사실을 어른이알았다면 기절했을지모른다. 그만큼 나연의 수법은 흉악했다.

여학생3

지민아! 나랑 같이 놀자!

박지민 image

박지민

미안...누나가 안된대

지민이 가장 많이 내뱉는 말은 '누나'였다.

누나가 안된대, 누나가 싫대, 누나가 허락해준대, 누나랑 같이가야해,

점점 아이들은 지민에게 질려갔다. 그에 웃음짓는것은 나연이었다.

중학생이 되었을 무렵 나연은 조금 달라졌다.

박나연

이제...잘 작동하는지 살펴봐야겠지

나연은 부모를 쏙 빼닮아 원래부터 짜증났던 얼굴을 뜯어고치고 다른 학교로 전학을 갔다.

지민은 모든것을 정해주던 누나가 사라지자 당황했다. 버려졌다고 몇일을 엉엉울던 지민도 몇달이 지나자 제대로 된 것을 보기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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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민

제정신이...아니잖아

지민은 제가 완전히 고립되고있었다는 사실을 깨닫고 천천히 인간관계를 다시 이어갔다. 일진이 된것은 저를 아껴주던 형의 파벌에 들어간것뿐이었다.

그렇게 천천히 지민은 정상으로 돌아와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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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민

근데...네가 무슨 낮짝으로 여기 다시나타나.

박나연

어머, 지민아. 누나 말은...잘 들어야지?

지민의 표정이 끔찍하게 일그러졌다.

박나연

응, 지민아. 누나야. 세상에서 가장 좋은 누나. 그렇지?

생긋, 웃음이 소름끼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