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멱목련 [尋覓木蓮]
8. 그 아이가 나를 말리는 이유



권은비
여보세요?


강의건
저, 권은비 나 강의건인데 지금 나올 수 있어?


권은비
너 어디있는데?


강의건
나 우리 편의점 근처 공원이야. 부탁할게.


권은비
...무슨 부탁인지 모르겠지만 근처니까 잠깐 들릴게.

뚝-

불가능할 줄 알았던 권은비 부르기가 성공하자 괜히 피식피식 웃음이 나왔다.

이제 권은비가 알려주기만 하면 소개팅 어플에 있는 목련이 셀카가 아닌 진짜 목련이를 만날 수 있다.

그런데 권은비가 목련이 집을 알려줄까? 저번에도 알려주지 않았는데. 대충 알려달라는 거를 돌려말하면 되겠지.


김재환
뭘 자꾸 웃어? 기분 나쁘네.


강의건
웃는 것도 내 맘대로 못하냐? 그냥 목련이 만날 수 있다는 생각에 기분이 좋아지네.


강의건
내가 돈 줄테니까 편의점 가서 아이스크림 아무거나 사와. 권은비한테 뇌물로 주게.


김재환
가는 김에 내 것도 사도 됨?


강의건
아휴, 그러던지.


김재환은 신난 강아지 마냥 총총 뛰며 편의점으로 들어갔다.

이럴 때는 꼭 어린 아이같다니까.

어디선가 들려오는 발소리에 자동으로 뒤를 돌아봤다.


강의건
권은비 생각보다 일찍 왔네?


권은비
내가 근처라고 말 했잖아. 얼마나 걸릴 거라고 생각했는데?

이럴 줄 알았으면 김재환한테 심부름 시키지 말고 권은비랑 같이 들어가서 골라보라고 할걸. 내 생각이 좀 짧았다.


권은비
왜 불렀어? 나 오래는 못 있어.


강의건
내가 미안해. 난 럽유에 있던 목련이가 진짜 목련인 줄 알았어. 근데 나도 어느정도 대화 나눠보니까 알겠더라, 백목련 아니라는 거.


권은비
..알면 됐어. 근데 그 이야기는 왜 나한테 하는 거야?


강의건
같이 사칭범 좀 찾아줘야 할 거같아. 그리고 목련이한테 알려줘야하니 목련이한테 같이 가야할 거고.

권은비는 계속 말이 없었다. 침묵이 오래될 수록 거절의 느낌이 강해져 내 마음이 불안했다.

어색하고 불안한 침묵만 계속 이어지는 도중 어디선가 큰 목소리가 들려왔다.


김재환
어!! 야 쟤 왔으면 왔다고 얘기 해야지!

김재환은 슬금슬금 걸어와서 권은비에게 쭈뼛쭈뼛 아이스크림을 내밀었다.


김재환
어.. 안녕. 우리 같은 조 했던 적 있는데 기억나나?


권은비
..아. 같은 조? 나 대학생 때 말하는 건가? 미안해 잘 기억이 안 난다. 그리고 아이스크림 고마워.


강의건
혹시 사칭범 찾는 거 부담스러우면 그냥 목련이네 집만 알려줘도 돼. 나랑 김재환이 가서 알려주면 되니까.

권은비의 어색하게 웃던 얼굴이 점점 일그러져 갔다.

퍽-

곧이어 아이스크림도 던지고 입을 열었다.


권은비
너 사칭범 핑계로 목련이네 집 알아내려는 거 다 보여. 너 진짜 어이없다. 꼭 목련이 집을 알아야 하는 이유가 뭐야?


권은비
그리고 사칭범을 우리가 어떻게 찾아? 알 수 있는 단서도 없으면서 탐정놀이 하려고 하지 마.


강의건
너 왜 말을 그렇게 해? 그리고 아이스크림은 또 왜 던져. 먹기 싫었으면 말을 하지 굳이 던질 필요가 있었어?


권은비
너 그냥 목련이 잊고 살아 제발. 백목련이라는 아이는 그저 네 상상의 여자친구였다고 생각하고 끝내.


강의건
내가 어떻게 잊어? 걔는.. 걔는.. 내가 최고로 열심히 사랑했던 애야.


권은비
그러게 있을 때 잘하지 그랬어? 없는 애를 지금 불러서 뭐하게?


강의건
없긴 왜 없어? 어딘가엔 잘 살고 있겠지.


권은비
걔는 이미 죽었어!

한자쓰기 귀찮은데 한 번만 봐주세용..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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