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배, 나에게만 눈길 줘요
13 | 선배, 나에게만 눈길 줘요


사장님
아, 정국이가 갑자기 사직서를 내서. 집에 일이 있다고···.

이여주
거짓말···.

또 한 번 정국이는 내게 거짓말을 했다. 나 때문에 그런 거면서. 나 보기 불편해서 나가는 거면서. 거짓말을 할 거면 좀 잘하던가.

사장님
둘이 얘기 잘 해봐. 둘이 친해서 더 할 말이 많을 거 같은데.


전정국
할 말 없어요.


이여주
······.

사장님
여주는 할 말 있어 보이는데. 잘 얘기해봐. 잠깐 어디 다녀올게.

사장님은 그렇게 우리 둘이 얘기해 보도록 자리를 만들어 주고는 나가셨다.

이여주
왜 그래.


전정국
뭐가.

이여주
왜 사직서 내냐고.


전정국
집에 일이 있다고 했잖아.

이여주
나 때문에 그런 건 아니고?


전정국
······.

정국이는 말을 아꼈다. 잠깐 계속 말을 하지 않았다. 그러고는 한참 뒤 말을 꺼냈다.



전정국
맞아.

이여주
그럼 사직서 집어치워.


전정국
왜.

이여주
왜 도망쳐?


전정국
그럼 누나는 왜 사람 계속 헷갈리게 해? 이제 그만 놓아줘.

이여주
너 나 이제 안 좋아해?


전정국
응.


이여주
거짓말.


전정국
힘들게 그렇게 보내놨더니만 왜 다시 오는 거야.

이여주
그러니까 너도 가지 말라고.


전정국
누나 태형 씨랑 사귀는 거 아니야?

이여주
···그건 맞는데.


전정국
그럼 태형 씨랑 잘 살아줘. 내 소원이야.

이여주
왜 날 계속 놓아주는 거야? 너 이런 애 아니잖아.

누나. 됐다··· 갈게.

사직서를 들고 일어나는 정국이었다. 그런데 난 이렇게 정국이를 보낼 생각이 없다. 그래도 지금까지 지내온 시간이 얼만데 그냥 지금만큼은 가만히 있을 수가 없었다. 내 마음보다 행동이 더 빨랐으니. 난 정국이가 들고 있는 사직서를 뺏어 찢었다.


전정국
누나!

이여주
미안. 이 방법밖에 없었어.


전정국
누나 진짜 왜 그래···.

이여주
너 지금 하는 일 정말 하고 싶어 했잖아. 이대로 그냥 포기할 거야?


전정국
다른 곳 가서 하면 돼.

이여주
정국아.


전정국
나 먼저 갈게.

이여주
정국ㅇ··· 헙···!

나는 가려던 정국이의 손목을 잡아챘다. 그런데 정국이가 갑자기 날 안았다. 꽉 안았다. 정말 놀라 얼음이 되어버렸다. 그렇게 안은 상태에서 정국이는 내게 말했다.


전정국
누나. 누나가 이러면 나 정말 어떡하라고···.

이여주
정국아···.


전정국
누나 말이 맞아. 누나 안 좋아한다는 거 거짓말이야. 좋아해 정말, 너무 많이.

아직 좋아하는 건 알았지만 정작 정국이 입에서 이런 말이 나오니 혼란스러웠다.


전정국
하지만 태형 씨가 누나를 너무 좋아해. 태형 씨라면 누나 행복하게 해줄 수 있을 거 같아. 그런데 난 누나를 행복하게만 해줄 자신이 없어.

이여주
그걸 왜 먼저 판단해.

정국이는 안은 날 떼고 날 내려다 빤히 쳐다봤다.


전정국
누나, 바람피우는 거 좋은 거 아니야.

이여주
바람이라니. 그냥 예전처럼 웃으며 그렇게 지내자고.


전정국
누나는 그게 가능해? 난 불가능해. 좋아하는데 그렇게만 지내는 거 불편하다고.



전정국
언제 또 내가 누나한테 직진으로 다가갈지 나도 모른다고.

이여주
미안해. 이랬다저랬다 해서.


전정국
그 말의 뜻··· 뭐야?

이여주
응?


전정국
아니다. 그냥 날 잊어줘.


이여주
가면 너··· 정말 나 안 좋아하는 거야.


전정국
···그래. 그런 거로 하자···.

이여주
진짜 왜 그래.


전정국
내가 컨트롤 못하면 누나는 태형 씨에게 상처만 주는 거야. 나라도 컨트롤 해야지. 진짜 갈게.

이여주
전정국. 전정국!!

그렇게 정국이는 빠르게 바를 달려 나왔다. 나도 그 뒤를 따라 정국에게 달려갔다. 그런데 바를 나와 보니 정국이는 그새 없어져 버렸다.



김태형
선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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