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곱 빛깔 조각
<EP39.한 송이의 꽃>


은비는 부엌으로 향하고는

아무 말도 없이 식칼을 꺼내들었다


은비
........

은비는 칼을 보며 중얼거렸다


은비
망애증후군을 고치기 위한 방법은.....









은비
사랑하는 이의.....


은비
"죽음"......

은비는 씁쓸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은비
...너무 극단적인 선택이 아닐까 싶지만....


은비
그 누구도 의탁할 곳 하나 없는 이 곳에...


은비
윤기씨만이....내 안식처였는데......


은비
......


은비
하늘도 무심하시지....


은비
단 하나의 안식처마저 빼앗아가시니.....


은비
그럼 나는...어떻게 살라고.........ㅎ


은비
부모님도....동생도 없는 이 곳에서


은비
그 누구도 나를 따스히 감싸안아주지 않아....


은비
저기 있는 언니들과 유나도...


은비
"나"라는 사람 자체가 좋아서가 아니라...


은비
그저 자신들의 은하를 살리기 위한 "수단" 으로 밖에 보질 않잖아...


은비
이렇게 고통스럽게 살 바엔...


은비
차라리 죽어서....죽어서 아프지 않을래...

은비는 소리없이 애써 참았던 눈물을 쏟아내었다


은비
.....

그러고는 이 세상을 뜰 준비를 했다


은비
....너무.......무서워.....흐으..

그렇다

은비는 그저 평범한 16살짜리 소녀이다

열 여섯이라는 꽃다운 나이에

왜 이런 생각을 하고 있을까...

한창 부모님께 응석부리고 친구들과 하하호호 떠들며 놀 나이인데....

다른 은하계로 와서는 처음 보는 사람들 사이에서 막중한 임무를 수행하고...

칠흑같은 외로움 속에 갇혀

그 큰 짐을 자기 스스로 다 이겨내야 한다

물론...

세상을 떠나는 일은

말만큼 쉽지 않았다

은비는 잠시 멈칫 하였다


은비
....잠시만...


은비
망애 증후군이...아닐....수도....


은비
이 사람이......나를....


은비
사랑하지 않았으면.....


은비
아니야....설마...


은비
그럴 리 없....


은비
..........


은비
...이 사람이 나를 좋아하던 말던.....


은비
아니..


은비
좋아"했"던 말던...


은비
둘 다


은비
......나에겐 최악이잖아....


은비
.......

은비는 굳은 결심을 한 듯

입술을 깨물었다

그러고는....

세상에서 가장 슬픈 표정으로..

내뱉은 한 마디....





은비
....안녕.....

그렇게...

한 송이의 아름다운 꽃은

져버렸다....

<EP39.한 송이의 꽃>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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