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럭 위 열일곱
1. 174번


무기력한 하루가 지나면서 악화되어 가는 상황을 지켜보기만 했다

곧 내려지는 정부 정책도

늘 그랬듯이 무덤덤하게 받아들였다


근데 이런 내게도 드는 생각은


이렇게까지


"170번 완료, 다음."


"171번 완료, 다음."


"172번 완료, 다음."


"173번 완료, 다음."


"174번


민윤기
...

완료, 다음."


살아야 하나



식품마냥 바코드가 찍혀가며 이동되는 아이들

현재 정부는 미쳐있다

2040년, 급증한 청소년 자살률이 원인이었는데


경쟁을 추구하던 사회는 멈출 줄을 몰랐다

아이들의 울부짖음에 호전되기는커녕 악화 되었고

결국엔 스스로 인생을 끊는 아이들이 발생하게 된 것이다


다량으로



악에 치닫은 정부와 부모가 최선이라며 내린 결정은

감금 교육이었다


최악의 상황에 버티지 못하는 아이들을 위함이라며



자동 이동 의자를 타고서 이동된 곳은 작지도 크지도 않는 방

생활의 필수 조건들만 제공 되어있는 곳에

날카로운 것이나 못 같은 작은 뾰족한 것은 어디에도 보이지 않았다



"곧 식사가 배급 됩니다."

"학생들은 미리 배급 된 교복으로 갈아입어 주시길 바랍니다."


방송을 듣고서 옷걸이에 걸려있던 옷을 들어올렸다

죄수복 같은 생긴 옷도 교복이라며 둔 게 어이가 없어 헛웃음을 쳤다


덜컹, 탁

곧 구멍 사이로 들어오는 식판 학교에서 먹었던 급식과 똑같은 모양이었다

분명 방금까진 비웃었는데

이때까지도 나지 않았던 눈물이

당황스럽게 예전 생각이 나더니 차올랐다

가슴의 답답함과 먹먹함에 뭐라도 호소해야 같아서일까

많이 달라진 사회에 이제 나 같은 학생들이 받는

그리고 받을 대접이


목 뒤에 인식된 바코드가 그제서야 따가웠다

174번이라 쓰인 명찰이 순식간에 현실을 자각하게 만들었다

짠 맛으로 번져가는 밥도 더이상 넘어가진 않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