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럭 위 열일곱
3. 세상에서 가장 찌질한 첫마디


오전 11:50

시간이 얼마 지나지 않고

이젠 급식실에서까지 밥을 먹을 수 있게 되었다.

어쩌면 다행인건지

아이들의 얼굴은 개방적이게 될수록 점차 나아지기 시작했다.


누구 하나만 빼고 말이다.


하새벽
…

하새벽
…(덜컹)


오늘도 밥을 얼마 먹지 않고 일어나는 여자아이를 뚫어지도록 바라봤다.

사실 눈에 보일 때마다 바라보는 편인데

그 여자아이는 모르는 듯하다.



그 아이에게 왜 시선이 가냐 묻는다면

이유야 간단하다.


하새벽
이거 놔 시발, 집에 보내주라는 말이 이해가 안돼?!


민윤기
…..

매일을 저러니

매일을 바라볼 수밖에 없다.

저지하는 로봇에도 몸부림 치는 모습이

끈질기다고 생각 될 뿐이었다.


그러나 나는 평생에도 못할 거 같은 행동을 걔는 밥 먹듯이 해대니 조금은 부럽기도 했다.


마지막 경고를 받은 아이는 곧 끌려나갔다.


오후 7:00

저녁 시간이 되자 보이지 않을 거 같던 그 아이가 급식실 맨 앞자리에 앉아있었다.

200번인 탓에 매일을 뒤에 앉던 애였는데

갑자기 맨 앞자리라니 조금 당황한 채로 바라봤다.



민윤기
….(두리번)


그리곤 로봇이 보이지 않자 바로 걔의 앞에 앉아버렸다.

무슨 생각이었는지는 나도 모르겠다.

일단 나에게 있어서 미친 짓인 건 분명하다.


하새벽
…?


민윤기
…미안, 자리가 없어서


하새벽
….


작게 끄덕이곤 밥을 이어 먹는 모습에 몰래 숨을 크게 내쉬었다.

다시 말하지만 나도 왜 이러고 있는진 모르겠다.



민윤기
….혹시 목 안 아파? 매일 그렇게 소리 지르면

…

…세상에서 가장 찌질한 첫마디였다.


하새벽
…

하새벽
…어 안 아파

여자아이는 나를 잠시 이상하게 쳐다보더니 대답했다.

곧이어 숟가락을 내려놓고 가려는 모습에 홧김에 말로 붙잡았다.


민윤기
왜?

하새벽
..뭐가?


민윤기
어차피 그런다고 해서 달라질 것도 없잖아

하새벽
…

하새벽
너처럼 가만히만 있는 게 더 달라질 거 없어

하새벽
넌 분하지도 않나 봐


그렇게 찌질한 첫마디에

첫 대화가 뒤돌아 가버리는 여자 아이와 같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