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럭 위 열일곱

8. 새벽은 푸르르다

새벽은 푸르르다.

매일 내게 찾아오고

기분 좋은 소리가 스친다.

고요하다가도

날 어쩔 줄 모르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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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윤기

책은 다시 돌려받았네

하새벽

하새벽

여기엔 딱히 의심될만한 거 없었거든

며칠 전의 일은 심문한 날 이후로 조용해졌다.

왜 그렇게 빨리 조용해졌나 싶었는데

하새벽이 난장판으로 만들어둔 심문실을 보고 납득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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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윤기

청소 하시는 분이 얼마나 힘들었을까..

하새벽

…(슥)

하새벽

…그렇게까지 난장판으로 만들어놓진 않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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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윤기

뭐가 사방에 굴러다니던데

하새벽

말귀를 못 알아먹으니까..

하새벽

별 것도 아닌 걸로 딴지 걸고, 그리고 그렇게 안 하면 심문 끝나지도 않았을 걸

하새벽

또 요새는 나도 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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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윤기

그래, 요새는 조용히 지내더라

하새벽

응, 사리고 있지..

하새벽

아무래도

하새벽은 언제나 그랬던 것마냥 매 수업마다 조용해졌다.

어느 정도냐면 담당자가 뭘 잘못 먹었냐고 할 정도로, 그 이상하다는 눈빛은 아직도 웃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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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윤기

하새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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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윤기

그거 알아?

하새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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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윤기

시간 얼마 안 남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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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윤기

곧 교실 가야 돼

하새벽

참 좋은 거 알려주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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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윤기

벽에 맞닿인 내 머리통이 닳아 오르는 게 느껴진다.

이대로 눈을 감으면 연필 소리와 함께 책에 거침없이 무언가를 적던 손이 아른 거린다.

곧이어 잡고 싶다는 생각만 파도처럼 일렁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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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윤기

그건 언제 보여줘?

하새벽

이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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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윤기

하새벽

안 보여준다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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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윤기

그럼 내 앞에서 적질 말던가.. 궁금하게

하새벽

책 내용이 궁금한 거야, 편지가 궁금한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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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윤기

…둘 다

하새벽

책 내용은 인생에 관한 거고, 편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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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윤기

..편지는?

하새벽

비밀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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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윤기

고개를 은근슬쩍 움직일 때마다 안 보여주려 같이 움직이는 손이 얄밉다.

심지어 학교 관계자는 읽었다는 사실에 다시 한 번 얄미워지고

복합스러운 감정과 함께 실망하게 된다.

예전에 아무것도 사랑하지 않으면 실망하지도 않는다는 엄마의 말이 괜시리 떠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