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일곱의 사랑법

1 : 공개 고백

쌤, 좋아해도 돼요?

담임 첫날 고백을 받았다. 그것도 학생에게. 학생이랑 선생님 사이에는 안 보이는 벽이 있다고 생각한다. 학생하고 선생님이랑 사귄다고 하면 조금 이상한 시선으로 느껴지는 것처럼. 처음에는 장난 같았는데 장난 같지는 않아 보였다.

어···?

박지민 뭐라냐 너. 쌤 내 거야.

ㅇ, 얘들아···.

‘똑똑’

여주 쌤?

어? 네?!

뭘 그렇게 놀라요, 시간 돼요?

아··· 네네.

어···.

나는 서둘러 아이들 사이에서 빠져나와 남준 쌤에게로 갔다.

어때요, 반은?

음···. 남학생들이 꽤 적극적이네요···.

왜요? 고백이라도 했어요?

네···? 네···. 어떻게 알았어요?

뭐··· 그럴만해요.

뭐가요?

여주 쌤 예쁘시잖아요. 남학생들이 좋아할 만하죠, 뭐.

에이··· 아니에요···.

쌤!

아, 깜짝아···.

얘기 언제 끝나요?

그럼 얘기해요. 전 가볼게요.

아, 저···!

여주 쌤···. 쌤은 나 싫어요? 표정이 왜 그래요···.

아니···. 미안해 나 먼저 가볼게. 수업 잘 듣고.

서둘러 가려는 나의 손목을 지민이가 확 잡았다.

조용히 좋아할게요, 그럼. 쌤 방해 안 되게.

···가볼게.

지금까지 살면서 적극적인 고백, 거기에 학생한테 고백받은 건 처음이라 당황할 따름이었다. 학교 첫날부터 이게 무슨 일인지···. 너무나 혼란스러웠다. 다음이 바로 학급 시간이라 어색할 것이 뻔했다.

🎵🎶🎵🎶

그때 1교시 시작 종이 울렸다.

후···.

들어오자마자 나의 눈길은 아까 그 친구에게로 이미 향했다. 아직 이름도 다 못 외워 자리표를 확인해 보니 그 친구의 이름은 지민이었다. 지민이는 엎드려 있었다. 아까 그냥 가버린 나 때문에 그런 건지.. 뭐 때문에 그런 건지 신경이 너무 쓰였다.

어··· 자, 아직 이름도 모를 테니 이번 시간에는 한 명씩 자기소개 시간을 가져 보자.

그렇게 한 명씩 자기소개하고 마침내 지민이 차례였으나, 아직도 엎드려 있는 지민이었다.

지민아···? 박지민.

아무리 불러도 대답 없는 지민이었기에 넘어가려고 했다.

그럼 다음 차···.

박지민.

어···?

윤여주 쌤을 너무나 좋아하는 박지민이라고요.

갑작스러운 지민의 공개 고백에 순간 반에서는 깊은 정적이 흘렀다.

재미있게 보셨다면 손팅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