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홉] 백일몽
PROLOGUE, 별도 잠든 밤.

엉엉
2019.02.20조회수 133

소리내어 우는 일을 잊은 건 소리내어 울어봤자 소용 없음을 알았을 때 부터예요.

짝사랑 [짝싸랑] : (명사) 당신이 보지 못하는 곳에 당신 이름을 적고 당신이 봐주길 바라는 것.

아무리 소리내어 울어도 당신이 보지 못하잖아요.

그러면 아무리 소리내어 울어봤자 소용없는거겠죠.

사랑하지 않는 체 하는 것에도 노력이 필요한데, 사랑하지 않으려고 하면 할수록 더 자세히 알게 된다는게 속상한거예요.

당신의 미래에 내가 없다는 걸 깨달은 순간 나는 알았습니다.

당신의 현재에도 내가 없다는 사실을.

상상했던 시간들이 허망했던 이유까지도 그제야 깨달았던 것입니다.

어쩐지, 어쩐지.

단지 저는 흐릿한 존재이고 싶지 않았습니다. 아차, 하며 떠오르는 정도의 사람이고 싶지 않았습니다.

내가 너무 흐릿해지면 나도 나를 못찾아버려요.

아, 신경쓰지마요.

아무렇지 않아요.

아무렇지도 않다고 생각한지 얼마 안 지나 또 아무렇지 않다고 계속 생각하는 것이 정말 아무렇지 않은게 맞는 일인가 싶어졌어요.

어쩌면 난 당신을 사랑하기 위해서 태어났을 수도 있어요.

자, 늦었어요.

어서 자요.

제발 제가 나오는 지독한 꿈을 꾸면서, 깊게 잘 자요.

아, 잊을 뻔했다.

사랑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