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슙뷔] 백수의 고딩

EP_10

한참을 멍하게 있던 윤기가, 침대 쪽으로 걸어갔다.

교복 셔츠를 얌전히 침대 헤드에 걸어 놓은 채 태형은 잠들어 있었다.

감긴 눈 밑으로 커튼처럼 드리워진 짙은 속눈썹을 바라보다 헛기침했다.

남자새끼가 뭐가 속눈썹이 저렇게 기냐...

...괜찮은 녀석이긴 한데.

싸가지만 있으면.

조용히 중얼거리던 윤기는 태형의 교복 셔츠를 집어들고 화장실로 갔다.

내 빨래도 안 하는데, 참...

깨끗해진 셔츠를 건조대에 올려두고 식탁 의자를 빼내어 앉았다.

잘 잔다. 참... 아프지도 않나.

구급상자가 어딨더라... 하도 안써서 어딨는지도 모르겠네.

선반을 뒤지던 윤기는 컵라면 용기 안에서 약들을 발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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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윤기

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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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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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윤기

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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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 아파...

... 하.

그러니까 니가 일어나야 치료를 해줄거아냐...

흔들어 봐도 도저히 일어나지를 않는 태형에,

눈썹을 찌푸리던 윤기는 바닥에 주저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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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윤기

... 아. 졸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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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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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윤기

... 사고 좀 치지 마라, 새끼야...

하아.

윤기의 머리가 바닥으로 추락했다.

빨래했더니 졸리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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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 저씨!! 아저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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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윤기

... 아, 깜짝이야!!!

윤기의 눈이, 번쩍 떠졌다.

뭐야... 나 언제 잠들었지.

태형이 뚱하게 입을 내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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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아, 짜증나게 왜 이렇게 안 일어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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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윤기

졸리다, 뭐, 어쩔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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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배고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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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윤기

그래서?

툴툴거리면서도 귀찮은 듯 몸을 일으키는 윤기였다.

... 그래도 아픈 애니까...

여서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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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치킨 먹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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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윤기

시켜 달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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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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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윤기

돈 맡겨 놨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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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방세 값는 기간 늘려 드릴게요.

어찌라고.

툴툴거리면서도 치킨을 시켜 주는 윤기였다.

아저씨가... 왜 이렇게 착해.

태형은 조금 놀란 듯하다.

띵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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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윤기

니가 받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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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네에!!!

신나서 달려가는 모습이, 애는 애다.

바로 상자를 열고 마구 먹어대는 모습이 좀 귀엽기도 했다.

참 복스럽게도 먹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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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윤기

누가 뺏어 먹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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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아이, 배고픈 걸 어떡해여!!

... 귀엽다는 말 취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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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안 먹어요, 아저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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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윤기

너나 많이 먹어.

대충 말하자 기다렸다는 듯 배시시 웃으며 다시 치킨을 흡입하는 태형이다.

내가 이러니까 방세를 못 내지.

니가 갉아먹으니까. 내 통장(돼지저금통)을.

그래도 뭐... 안 먹어도 배부르다는 게 이런 건가.

확실히, 윤기에게는 없고 태형에게는 있는 10년의 세월이,

좋긴 좋다.

... 이 말 하는 거 보니 나도 늙었나 보네.

물론 난 저 나이 때도 안 저랬던 것 같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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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콜라 없어요?

... 귀엽다는 말 취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