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슙뷔] 백수의 고딩
EP_12


삑. 삑. 삑. 삑.

.... 비밀번호 안 바꿨겠지?

괜히 떨리는 태형이다.

삐리릭.

아. 다행이다. 역시 게으른 아저씨가 바꿨을 리가 없지.

환하게 미소를 지으며 태형은 문을 열었다.


김태형
아저씨이!!!!

응? 집 안은 조용하다. 자나?

보통은 나 오면 짜증내면서도 깨던데.

태형은 집안으로 걸어들어갔다.


김태형
아저씨?

침대 이불을 확 걷었지만 비어 있었다.

몇 초 전에 누가 있었던 듯 동그랗게 파인 이불만 빼고.

영역표시도 아니고 뭐야. 아저씨가 무슨 곰도 아니고....

하여튼 아저씨 어디 갔지?

일단 게으르니까 밖으로 나갈 가능성은 1도 없고....

윤기의 방을 나와 거실로 걸어가는데 문열리는 소리가 뒤에서 들렸다.


민윤기
뭐야. 언제 왔냐?


김태형
..... 으아악!!!!

태형이 빠르게 고개를 돌리자 눈에 들어온 건 화장실에서 나오는 윤기였다.

오올, 아저씨 씻기도 하나 보네.

뭔가 허전.... 아아아악!!!!!


김태형
.... 왜, 왜 벗고 있는 거예요?


민윤기
바지 입었잖아. 그리고 누가 너 올 줄 알았나?


김태형
됐고 옷이나 입어요!!!!

붉어진 얼굴을 돌렸다.

나 참. 이만큼 왔으면 알람을 맟춰두거나 해야 할 거 아냐....

왜 가슴이 뛰는 거지.


민윤기
열이라도 있냐?


김태형
?!

갑자기 얼굴을 들이미는 윤기에,

놀란 태형의 손이 나갔다.

짝!!!!

찰진 소리와 함께, 윤기가 멍하게 눈을 끔벅였다.


김태형
......


민윤기
......


김태형
.... 아, 아저씨?


민윤기
......?


김태형
..... 아, 아니....


민윤기
......


김태형
......


민윤기
... 아파.


김태형
.... 죄, 죄송... 해요....

윤기가 여전히 멍한 표정으로 뺨을 감쌌다.

나.... 왜 맞은 거지.

태형은 놀란 표정으로 입만 가리고 있었다.

... 아파.


김태형
..... 미안해.... 요. 그게에....


민윤기
..... 야.


김태형
... 네에?

동그란 눈으로 올려다보는 모습이 귀엽다.

윤기는 피식 웃었다.


민윤기
은근히 귀여워졌네.

태형은 다시 심장이 흔들리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 귀엽대. 나보고.... 귀엽대....

쿵. 쿵. 쿵. 쿵.

스르륵.

고개를 푹 숙인 태형의 머리에서 압력밥솥처럼 김이 분출하더니,

이내 바닥으로 흐늘거리며 쓰러지고 말았다.

윤기는 다시 멍하게 눈을 끔벅였다.

나.... 뭐 잘못했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