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슙뷔] 백수의 고딩
EP_17


새벽에 잠이 깬 태형이 잠든 윤기에게 시선을 고정했다.

그저께 갑자기 안아오는 것도 그렇고,

이 일도 그렇고.

요즘 아저씨가 이상하다.

설마... 아저씨도 나를 좋아하는 건 아니겠지.

잠깐 얼굴을 붉히던 태형이 다시 윤기를 응시했다.

고백 해볼까.

아니... 이건 좀 오반가.

멍하게 생각에 빠져 있던 태형은,

꿈틀하는 윤기에 놀라 움찔했다.


민윤기
.... 왜 안 자냐....


김태형
어... 아...!! 자, 자요.

누우려던 태형을 잡아끈 윤기였다.

놀라며 일어나려던 태형을 무시하며 가는 허리에 팔을 감아오는 행동엔 주저가 없었다.


김태형
.... 아저씨.


민윤기
좋다.


김태형
......


민윤기
태형아.


김태형
.... 으응?


민윤기
... 아니다.

윤기가 눕는 소리가 들리고 태형은 계속 얼굴이 붉어진 채였다.

깰까 봐 팔을 풀지는 못한 채.

요즘 아저씨가,

진짜,

이상하다.


얼마나 그러고 있었을까.

윤기의 고른 숨소리가 들렸다.

.... 잠들었나.

조심스럽게 고개를 돌리자 잘 자고 있는 윤기에 그제야 태형은 팔을 풀 수 있었다.

윤기의 눈치를 보던 태형이 살짝 상체를 세웠다.

잘생긴 얼굴은 아니었지만,

그래서 왠지 더 끌렸다.

하. 내가 왜 아저씨랑 엮여가지고....

괜히 심술이 난 태형이,

퍼질러 자는 윤기의 옆구리를 발로 찔렀다.


김태형
못생겼어.


민윤기
......


김태형
왜 남의 마음이나 훔치고 그래요, 아저씨는...


민윤기
......

태형의 감정 실린(?) 발길질에도 윤기는 미동이 없었다.

그 태평한 모습을 잔뜩 인상 쓴 채 바라보던 태형이, 체념한 얼굴로 입을 열었다.


김태형
그래.


민윤기
......


김태형
좋아해요, 아저씨.


민윤기
......


김태형
왠지는 모르는데, 좋아한다고.

툭 내뱉은 태형이 이불을 덮고 몸을 웅크렸다.

아저씨 꿈 꾸고 싶다.

곧, 태형이 잠이 들자 시체 같던 윤기가 벌떡 몸을 일으켰다.

아... 씨.

태형을 곁눈질하다 욕설과 함께 제 머리를 헤집는 윤기의 귀가 붉은빛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