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썰 모음집

(23)밥 먹었어요?_1[윤지성]

대학교 O.T날이다.

워낙에 과묵하고 낯을 많이 가리는 탓에, 아직 같이 밥 먹을 친구 하나 없다.

그다지 슬프진 않다.

이젠 밥 먹듯이 익숙한 일이어서.

양 옆으로 두 자리씩 남겨 놓은 채 우두커니 혼자 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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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 시작하나..."

아무 알림도 뜨지 않는 애꿎은 핸드폰 화면이나 껐다 켰다하고 있는데.

툭-

옆을 보니 어떤 남자가 내 옆자리에 앉아있었다.

뚫어지게 쳐다보다가 눈이 마주쳐 후다닥 고개를 돌리려니까 하는 말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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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지성

"밥 먹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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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아..아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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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지성

"어째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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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하게 나오느라..."

멎쩍은 웃음을 지으며 다시 고개를 돌릴려고 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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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지성

"그럼 이따가 밥 같이 먹을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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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지성

"제가 맛집은 기가 막히게 잘 알아서."

이 사람, 보기에는 말랐는데, 먹는건 꽤 좋아하나보다.

하긴, 처음 봤을 때 인사가 '안녕하세요'가 아니라 '밥 먹었어요?'인 걸 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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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넵! 좋아요."

사회자

각 과의 과대들(과 대표들)은 잠시 앞으로 나와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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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학과 과대는 누구려나...'

두리번거리며 눈알을 굴려 과대를 찾는데.

-끼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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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지성

"다녀올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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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어디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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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지성

"연영과(연극영화과) 과대여서."

연영과...연영과... 연영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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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저도 연영과에..."

나도 연영과라고 말하려고 했는데.

이미 저만치 멀리에서 다른과 과대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는 그였다.

몇 가지 전달사항이 있고나서 O.T.가 끝났다.

자리에서 일어나 짐을 챙긴후 가려고 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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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지성

"저랑 밥 먹으러 가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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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지성

"설마 잊고 있었던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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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아뇨! 아니에요..."

그는 슬며시 미소를 짓더니 내 손을 잡고 달렸다.

사람들

"오~윤지성! 옆엔 누구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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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지성

"몰라도 돼."

이름이 윤지성인가보다.

근데 잠깐...저거 내 얘기잖아?

사람들

"벌써 CC(Campus Couple 같은 대학교 내 커플) 탄생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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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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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지성

"미안해요. 이런말 듣게 해서."

그러면서도 내 손을 놓지 않고 걷는 그, 아니 윤지성 선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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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아요."

난생처음 내 의지로 다른 이의 손을 꼬옥-잡은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