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 넘실대는 파도 위로.

아, 그냥

-살기싫다.

넘실대는 파도를 바라보며 처음 뱉은 말이었다.

더럽게 힘든 삶이 나를 죽이고, 옥죄었다.

고작 인생의 반도 못 살았는데, 뭐가 힘들다고 죽고 싶은건지.

시발, 사람들은 내 삶을 이해하지 못했다. 위로랍시고 건넨 '힘내' 한마디도 진심을 다해 건네주지 않았다.

네가 죽으면 나는 어떻게 사냐고? 거짓말 하지마. 나 없어도 잘 살 거잖아. 라고 외치고 싶었다.

겉만 번지르르한 말 던져놓고 가면 다 인줄 알았다. 진심이 아니었단걸 알았을 때 닥쳐온 실망감의 깊이는 알지 못 했다.

사람들은 그랬다.

사소한 행동 마저도 상처를 줄 수 있단걸 모르고, 그렇게 여럿 사람을 죽였다.

더이상 살아갈 힘도 없다. 죽지 말라고? 말만 그렇게 하지 행동으로 실천하지는 않았다.

아, 나는 버틸 힘이 없다. 유일한 버팀목이던 글쓰기도 나를 버렸다. 간절했던 작가라는 꿈이 뭉개져만 갔다.

정녕 이곳이 현실인지, 허상인지도 구분하지 못하겠다.

너무나 많은 상처를 받은 탓 일까.

이젠 아무 느낌도 나지 않는다. 지쳤다. 이 말 만으로 내 상태를 표현 할 수 있었다.

그냥 눈을 감고싶다. 어떤방법이든 상관없으니 죽고싶다.

넘실대는 파도에 삼켜질 듯한 태양을 바라보았다.

아 아, 지친 몸을 이끌고 절벽 위에 위태롭게 섰다.

푸 웅 덩-. 바닷속으로 삼켜진 태양이 얄팍한 빛을 내뿜으며 침몰되었다.

비로소, 어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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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속보 입니다. ○○앞바다에서 부패된 여성의 시신이 발견되었습니다. 돌틈에 끼인 여성을 발견하고 해양 경찰에 신고한 김모씨에 의하여 발견된 시신은 자살이라 판명되었고, 현재 신분조사중 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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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