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 애정.
애정 가득 담아 불러주렴.

독종
2018.06.19조회수 184

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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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그 위선덩어리인 사랑을 뱉어내면, 나는 그것을 갖기위해 안달나 있었다. 나는 너를 내 전부로 대했고, 너는 나를 그저 한 명의 인간으로 보았다.

바람앞에 가차없이 흔들리는 촛불같이 아슬아슬한 관계에 점점 지쳐갔다.

그럼에도 난 너를 원망하지 않았다. 그것이 촛불이든 뭐든 간에, 나는 널 미치도록 애정했다.

그 아슬한 관계라도 이어나가고 싶어서, 난도질 당한 가슴을 애써 외면하고는 상처받지 않은 사람 행세를 하였다.

허나, 그 얼어붙은 눈빛 앞에서 어찌 사랑을 논할 수 있겠는가.

그 흔한 애정어린 눈빛 한 번 비춰주지 않은 너를,

나를 위해. 그리고, 너를 위해.

힘겹게 붙잡은 옷자락을 놔주어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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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독히도 쓴 약에만 의존해 살아가던 윤기는 자신의 심장에 칼을 꽂았다.

그리고, 그녀의 심장에도 칼을 꽂았다.

애정하는 그녀가,

윤기에게 사랑을 논했다.

- 사랑해.


그날은 두개의 국화꽃이 꺾여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