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 모음집
권태기


나는 내가 제일 좋아하는 다니엘과 사귀고 있다.

우린 서로를 그 누구보다 아끼고 사랑한다.

아니 사랑했었다.

우린 올해 2년차 커플인데 단 한번도 싸우지 않았던 우리에게 비극이 찾아왔다.

권태기

권태기가 온 것 같다.

나는 지금도 그 누구보다 다니엘을 사랑하고 좋아하는데 지금의 니엘이는 나를 사랑하지 않는 것 같다. 아니 좋아하지도 않는다.

난 평소처럼 학교에 등교한다.

하지만 하나 달라진게 있다면

지금 내 옆에 니엘이가 없다는 것 이다.

불과 몇일전만 해도 우린 등하교도 같이 하고 늘 붙어 다녔었는데 지금은 애석하게도 나 혼자 이 길을 걷고 있다.

같은 반 같은 짝. 학교에 들어가 교실 안으로 몸을 들이고 수업을 들을 때면 우린 어쩔 수 없이 마주하게 된다.

여주
안녕 니엘아!

난 또 한번 반갑게 인사 해 본다.


강다니엘
어.

하지만 돌아오는 건 싸늘한 대답 뿐.

더 이상 달갑게 또 따스하게 나를 맞아 주지 않는다.

학교가 끝나고 난 역시 니엘이를 부른다.

여주
니에라!


강다니엘
왜.

여주
...오늘 뭐해?


강다니엘
오늘 학원 보충 있어. 안 돼.

난 뭐하냐고 만 물어봤을 뿐인데 안 됀다며 싸늘하게 답해오는 너이다.

여주
어? 알ㅇ...

내 대답을 다 듣지도 않은 채 넌 친구들 사이로 사라져 버렸다.

여주
하아...


하성운
아 또 왜 그러는데.

나는 지금 학교 근처 벤치에 앉아 평소 친하던 남사친인 성운이와 얘길 하고 있다.

여주
몰라...


하성운
너 다니엘이랑 싸웠냐?

여주
아니 뭐... 싸웠다고 봐도 되는 건가...


하성운
아 왜 그러는데.

나는 성운이에게 자초지종을 설명해 주었다.


하성운
뭐? 다니엘이 잘못했네.

여주
...

나의 편을 들어주며 내 마음을 알아주고 위로해 주는 성운이 덕에 나는 조금이나마 괜찮아 졌다.


하성운
여주야 그냥 헤어져.

여주
엉..?


하성운
차피 걘 너 좋아하지도 않는 것 같던데.

여주
...


하성운
그냥 널 더 좋아해 줄 수 있는 사람 만나.

여주
...


하성운
못 하겠지.

여주
..?


하성운
못 헤어지겠지 너.

여주
...응...


하성운
그럼 잡아. 다시. 아직 확실하게 마음 접은 거 아니잖아.

여주
...


하성운
근데 난 전자가 더 좋다- 후자는 너만 힘들 것 같아.

여주
...일단 가볼게. 고마워 성운아.


하성운
아냐-

그냥 헤어지자고 할까.

헤어지자고 해도 나만 힘들 것 같은데.

그렇게 난 집에 가면서도 집에 들어와서도 자기 전까지도 오직 그 생각만 했다.

다음 날 난. 똑같은 길을 걸으며 어제의 그 복잡한 생각과 함께 반으로 들어섰다.

여주
안녕.


강다니엘
..? 응.

평소보다 훨씬 다운 된 나의 목소리에 잠시 당황한 듯 싶더니 금방 또 다시 돌아와 버리는 너다.

나는 수업에 집중할 수가 없었다.

그 생각만 너무 나서.

난 수업을 그냥 흘러보내고 점심 시간이 되자 밥은 별로 안 땡겼기에 매점으로 향했다.

?
저기 선배.

누군가 내 이름을 불러 뒤를 돌아보니 요즘 니엘이랑 자주 붙어 있는 그 애다.

여주
...응?


김예림
저 김예림이라고 하는데요.

여주
...응.


김예림
니엘오빠 제가 가져도 되죠?

이건 또 무슨 전개인가.

여주
뭐..?


김예림
선배는 성운오빠 있잖아요~ 여우년처럼 둘다 가질려고 하지마요~ 니엘 오빤 내꺼로 만들게~

지금 권태기가 왔고 그 틈을 타 얘는 니엘이를 뺏으려 하고. 진짜 어이가 없었다.

여주
여우년...

난 김예림이 한 말을 되집어 보았다.


강다니엘
뭐?

여주
..?

갑자기 나타나선 다짜고짜 뭐냐니.


강다니엘
여우년이라니 김여주.

여주
어...그게...


강다니엘
말은 똑바로 해야지. 너 그런 애인줄 몰랐다.

여주
뭐..? 아니 니엘아..!


강다니엘
가자 예림아


김예림
네 오빠!!!

내 말은 듣지도 않고 가 버린다.

나는 김여주라며 딱딱하게 불렀으면서 쟤는 예림이라고 아주 따스하게 부르네.

진짜 어이가 없다.

그럴거면 해어지자 하던가.

헤어지자 하지도 않고 사람 속만 썩이고.

그로부터 약 1주일 동안은 김예림은 계속해서 내게 시비를 걸어왔고

내가 뭐라고 하려고 할 때마다 거짓말처럼 다니엘이 등장해 나를 욕하곤 했다.

집에 가는 길에 널 본다.

김예림이랑 같이 가고 있는 너가.

집이 같은 방향인건지 그들이 가는 방향과 내가 가는 방향이 같았다.

다니엘이 김예림을 집으로 들여보낸 뒤 나는 다니엘을 불렀다.

여주
다니엘


강다니엘
...뭐냐. 니가 왜 여깄어.

여주
...나도 집 이쪽이야...


강다니엘
아 그래서. 왜.

여주
왜 안해?


강다니엘
뭘

여주
왜 헤어지자고 안 하냐고.


강다니엘
뭐?

여주
너 나 이제 질린거 잖아. 대놓고 바람피고. 난 안중에도 없고. 여친말고 딴 애 말이나 듣고.

여주
그럼 말을 해. 헤어지자고. 말을 하라고 나한테. 그럼 나도 조금은 덜 상처 받았겠지. 이젠 니가 내 남친이 아니니까 니가 뭘하든 나랑 상관없으니까 내가 맘이라도 접어 봤겠지.

여주
근데 왜 헤어지자고도 안 하고 사람 속만 태워? 그렇게 하니까 나만 더 힘들잖아. 나만 더 아프잖아. 그러라고 한거야? 나 힘들라고?

여주
왜 그러는데. 나한테 왜 그래 너. 그냥 말하라고 제발.


강다니엘
...하아.

여주
...

여주
니가 해. 헤어지자고. 그래야 너도 좀 더 속이 편하지 않겠어? 그게 그림에 더 맞잖아.


강다니엘
...뭐..?

여주
헤어지자고 하라고.


강다니엘
...그래 김여주 우리 헤어지자. 니 말대로 나 너 엄청 질렸어. 매력도 없고 볼수록 질려. 더 이상 볼 일 없었으면 좋겠다. 더 이상 연락 하지도 마주치지도 말자.

여주
...그래. 알겠어.

그렇게 다니엘은 뒤도 돌아보지 않은 채 사라져 버렸고 난 그런 다니엘을 뿌연 안개가 낀 눈으로 바라볼 뿐이었다.

*다니엘 시점*

헤어지자고 하면 속이 후련할 줄 알았다.

근데 속이 답답하고 어딘가가 아프다.

그렇게 몇일이 지나도 몇주가 지나도 난 여주를 못 잊고 있다.

나는 여주에게 못된 말만 해 댔다.

상처주는 말만 했고 아픈 말만 했다.

여주는 혼자 되게 힘들었을 텐데 나는 또 그걸 무시했다.

여주에게 얼마나 큰 상처였을지 짐작이 간다.

후회한다.

하지만 난 뭘 할 수가 없다.

이미 지나간 일이니 난 섣부르게 행동할 수 없다.

그래도 난 여주를 잡고 싶다.

이제야 알았다.

나에게 여주는 없어선 안 될 존재란 것을.

정말 내 인생에서 많은 것을 차지하고 있다는 것을.

왜 이제야 알았을까.

그동안 여주가 받았을 상처를 왜 이제야 알았을까.

정말 내가 너무 싫고 미웠다.

왜 그랬는지 정말 후회가 된다.

*여주 시점*

다니엘과 헤어진지 약 한달이 다 되어간다.

나는 애써 다니엘을 잊었다.

나는 애써 다니엘을 지웠다.

오늘도 난 평범하게 집으로 돌아가고 있었다.

근데 내가 절대 보고 싶지 않은 사람이 온다.


강다니엘
여주야.

다니엘이다.

여주
...

나는 그냥 지나치려 했지만 다니엘이 나의 손목을 붙잡았다.


강다니엘
여주야...

여주
이거 놔.


강다니엘
...미안해.

여주
...


강다니엘
미안해 여주야...

여주
왜 이래.


강다니엘
...

여주
왜 이러는데. 난 애써 너를 잊었는데. 내가 얼마나 힘들게 너를 지웠는데 넌 왜 이러는데.

여주
니가 헤어지자며. 니가 나 질렸다며. 니가 다신 보지 말자며. 근데 왜 이래. 근데 여기서 뭐 하는 건데.


강다니엘
...미안해 여주야...네가 나에겐 없어서는 안 될 존재라는 걸 이제야 깨달았어...진짜 미안해...


강다니엘
미안해...너에게 안 좋은 말을 한 것도 너 말고 김예림 편을 든 것도 끝까지 상처만 남겨준 것도... 다 미안해...

여주
...


강다니엘
내가 너무 이기적이 였어...너는 나한테 꼭 필요한 존재였는데 내가 잠시 미쳤었나봐...


강다니엘
여주야...내가 진짜 많이 미안해...한 번만 용서해 주라...

여주
...고마워.


강다니엘
..?

여주
사과해 줘서. 고마워. 나에게 돌아와 줘서.


강다니엘
...

여주
나도 너 못 잊었어 아직. 아직 완벽히 못 지웠어. 그래서 다시 열 수 있어. 근데 니엘아.


강다니엘
...으응...

여주
다시 나한테 그런 상처 주지 않겠다고 약속해 주면 안 될까.


강다니엘
...당연히 되지. 약속할게. 다신 너한테 그런 상처 주지 않겠다고.

여주
...됬어 그럼. 이제 너한테 화난 거 없어.


강다니엘
...진짜 고마워 여주야...진짜 미안해...담 부턴 진짜 안 그럴게...나랑 다시 사귀어 줄래..?

여주
좋아.


강다니엘
고마워 여주야...사랑해.

사실 내 집 조차 기억 못 했던 니가. 나에게 큰 상처 만을 안겨 줬던 네가 미치도록 싫었다.

근데 저렇게 까지 사과하니 난 화를 못 내겠다.

내가 니엘이를 못 잊은 건 사실이니까. 아직 니엘이를 좋아하고 있었으니까. 난 또 니엘이가 다시 좋아져만 갔다.

*짧은 다니엘 시점*

헤어지자고 할 때도 넌 끝까지 내 생각을 해 주었는데

지금도 나에게 크게 뭐라 안 하고 다시 날 품어주는 너에 난 더 크게 미안해 진다.

내가 이런 너를 두고 뭘 했던 건지...진짜 내가 왜 그랬지...

여주에게 정말 많이 미안하고 또 고맙다.

진짜 진짜 고마워 여주야.

미안해.

그리고

사랑해

자까
끄아! 3697자!!! 많이 쓰긴 했는데

자까
똥글 탄생임니다...

자까
흐앙ㅠ 난 왜이리 글을 못 쓰냐...내용이 넘 이상하다...

자까
쨋든 오늘도 읽어 주셔서 감사함니다아!!!

자까
비 오는 날의 이별 번외 편은 소재가 잘 안 떠올라서 조금 미뤄 둘게요! (퍽(( 죄송합니다ㅠ

자까
감사함니다! 그럼 이만! 밥둥이들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