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운동화.
그깟 운둥화 치아라.


그깟 운둥화 치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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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잔하던 고 겨울날울 꽝 깨버린, 경적소리가 도로를 가득 메웠다.

끼 이 익-.

콰 앙-.

이미 멀리 날라가버린 고 아의 몸뚱아리가 쿵쿵 하며 땅바닥으루 힘없이 곤두박질쳤다.

쿨럭거리며 토해낸 피가 하얀 눈을 검붉다 못해 새까맣게 물들이구 나서야 그 아의 신음소리가 멈췄다.

끙끙- 고 아는 의식을 잃을때까지 오늘따라 얇아보이는 다리를 부여잡구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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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나.

가 요즘 따라 푹푹 쓰러져 대는 탓에 한숨두 뭇 자구 꾸박꾸박 졸아가마 지켰데니.

-내 고 도로에만 뛰들가지만 않았어두.

이제는 한없에 깊이룰 가늠할 수 없는 눈망울을 흐리멍텅하게 뜨마 꼴깍꼴깍 숨 넘어 간데는거 알까나.

- 씨팔, 씨팔!

고래, 고래. 내 잘뭇이다. 빨리 빨리 붕어빵 묵으라 뛰들어 오라꾸 뭐라한것두 내다.

- 왜, 왜 하필 내가!!

고, 고 달리기 유망주 네한테사 떨어뜨려 논 것두 나구. 고 지랄맞던 성격 조옺 같게 맨들어 논 것두 내다.

그니께, 태형아.

- 운둥화 한번만 신제.

- 고깟 운둥화 치아라!

씬으면 뭐할낀데, 뛰댕기지두 못할걸! 울구불구. 바락바락 악쓸 쓰가며 울부짖는 고 아에 코 끝이 시큰씨큰.

- 한, 한번만 신어바라.

아침에 미소를 띄가며 꾹꾹 눌러 묶은 운둥화를 내밀읐다. 퍽 하머 날아가부린 운둥화가 바닥에 나뒹굴었다.

- 아 악!

쨍그랑, 쨍그랑. 속수무책으루 떠러지는 화분둘을 피해 병실 밖으루 뛰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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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나]

태형이의 생일이기 땜시 꾹꾹 만둔 케이크를 갖구 병실루 걸어갈라 했다.

급히 걸려운 전화에 허급지급 귓가에 가즈다 대니.

[아?]

[누나]

[와]

[나, 나두 달리구 싶았는다]

고 멀쩡한 다리루 쌩쌩 잘두 튀어나가구 싶았는다. 울분을 토하는 태형이의 목수리가 쿠욱 쿠욱 귀에 박혔다.

씨팔, 뭣 때문에! 뭣 때문에! 살아있음 머해, 뛰질 뭇하는데!!

퍼억-.

케이크를 바닥에 던지듯 내려놓구 헐레벌덕 계단을 뛰올랐다.

응, 누나. 나두 뛰고 싶았아. 내 이래봬두 예전에 꽤 나가는 달리기 유망주였데?

내 소원 하나 있어라. 뭔지 아나?

점점 차오르는 숨아 헉헉 대마 계속 뛰올랐다

내 소원운,, 멀쩡한 다리루 한반만 뛰는게다.

근께, 막지마라.

콰 앙-.

옥상문을 열자마자 힘읎이 쓰러지는 물체가 건물 밖으루 떨어짔다.

멀리, 멀리.

바닥에 나뒹구는 핸드폰의 화면엔

누나

라는 글씨가 써있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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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아, 국화꽃 사이에 파묻인 빨간색 운둥화가 밝게 빛났다.

파르르 떨리는 속눈썹을 감은채 검은 치맛자락을 붙잡구 펑펑 울어대는 여주를 위로해주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태형아, 고 고요했든 심장이 네 앞에만 스면 세상을 뒤흔들 듯이 요동츴다. 태형아, 태형아.

그곳에선 잘 달리구 있니.]

여주의 손에 들려져 있던 종이 쪽지가 힘없이 꾸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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