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사랑하던 그때 그소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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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종
2018.06.17조회수 177

사랑했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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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물쭈물 하다가 그 소녀의 곁만을 빙글빙글 돌았다. 결국 다가가지 못 했다. 그 소녀와 나의 사이는 그러했다.

행우해 보이는 얼굴을 멀찌감치 떨어져 응시 하고 있으면, 응 그냥. 괜한 질투심에 애꿎은 돌멩이만 툭툭 찼다.

참으로 잔혹하기 그지 없었다. 이 비련의 남주인공은 그저 그 소녀의 얼굴을 기억해버리곤 결국엔 울음을 토해냈다.

애석하기만 한 그 소녀와 자신의 사이를 원망하며, 우두커니 지켜만 보는 자신을 한탄하며 그렇게 매일매일 지냈다.

이 비루한 소년이 그 소녀를 사랑했다.

그 소녀의 이름을 달고 살았고, 그녀의 손끝에서 시작하는 행동 하나하나에도 온 신경을 곤두세웠다.

그러다 문득,

나같은 사내는 그 소녀를 사랑할 자격이 없다.

현실을 직시했다.

아아, 한 번 응시한 현실을 되돌릴 수 없는 것인가. 또 멀리서 그 소녀를 불러본다.

이 보잘 것 없는 것은 감히 그 소녀를 품었다.

상스러운 욕망만이 들끓고 있는 사내는 생각했다. 그 소녀를 묻어야 겠다고.

멀쩡한 심장을 난도질 하면서까지 그녀를 가슴에 묻었다.

끝없이 토해내던 사랑이 일시적으로 멈췄다.

제발, 일시적인 것이 아니라 영원한 것이길.

그렇게 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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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천한 사내는 그 소녀를 사랑했다.

볼품 없었던 그 소녀는 그 소년을 품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