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겨울밤.
쓸데없이 누군가를 기억하구 싶은 겨울밤이야.

독종
2018.05.26조회수 87

쓸데없이 누군가를 기억하구 싶은 겨울밤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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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의 시작이라는 듯이 영하의 온도를 뚫고 하늘에서 순백의 조각들이 하늘하늘 떨어져내렸다.

그리곤, 심장을 쥐어짜는 듯한 고통과 함께 내뱉은 검붉은 핏덩어리를 소복소복 덮었다.

핏자국 뿐만이 아니라 단란한 가족이 사는 주택의 지붕을 덮기도 했고, 길가에 세워져 있는 세발자전거를 감싸기도 했다.

뽀득뽀득 소리를 내며 밟혀가는 눈들이 꾸욱 눌려 발자국의 모양을 나타내었다.

쿨럭. 또다시 튀어나오는 붉은 피에 새하얀 눈들이 빨갛게 변해갔다.

붉게 충혈된 눈으루 힘없이 쓰러져있는 그에게 시선을 옮겼다.

아, 다행이네.

차갑기만 한 온도에 새빨갛게 시린 손가락을 쫙 펼쳐 훑었다.

곧 있으면 떠나겠네.

그래, 지민아.

나는 이 차디찬 겨울에서 너를 기다릴게.

12월 어느날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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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아-. 내뱉어진 입김이 하얗게 응고되었다 분해되었다.

춥기만 한 겨울밤은 낭만을 담기 좋은 때였다.

근데, 왜 이렇게 슬프지.

..오늘 무슨 날이였나.

껌껌했던 핸드폰을 켜 날짜를 확인했다.

12월 21일.

...일정도 없는데.

괜히 담배 한 개비 꺼내 입에 물었다.

오늘따라 쓸데없이 누군가를 기억하구 싶은 겨울밤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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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살리려 막 뛰어든 덕분에 기억상실증으루 끝났네. 아무것두 모르는 나는 너를 영원히 마음속 어딘가에 묻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