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ZIP
사과맛 이면


학생 시절, 학교를 아무리 오랫동안 다녀도 적응이 되지않는 한 가지. 시험이다

일 년에도, 한 학기에도 여러 번 있는 시험이지만 볼 때마다 좋지만은 않은 기분을 떨쳐내기는 힘들다.

그만큼 학업적 스트레스도 늘어나고. 시험을 망쳤다는 생각에 기분 전환으로 혼자 노래방이나 갈까 싶었다.

굳이 혼자 가는 이유는 같이 갈 친구들은 많지만 그 아이들은 나와 비교가 됐다.

어린 시절부터 함께 올라왔던 아이들이지만 어쩔 수 없는 대한민국의 교육방식으로 이미 그들은 나의 적이 됐다.

아무도 믿을 수 없게 돼버리고 말았다.

날마다 나라를 욕하고 원망했지만 돌아오는건 그에 대한 대가였다.

나라를 욕할수록 나만 손해였고, 결국 받아들여야했다. 아니, 받아들이는 척이라도 해야했다.

나라가 죽으라면 죽는 시늉이라도 해야 내가 살아남을 수 있었다.

김여주
“... 후.”

할 말이 없었다.

나도 모르게 나오는 짙은 한숨만이 내 기분을 표현해줬다.

김여주
“이번엔 또 얼마나 깨지려나-.”

학창 시절에 그런 아이들 있지 않았는가. 중상위권들을 받쳐주는 하위권. 반에 서너명 정도 있는 그 아이들.

그들 중 한 명이 여주였다.

아, 그런 여주가 싫어하는 타입이 있다.

공부 더럽게 잘하는데 인성도 좋아서 선생님들로부터 편애받는 재수없는 놈들.

예를들어 전교 1등이나 반 1등, 반장.

여주는 초등학생 때부터 시행하는 학급임원선거에는 죽어도 나가지 않았다.

초등학교 때는 평타를 치는 여주였다.

그래서 선생님들이나 부모님으로부터 학급임원출마 권유를 받아왔었고.

여주는 사교성이 넘쳤었다.

뭐, 초등학교 시절 학급임원 선거는 대부분 인기투표잖아.

이 생각 저 생각을 하면서 애꿎은 돌만을 차다가 어딘가에 부딪혔다.

꽤 딱딱해서 머리가 아팠지만 나무나 전봇대 같은 딱딱한 느낌은 아니었다.

눈 앞을 보자 담배를 피고있는 남학생이 보였다.

우리 학교 교복이었다.

명찰에는 익숙한 이름이 보였다.

정신이 퍼뜩 들며 눈 앞을 보자 지겹도록 봤던 얼굴이었다.

김여주
“... 반장?”


박지민
“...?”

김여주
“너 담배 펴? 너 반장이잖아...!”


박지민
“그런데?”

김여주
“... 뭐?”


박지민
“뭐, 내가 정말 착해빠진 곰탱이 같은 앤줄 안거야?”


박지민
“그냥 대학 가서 사람 취급이나 받으려고 이러는거지.”


박지민
“이 세상은 돈이랑 대학만 알아주거든.”


박지민
“알잖아. 나같이 가난한 애들은 인간처럼 대우도 안 해주거든.”

김여주
“…”


박지민
“할 말 다 했지? 그럼 이제 좀 꺼져줄래?”

김여주
“그런데?”


박지민
“뭐?”

김여주
“인간 취급도 안한다고 혼자 담배나 몰래 쪽쪽 피면서 시위라도 하는거야?”

김여주
“그런다고 안 변하잖아. 너 건강만 나빠져.”

이 말을 끝으로 여주는 지민이 피던 담배를 뺏어 하얀 운동화로 밟았다.

운동화의 바닥 부분은 재가 묻어있었다.

김여주
“세탁비는 너가 담배 끊고 내 사탕 받아주는걸로!”

여주는 작은 막대사탕을 꺼내 억지로 지민의 손에 넣고 감싼 뒤 반대 방향으로 뛰었다.


박지민
“... 뭐야 쟨.”


박지민
“... 취향도 참 지 같네.”

지민은 사과맛 사탕의 포장지를 까 입에 넣으며 여주가 떠나간 곳을 바라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