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ZIP
신혼일지


큰 더블침대,

그런 더블침대에 꼭 껴안고 누워있는 두 명의 남녀.


이여주
오빠... 벌써 일어났어?


전정국
응? 방금 일어났어-.


이여주
오빠는 어찌된 게 방금 일어났는데도 잘생겼어?


전정국
네가 더 예뻐.

여주의 이마에 쪽 소리나게 입을 맞추고 하얀 이불을 옆으로 밀어낸다.


전정국
밥 해놨어. 밥 먹자.


이여주
뭐야, 방금 일어났다며!


전정국
여주 자는 거 보느라 다시 누웠지-.


이여주
이궁... 근데 맛있는 냄새 난다. 뭐 했어?

방금 일어난 부스스한 머리로 그대로 기지개를 피는 여주다.


전정국
그냥 오므라이스. 어제 오므라이스 먹고 싶다고 노래를 불렀잖아요 마누라야.


이여주
사랑해 오빠.


전정국
내가 더.

삐죽삐죽 올라온 여주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둘은 서로를 안았다.


이여주
나 배고파-, 이거 놔 줘어.


전정국
안고 먹자.


이여주
오구오구 언제 이걸 다 했어, 혼자서...


전정국
뭐 어때, 여보가 먹을건데.


이여주
어라라? 이 오빠가 자꾸 나 꼬시네?


전정국
이렇게 너 꼬셔서 결혼까지 했잖아요-.


이여주
너무 잘생겼어 진짜...


전정국
여보는 내 얼굴만 보고 결혼한 거야?


이여주
연애는 얼굴만 보고 하긴 했지...


전정국
여보야...

꽤나 상심한 듯한 얼굴이다.


이여주
근데 결혼은 오빠 마음 보고 했어.


이여주
오빠가 언제 나 버리고 튈지 모르잖아.


전정국
내가 널 왜 버려.


전정국
평생 안고 살거야.


이여주
그러세요-.

밥을 다 먹고 과일이나 먹자 싶어 사과를 깎았다.


이여주
오빠 있잖아, 난 요즘 에스파에 윈터 되게 사랑스럽더라.


전정국
윈터? 윈터가 누군데.


이여주
저기 귀엽게 생기고 말투 동글동글한 애-.


이여주
난 다음생엔 남자로 태어나서 윈터랑 결혼할 거야.


전정국
그래? 그럼 난 윈터로 태어나지 뭐.


이여주
다음생에도 나랑 결혼하고 싶어?


전정국
응. 엄청.

시선은 사과에 고정한 채로 여주의 말에 묵묵히 대답하는 정국이다.


전정국
내가 누구로 태어나든 다시 너랑 결혼할 거야.


이여주
어디서 이런 남자가 나한테 왔지.


이여주
난 진짜 복이 많나봐-.


이여주
오빠랑 결혼도 하고.


이여주
근데 오빠, 난 그래서 내심 불안해.


이여주
너무 행복하면 그 끝은 너무 아플까봐.


전정국
네가 아프면 나도 같이 아플게.


전정국
평생 함께할테니까,


전정국
너만 아플 일 없게 할게.


전정국
여보야.


이여주
응, 여보야.


전정국
사랑해.


이여주
내가 더-.

그 뒤로 둘은 부드럽게 입을 맞췄다.

세상이 변해도,

주변이 변해도,

우주가 변해도

우리의 사랑 만큼은,

변하지 않길 조심스레 기도해본다.

있잖아,

정말로

사랑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