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장님, 남의 일에 신경 꺼"
싸가지 전정국_21


드르륵-

여주가 먼저 문을 열고 들어와 재빨리 자신의 자리에 앉았다.

그 뒤로 정국이 호주머니에 손을 넣은 채로 느긋하게 걸어와 여주 옆에 앉았다.

당연히 선생님의 꾸짖음은 덤이었다. 하긴 수업 자체를 빼먹은 학생에게 쓴 소리 안 하는 선생은 없는 노릇이니까.

정국도 그에 별 타격감 없는 듯 고개만 대충 끄덕거리고 고개를 돌려버렸다. 그러고서는 놓친 필기를 열심히 하고 있는 여주의 필기하고 있는 손의 반대 손을 잡고 책상 밑으로 내린다.

정여주
'야, 뭐 해...!'


전정국
'책상 위에서 잡지 않는 걸 감사하게 생각해.'

여주는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고, 정국은 태연하게 웃으며 여주를 바라보았다.

띵띠리띵띵띵-

결국 수업 내내 손을 놓지 않고 있던 둘. 종이 치기만을 여주의 반 앞에서 기다리고 있던 윤기가 그 모습을 본다. 그러고서는 종이 침과 동시에 뒷문을 활짝 열며 여주를 불렀다.


민윤기
"정여주 나와."

정여주
"오빠?"

여주가 황급히 손을 놓았다. 윤기 특유의 낮은 중저음이 교실 안에 울려 퍼졌고, 정국과 여주가 동시에 뒤로 돌아보며 일어섰다.


민윤기
"전정국은 그대로 자리에 앉고."

여주가 정국에게 살풋 웃으며 다녀올게 하고 교실 밖으로 나가 윤기의 뒤를 따른다.


민윤기
"정여주 실망이다."

정여주
"응?"


민윤기
"너 전정국이랑 사귄다면서 여태 오빠한테 사귄다는 소리 한 번 없더라."

윤기가 삐딱하게 벽에 기대어 팔짱을 끼더니 여주를 응시하며 툴툴거린다.

정여주
"어? 어떻게 알았어?"

여주가 놀란 듯 눈을 크게 뜨며 말했다. 그에 윤기가 뒷주머니에서 휴대폰을 꺼내더니 여주의 눈앞에 들이민 것은 다름 아닌 정국과 주고받은 카톡 내용.

사귄다느니, 심지어 키스까지 했다느니. 텍스트로도 정국의 말투가 묻어 나왔다.


민윤기
"이제 사귀니까 오빠는 안중에도 없다 이거냐. 이거 서러워서 살겠어?"

여주가 잠시 망설이더니 애교인 셈 치고 윤기를 꽉 끌어안았다.

정여주
"에이, 그런 거 아니야. 부끄러워서 말 못 했어. 다음부터는 꼭 할게."

그러자 여주의 뒷덜미를 잡고 떼어내는 한 사람.


전정국
"이런 스킨십은 삼가 주시죠."

정국이었다.


김태형
"어제 홈 데이트는 즐겁게 하셨어?"

지나가다 마주친 태형이 짖궂게 웃으며 물어본다. 그 말을 들은 윤기는 더 화가 나서 미칠 지경이다.


민윤기
"집에 단둘이 있었냐?"

정여주
"아니 오빠 그게 아니ㄹ..."


김태형
"아주 그냥 전정국 눈에서 꿀이 뚝뚝 흘러내리던데~"

그때 8반 아이가 여주를 큰 소리로 부른다.

"반장! 국어 수행평가 번호대로 정리해서 교무실로 제출하래!"

그와 동시에 지나가던 한 학생들이 서로 대화를 주고 받는다.


예림
"쟤가 배주현이 말했던 그 8반 반장 아니야?"


장원영
"응? 여주가 왜?"


수영
"앞에서는 모범생, 뒤에서는 여우짓. 뭐... 그렇다던데, 주현이 말로는."

그 소리는 바로 뒤에 있던 여주의 귀에 날아와 꽂혔고, 왜인지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

좋지만은 않은, 그런 감 말이다.

* BEHIND_비하인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