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나 좀 데려가줘요 ... [세븐틴]

#45 누가 나 좀 데려가줘요 ...

순영은 학교도 다니고 하면서 잘 살고 있는 동안 ..

멤버들은 .. 그다지 잘 사는 것 같진 않았다

아니 뭐 가족같은 애 하나가 떠나갔으니 잘 지내는게 이상한 거겠지

있을 땐 몰랐는데 떠나보내고 보니 온통 못해준 것 같아서 슬프겠지 ..

근데 진짜 후회는 더럽게 무섭더라

마음으로 너무 아파서 죽을 것 같은데 어쩔 방법도 없고

멤버들이 몇날 며칠을 스케줄 소화도 못할만큼 거의 폐인이 되어있었어 ...

어떻게든 순영과 이야기해 보려고 수를 써봤었지만

번호는 이미 바꾼 것 같고 , 인스타도 이미 우리를 차단해 논 상태에

다른 SNS를 다 뒤져봐도 순영은 보이지 않았다 ..

아무리 전화를 걸어보고 메세지를 보내도 ..

이미 순영은 마음을 돌린 후 인가보다

그 때 순영 -

꺄르륵 꺄르륵

밝게 웃는 훗날 고딩들 ..

뭐 어디서나 다 웃으면서 지내는 건 똑같은 것 같네

뭐 알다시피 저 웃음소리는 순영이다

멤버들이랑 저렇게 웃어본건 또 언제였는지 ..

이렇게 가끔 슬픈 생각에 빠질 틈이면

애들이 옆에서 말을 걸어주고 , 떠들어주는 바람에

진짜 생각날 틈도 없이 떠들썩하게 지냈다

솔직히 학교가 약간 걱정되긴 했었다

아직까지 작년의 내 학교에 대한 기억은 끔찍했으니까 ..

그치만 생각보다 .. 아니 훨씬 더 재밌는 것 같다

애들이랑 수업시간에 몰래 폰으로 카톡도 돌리면서 놀다가

쉬는시간엔 다같이 몰려 앉아서 수다 떨고 ,

점심시간 5분전엔 책상에 다리한짝 빼놓고 종 치길 기다리다가

부리나케 달려가다가 넘어지는 것 ..

그런 사소한 하나하나가 다 너무 재밌다

진짜 드라마나 영화에서 보던 같잖은 장면들이

지금 그걸 내가 하고있다고 생각하니 너무 재밌다 진짜

그렇게 여느때처럼 수업시간에 몰래 애들이랑 페메하고 있었는데

형들에게 문자가 온 적이 있다

아 물론 한 두번은 아니다 거의 매일 ..

가끔은 전화도 오는 것 같고 ..

처음엔 받아볼까 하다가 일단 기다려보기로 했다

그러다가 문자도 읽어봤는데 ...

솔직히 처음엔 당연히 문자 내용들이 "갑자기 왜 나갔냐" "다시 돌아와라"

기껏해야 저런 문자이려나 했었는데 ...

아니더라고 ....

제일 많이 보이는 말은 미안해였고 ,

자기들이 잘 못했으니 한 번만 와서 얘기라도 들어달라 ..

우리랑 얘기하기 싫은 건 알겠지만 ... 변명 같아 보이는 거 알지만 ....

뭐라도 말해주고 싶다고 , 너 혼자 너무 슬퍼하고 괴로웠던 것 같다고

다 미안하고 후회한다며 나한테 사과하는 내용이였다

순영 image

순영

.....

순영 image

순영

쌤 ... 저 잠만 화장실 좀

하며 급하게 후다닥 교실을 뛰쳐나갔다

뭐 누구나 아는 사실이겠지만 진짜 화장실이 가고 싶었던 건 아니지

단지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했을 뿐이다 ...

그냥 아무렇지도 않은데 .. 혼자 있고 싶다

이젠 나와 다른 사람들이고 잘 살아가려 했는데

이렇게하면 어떡해 ....

난 어떡하라고 ...

미친 듯이 흐르는 눈물을 보여주기 싫어서 뛰쳐나왔다

그게 맞는 말인 것 같네

문자 괜히 읽었나봐 ...

그냥 잘 살아가고 싶었는데 .. 생각해보니

애초에 형들이 없는 나는 잘 살 수 없었던 걸까

아무렇지 않다는건 .. 거짓말인가보다

그냥 .. 조금 아니 많이 .. 아주 많이 슬프다

생각해보니 이 문자는 온지 꽤 됐었다

내가 숙소에서 나온 다음날쯤 ...

그래 지금쯤은 잘 있겠지 ...

하며 나를 거의 세뇌하다 싶이 그 사람들을 내 머릿속에서 잊으려 노력했다

그런 사람들은 나와 어울리지 않는 존재니까

단지 ... 나 혼자만 많이 그리워하며 살아야겠다

빨리 밝은 모습으로 티비에나 나와줘요 ..

옛날의 어린 권순영이 보던 당신들이도록

나에겐 한 없이 멋진 사람들이여야해요

나만 평생 좋아하고 있을테니까 잘 살아요 형들 ..

하며 마음 정리를 다 끝냈지 뭐

대충 저런 말들로 답장이라도 보내볼까 하다가

연락하는 건 아닌 것 같아서 그만뒀지 뭐 ...

오늘은 조금만 울고 있을게 ..

딱 ... 오늘까지만 슬퍼하자 권순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