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기념 특별편
*크리스마스 홈파티 「사랑해줄게, 나쁘게.」


🍈♬-「노 스피릿 - 살짝 즉흥 연주」


10:53 PM
_늦은 밤,


김태형
짠-


정여주
짠_ㅎ

_어두운 붉은 빛의 액체가 담긴 유리잔을, 서로의 유리잔에 맞대어보는 두 사람.


정여주
살다 살다 와인잔에 포도 주스를 넣어 마실 줄이야.ㅎ

_한 모금 마시고, 탁자에 내려놓은 여주는 피식_ 웃음을 짓는다.


김태형
그래도 색깔은 제법 와인 같지 않아?ㅎ


정여주
그쵸_


김태형
일 년에 하나뿐인 날을_


김태형
맨정신으로 보내는 게 조금 아쉽긴 하지만-


김태형
꼬물이 태어나고 다음 해에는 꼭 와인 마시는 걸로.ㅎ


정여주
좋아요-


정여주
아, 서우는... 자겠죠?


김태형
오늘 아침 일찍 일어나서 저거 만드더니,


김태형
아마 뻗어서 자고 있을 거야_

_태형의 손가락이 향하는 곳을 따라 시선을 옮기면,

_보이는 창가 쪽의 미니 크리스마스 트리.


정여주
아, 저기 달려있는 것들?


김태형
응, 아까 막 꾸미고 있던데.ㅎ

_밋밋한 초록빛의 잎사귀에, 하얀 크리스마스 리스는 물론이고, 별 조각과 형형색색의 메시지 카드까지.

_조금은 서툰 감이 없지 않아 있지만, 서우의 노력은 여러모로 느껴지는 트리다.


정여주
예쁘네_


김태형
저기 알전구도 걸어놨어_ 내가.


정여주
아, 정말?


정여주
어디 보자-ㅎ

_자리에서 일어나서, 전구의 전원을 키러 가는 태형의 뒤를 따라 발걸음을 옮기는 여주.






정여주
···세상에, 가까이서 보니까 더 예쁘네.


정여주
이걸 서우가 혼자서 다 했다구요...?


정여주
대단한데...?!


김태형
김서우가 꾸미는 거엔 소질이 있지_

_딸깍, 말하고 있는 동시에 그가 전원 스위치를 ON으로 전환시키면_ 환한 조명이 거실을 비춰준다.


정여주
예쁘다-

_트리 앞에 자리를 잡고 앉은 여주는 구석구석 살펴본다.

_그런 여주를 흐뭇하게 바라보며, 덩달아 옆자리에 앉는 태형이고.


김태형
내년이면 꼬물이랑 크리스마스 보내겠네_


정여주
그렇겠네요ㅎ


정여주
그러면 우리, 내년에는 집에서 있지말고 여행 가는 걸로 해요_


김태형
나야 찬성_


김태형
단, 여보 몸이 건강해지면.


정여주
응?


김태형
들었어, 출산 후에도 후유증이 남는 산모가 많대.


정여주
아ㅎ 벌써 그런 것까지 익혀둔 거예요?


김태형
그럼. 이제 나도 두 아이의 아빠인 걸.


김태형
내가 옆에서 많이 도와줄게, 그러니까 여보는 너무 걱정하지 마.


정여주
알았어요- 태형 씨만 믿을게ㅎ


김태형
좋아,


정여주
이제 다시 저기로 가요, 우리.ㅎ


김태형
어어, 일어날 수 있겠어?

_여주가 일어날 수 있도록, 손과 그녀의 허리를 받쳐주는 태형이다.



탁-

_태형이가 거실 불을 끄자, 크리스마스 트리의 전구만이 이 곳을 밝혀주게된 지금.


정여주
···좋다ㅎ


정여주
와서 앉아요_


김태형
이게 훨씬 나은 것 같지?


김태형
연휴라는 게 이제야 실감나는 것 같고.


정여주
끄덕이며-] 맞아요-

_그때, 태형이를 향해 와인잔을 들어보이는 여주에- 태형 또한 자신의 앞에 놓인 잔을 든다.


김태형
왜 나 취하는 것 같지...ㅎ


정여주
피식-] 포도주스 마시고?


김태형
응_ㅎ


정여주
그럴 땐, 과일을 먹어요-


김태형
먹여줘-

_접시에 놓인 청포도를 한 알, 그의 입에 넣어준다.


김태형
오물오물-]


김태형
여보도 먹어봐_

_이번엔 태형이가 여주에게.


정여주
으음~ 괜찮네-


김태형
꼬물이 입맛에도 맞대?


정여주
엄청 좋아하는 것 같은데요-ㅎ


김태형
다행이네,


정여주
꼬물이가 마음에 들어하는 게 아니라...


정여주
내가 좋아하는 것 같기도 하고.ㅎ


정여주
아-- 어떡하지.


정여주
요즈음 다 맛있어서 큰일이네.

_청포도를 한 알씩 먹으면서도, 땅 꺼져라 한숨을 쉬어대는 여주에, 태형이가 웃지.


정여주
뭐예요, 왜 웃어요-


김태형
진짜 나도 큰일이다.ㅎ


정여주
응? 뭐가?


김태형
만난 지 1년이 다 되어가는데...


김태형
게다가 이제 부부도 됐는데...


김태형
너무 떨려, 너 볼 때 마다.


정여주
피식-] 거짓말-


정여주
하나도 안 떠는 것 같던데?


정여주
완전 능글맞고, 여유롭더만-!


김태형
내가 그러는 척 하는 거지_


김태형
너 볼 때면 내가 진짜 실수할까 봐 조마조마한다니까.

_얼굴까지 달아올라서는, 여주와 눈을 마주치지 못하며 말을 이어가는 태형이가 그저 재미있는 여주다.


김태형
···무튼, 진짜 네가 좋아서 큰일 났다는 소리야.


정여주
피식-]


정여주
고마워요,


정여주
내가 어떤 모습이든 좋아해 줄 사람이 있어서 얼마나 다행인지 몰라.

어쩌면,

너라는 사람이 있어 온전한 내가 될 수 있는 게 아닐까.

너라는 사람이 있어_

오늘조차도 이렇게 내가 사랑받는 사람이라는 걸 느낄 수 있다.

영원이란 말을 믿지 않던 나에게_

영원이란 말을 신뢰할 수 있도록 해준 사람.

너라면 어떤 길이든 걸을 수 있을 것만 같다.

그게 험한 길이든, 좋은 길이든 간에.


_그 말을 끝으로, 서로를 다정하게 바라보며 달달한 이야기를 이어가는 두 사람이지.

_정말이지, 세상 달달함이란 달달함은 이들이 다 가져갔다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_그들에게도, 이 달달한 순간이 영원히 기억되기를.

_앞으로 두 사람이 맞이하게 될 순간에는 늘 조금씩의 행복이 따라주기를.

_그리고, 온전한 가족으로써의 화목한 삶을 살기를.

_조심스레 소망하게되는 날이다.



모두들 안전하게 보낼 수 있는 크리스마스 연휴 되세요🎄

늘 건강하세요, 여러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