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기념 특별편
*검사님, 하룻밤만 나 재워줘요



세계관 충돌 제 1편.

검사님, 나 좋아해요? + 하룻밤만 나 재워줘요

검사 김태형 & 변호사 서여주 + 연예인 전정국 & 회사원 박여주


++ 해당 작품을 읽으셨다면, 이해에 더 도움이 되실 거예요😉



서여주
…지금 제 눈이 의심되는 부분인데.


박여주
아…. 많이 놀라실만… 하죠.

지금 이 상황이 무슨 상황이냐, 하면- (서)여주가 죽은 줄로만 알았던 정국을 만나게 된 상황.

이미 세상에는 죽은 자로만 알려져 있던 이가, 눈앞에 나타난다면 뒤로 넘어갈 수밖에.

서여주
검사님… 나 지금 꿈 꾸는 건가?

(서)여주 옆에 있던 태형이는 여주 볼 살짝 꼬집어서 쭈욱 늘어트려보겠지.


김태형
꿈 아니야.

서여주
그렇지…. 꿈 아니죠….

급기야 (서)여주 눈에는 눈물이 대롱대롱. 정국을 응시하면서 말을 이어나가는 그녀다.

서여주
제 후배 중에서도… 동명이인 있거든요. 정국 씨랑.

서여주
게다가 닮은 편인데… 역시, 연예인은 다르네요. 진짜 잘생기셨어요….

서여주
…제가 진짜 매우, 정말 팬이었습니다...

이렇게 살아계셔서 얼마나 다행인지 몰라요. 거의 오열을 할 기세인 (서)여주에, 태형이 은근 시샘 나서 목소리를 가다듬었다.


전정국
…아, 감사합니다.


김태형
우선, 인사는 이쯤하고 앉으시죠.

태형은 서있는 여주와 정국이를 테이블 앞 의자로 이끌었다. 법적 소송 관련해서 할 문의가 있으시다고….


서여주
아 참… 그랬죠.


박여주
그… 다름이 아니라,

정국의 눈 한 번 마주치고, 태형의 눈 한 번 마주친 여주가 조심스레 서류 봉투 하나를 꺼내들었다.

맞은편에 앉은 태형과 (서)여주는 그걸 받아들었고.

서여주
…이게, 뭐예요?


박여주
서류에도 다 설명이 되어 있긴 할 거예요.



박여주
저희가 지금 준비하고 있는 일이 하나 있어서요….

서여주
준비하는 일이요?

천천히 고개를 끄덕인 (박)여주가 말을 잇기도 전에, 태형과 함께 서류를 보던 (서)여주의 표정이 점점 일그러졌다.


서여주
…내가 아는 사람 맞아요?


박여주
…네. 잘, 아실 거예요.

서여주
……진짜 이 모든 걸 이 사람 혼자 다 했다고요?

서여주
대중에게 비치는 이미지랑… 달라도 너무 다르잖아.

서류를 유심히 읽어내려가던 태형. 안 그래도 차갑게 비춰지던 얼굴이, 더 식어가기 시작했다.




김태형
…김한진, 이미 아는 사람들은 다 알던데.

태형의 의미심장한 말에, 세 사람의 시선은 동시에 태형을 향했다.


박여주
다… 알아요?


김태형
네, 웬만한 법조인들은 모르는 사람 없어요.


김태형
워낙 뒤 구린 걸로 유명한데, 그렇다고 건드리기엔… 사회적 평판이 너무 좋은 사람이라.

웬만하면 김한진 관련된 일에는 빠지려고들 하죠. 암묵적인 룰이라고 해야 하나. 태연하게 말을 이어가는 태형인 반면, 옆에서 그 말을 듣고 있는 (서)여주의 눈은 동그랗게 커졌다.


서여주
…나만 몰랐어?


김태형
…몰랐어?

서여주
응…. 나 방금 처음 알았어.

괜찮아, 알아서 뭐 좋을 거 있다고. 여주 머리 쓰다듬어주며 그녀에게 시선 고정하던 태형은 이내 정국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김태형
…그럼 애초에 소속사 입사할 때부터 사이가 안 좋았던 겁니까?


전정국
그렇진 않습니다. …한때는, 친구 사이기도 했어서.


생각지 못했다는 듯, 눈썹을 치켜세운 태형이 서류에 적힌 것들을 모조리 읽어 내려갔다.

그러던 도중… 누군가의 핸드폰에서 울리는 전화.



김태형
…잠시, 실례하겠습니다.

전화 좀 받고 올게. 제 애인 한정, 다정한 목소리로 속삭인 그는 핸드폰을 들고 이곳을 나섰다.

그리고 태형이 완전히 이곳에서 사라지는 걸 기다리던 (박)여주…. 그가 나간 후에, 제 앞에 있는 여주에게 말했다.


박여주
두 분… 만난 지 조금 되셨죠_ㅎ

서여주
아, 저희요?

아니나 다를까, 쑥스럽다는 듯이 얼굴까지 붉어지며 웃는 (서)여주. 저희야 한 2년 됐나…. 그것도 잠시, 여주에게 역질문을 해왔다. 두 분도 연인 사이 맞으시죠…?

서여주
정국 씨께서… 여주 님을 바라보는 눈빛부터가 다르시던데요-.





박여주
아….

테이블 밑으로 손깍지 끼고 있던 두 사람. 정국이는 이미 여주 바라보는 눈빛에서 꿀 뚝뚝 떨어지는 중.

최대한 여주는 무덤덤한 척 하려 하는데… 정국이는 대놓고 좋아한다는 티 다 내니까 여주는 뭐라 할 수도 없고.

서여주
…아ㅎ 두 분도 잘 어울려요.

서여주
만난 지는, 얼마 정도 되신 거예요?


박여주
어… 몇 주 채 안 됐을 거예요. 우리 몇 일 됐지?


전정국
……28일.

일수까지 빼먹지 않고 기억하는 정국이 보며 (서)여주 홀로 생각했다. 사랑꾼이셨잖아, 완전?


그때 마침 이곳으로 들어오는 태형. 자기가 있을 때와는 또 다르게, 왜인지 모르게 그들 서로에게서 느껴지는 친밀감에 무슨 대화를 나눴는지 여주에게 묻고.

서여주
별 이야기 아니야-.

서여주
누구랑 통화했어?


김태형
아는 후배. 물어볼 게 있대서.


다시금 자리에 앉은 태형은 (박)여주가 건넸던 서류를 다시 한 번 읽어보더니 입을 열었다.


김태형
…조금 어렵긴 하겠네요, 워낙 죄명이 많은 사람이라.


박여주
그 죄명이 모두 적용된다면…


박여주
그 사람, 징역 선고는 어느 정도 받을까요?


김태형
재판을 해봐야 알겠지만, 지금 명시되어 있는 것들로만 봤을 때에는…


김태형
10년 가까이 나오지 않을까 싶네요.


박여주
…생각했던 것보다는, 적네요.


김태형
이 사람이, 미리 정신과 처방을 받아온다거나 하면 감형의 가능성도 있거든요.


박여주
그렇죠….



···



박여주
오늘 너무 감사했어요. 덕분에 도움 많이 됐습니다-.

(박)여주는 태형과 (서)여주를 향해 방긋, 웃어 보였다. 그런 여주를 지켜보던 정국이도 이내 미소를 머금었고.

서여주
아니에요, 여주 씨. 도움 필요하시면 언제든지 연락만 줘요.

서여주
제가 처음부터 끝까지 다~ 도와드릴게요.

아, 정말요? 사교성 좋은 (서)여주의 모습에, (박)여주가 푸스스- 바람 빠지듯 웃었다. 정말 기분 좋을 때 나오는 웃음이었다.


서여주
그나저나, 꼭… 좋은 결과 있으시길 바라요. 두 분.

(서)여주는 (박)여주의 손을 살며시 감싸듯이 잡았다. 도움 필요하면 정말 언제든지 연락해요. 내가 변호라도 설 테니까.

서여주
전정국 씨도.

서여주
꼭- 못다 이룬 복수 다 하시고, 시원하게 끝내세요.

네, 그럴게요. (서)여주를 향해 웃어보인 정국은 고개를 끄덕였다. 두 사람 사이에 알게 모르게 다정한 분위기가 오고 가면… 어김없이 태형 등장.


김태형
시간이 많이 늦었네요. 두 분 얼른 들어가 보세요.


박여주
아, 지금이… 몇 시죠?

서여주
그러네. 많이 늦었네요, 벌써 10시다.

우리 무슨 이야기 한다고 시간이 이렇게 갔지…. 홀로 중얼거리던 (서)여주는 아쉬운 표정으로 인사를 건넸다.

서여주
조심히 들어가세요, 두 분.

서여주
차는 가져오셨어요?


박여주
아, 네! 공용 주차장에 있어요-.

서여주
그래요, 운전 조심하시고- 꼭 좋은 결과로 다시 뵐게요.


박여주
네-ㅎ 여주 씨도 조심히 들어가요.


박여주
태형 씨도요. 오늘 고마웠어요.


김태형
아닙니다. 뭘 이런 걸 가지고….

누가 봐도 이런 감사 인사가 어색한 사람 마냥, 고장 난 로봇처럼 목덜미를 긁적이던 태형.

이내 정국을 보더니 말했다.




김태형
정 고마웠으면, 다음번에 술이라도 사요.

머지않아 시선도 다른 곳으로 돌린 그는, 이 상황이 어색한지 계속해서 목을 가다듬기만 할 뿐.

그런 태형을 보던 정국이 알게 모르게 픽, 웃더니 대답했다.


전정국
그러죠, 뭐.

편한 날에 부르세요. 흔쾌히 승낙한 정국이었다.




Q. 박여주 님과 전정국 님을 만났던 오늘의 소감

서여주
두 분 다 말이 없으시길래 친해지기 어려운 줄 알았는데, 그래도 나름 말이 통하는 구석이 제법 있었거든요.

서여주
친해지기 반…은 성공한 것 같은데요?


김태형
서 변만 그렇게 생각하는 거면 어떡해.

서여주
…설마.


Q. 김한진은 앞으로 어떻게 될까요

서여주
그냥 한 번에 갔으면 좋겠어요.


김태형
어디를?

서여주
저-기 지옥 불구덩이로.

서여주
그거 완전 질 나쁜 놈이던데.


Q. 다음에도 넷이서 만날 의향이 있는지

서여주
두 분만 찬성하신다면야, 저희는 뭐 당연히….

서여주
그렇죠?


김태형
그렇죠.

(여주 보는 눈빛에서 꿀 뚝뚝 떨어지는 중)


Q. 네 분 전화번호 교환은 하셨는지

서여주
그럼요. 진작에 다 했죠.


Q. 두 분 애정 전선에는 이상이 없나요

서여주
저희야 뭐… 너무 이상이 없어서 탈이죠.

서여주
그렇죠, 검사님?


김태형
맞죠, 변호사님-.


Q. 왜 안 헤어지시는지(?)


김태형
…무슨 질문이 그래요.


Q. 앞으로 두 분이 살아가기로 한 어떠한 방향이 있다면

서여주
본업에 충실해야죠, 충실하고…

(태형과 눈을 마주치는 여주)

서여주
……말해도 되나?


김태형
……글쎄.

Q. 말해주세요

서여주
…어, 그러니까

서여주
내년 안에- 저희 결혼해요.




김태형
…그냥 올해 안에 하는 건 안 될까.

서여주
아직 준비가 안 됐잖아- 몇 번을 얘기해.


김태형
…내년 오려면 멀었잖아.

서여주
시간 지나는 거 금방이거든-.


~그들만의 세상.




Q. 김태형 님과 서여주 님을 만난 오늘의 소감


박여주
여주 씨는 되게… 사교성 넘치셨어요.


박여주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대화하게 되는 느낌…?


전정국
맞아요. 잘 웃으시더라고요.


박여주
태형 씨는… 말 없는 과묵한 스타일인데,


박여주
또 여주 씨 챙겨주는 모습 보면… 세상 다정하시더라고요.


박여주
만인의 이상형? 같은 느낌이었어요.


전정국
……여주 씨 이상형이에요?


박여주
에이, 아니죠. 그럴 리가-ㅎ


Q. 다음에 또 만날 생각 있는지


박여주
당연하죠. 개인적으로 친해지고픈 분이에요-ㅎ


전정국
…저는 어차피 술을 사야 돼서, 만나게 될 것 같은데.


Q. 김한진 앞으로 어떻게 될까요


전정국
저지른 일에 대한 마땅한 처벌을 받게 될 겁니다.


Q. 김한진 사건이 끝나면, 전정국 씨는 앞으로 연예계 활동을 이어갈 계획인지


전정국
아마도 저는,

컷. (스포 방지)


Q. 누가 더 사랑한다고 생각하는지


박여주
…우열을 가리기가 힘들지 않을까요?



전정국
…제가 더요, 훨씬 많이.



박여주
진짜 그렇게 생각해요?


전정국
…그럼 아니에요?


박여주
그야 뭐…


박여주
내가 더… 좋아할 수도 있는 거니까….


~여기도 역시 그들만의 세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