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기념 특별편
*첫 눈 속의 소원 「그냥 내가 널 사랑하게 해줘_」



🍈♬-「백현 - 놀이공원 (Amusement Park)」

차여주
하아······.

오늘따라 늦게 눈을 뜬 여주는, 소파에 앉아 캐리어 속 짐들을 정리하기 바쁘다.

며칠 전에 백화점에서 한가득 사왔던 옷들 또한 차곡차곡 개어, 바닥에 쌓아놓은 그녀가 움직이려 하면-


으르르르르르.

소파에 올려뒀던 폰이 울리기 시작한다.

차여주
여보세요_


김태형
- 누나

차여주
뭐야, 너였어?

그제서야 귓가에서 폰을 떼어, 발신자를 확인한 여주.


김태형
- 밖에 눈 와_

차여주
눈?

태형의 말을 들은 여주가, 고개를 돌려 창밖을 내다보면-

차여주
진짜네?ㅎ

눈에 보이지 않을 만큼의 빠른 속도로, 쏟아지다시피 내리고 있는 눈이 보인다.


김태형
- 누나 어디야?

차여주
나야... 룸 안에 있지.

차여주
그나저나, 이거 올해 첫눈 아니야?


김태형
- 맞아_


김태형
- 우리 나갈까?

차여주
좋아-

말과 동시에 캐리어를 탁, 덮어버린 여주가 자리에서 일어난다.

차여주
넌 어딘데?


김태형
- 나도 호텔 안이지_

차여주
음_ 그러면,

차여주
나 지금 바로 나갈게_



차여주
내가 그러면 로비에서 기다리고 있을까?

차여주
얼마정도 걸릴 것 같ㅇ···

이미 나갈 채비를 하고있던 여주가_ 겉옷과 가방만 챙겨 힐을 신고 나왔을 땐_



김태형
내가 이미 기다리고 있는데.ㅎ

문 앞에 서있던 태형이가 보이지.

차여주
뭐야,ㅎ 놀래라.

차여주
언제부터 여기 있었던 거야?

태형의 모습을 확인한 여주는, 통화를 끊고서 폰을 가방 안에 넣는다.


김태형
조금 됐어_


김태형
밖에 추워, 옷 입어.

태형은 여주의 가방을 들어주고.

차여주
알았어_


김태형
뭐하고 있었어?

차여주
나... 짐 정리했지.

차여주
···할 게 못 되더라. 너무 힘들어.

한숨을 쉬는 여주를 보며, 피식_ 웃음을 흘리는 태형.


김태형
내가 나오라 하니까_


김태형
기분 좋았겠네?


김태형
짐 정리를 미룰 핑계가 생겨서.ㅎ

차여주
완전.


김태형
이따가 돌아와서 도와줄게.

차여주
진짜?

차여주
너- 막, 쌓여있는 짐들 보고 도망가면 안 돼...ㅎㅋ


김태형
오··· 그럴 수도 있어.

차여주
···너라면 그럴 것 같았어.


김태형
아ㅎ 농담이지, 농담-



내가 너와 함께 밖에 나왔을 때에는_

이미 내린 눈들이 길바닥에 쌓여있는 상태.

그 위로 강아지들이 지나가면, 발자국 모양이 생기는 게 꽤 귀여웠지.


김태형
춥다...


김태형
누나 안 추워?

차여주
나도 추워_ㅎ

내 대답을 들은 너는, 그때다 싶어 내 손을 잡아 네 겉옷 주머니에 넣는다.


김태형
손도 너무 시렵고오


김태형
목도 서늘하다... 오늘 진짜 춥네,

오들오들, 내 손을 꽉 잡은 채 추위에 떨고 있는 너. 그런 너의 코와 볼은 밖에 나온지 얼마 가지 않아 붉어졌다지.

인간계 루돌프라고 해도 믿을 정도.

차여주
내 목도리 너 줄게_

이렇게 있다간 감기 걸리겠다 싶어, 내 목도리를 너에게 매 주었지.


김태형
이러면 누나가 춥잖아_

차여주
난 괜찮은데,

차여주
네가 안 괜찮은 것 같아서_ㅎ


김태형
···그래 보여?

차여주
어, 많이 안 괜찮아 보여_


김태형
쓰읍...ㅎ


김태형
그래도 목도리 하니까, 조금 낫네.

차여주
그래?ㅎ

차여주
어, 너 머리에 눈송이 많이 맺혔다?


김태형
누나도_ㅎ


김태형
아, 우리 어릴 때 기억 나?

차여주
어릴 때?


김태형
언제였더라...


김태형
나 열일곱 살 때_


김태형
학원 늦게 마쳤다고 누나 데려다주던 날.


김태형
그때도 눈 왔던 거_ 기억 나?

차여주
네가 열일곱이면... 내가 열여덟...

차여주
아, 기억 난다!

차여주
그때 너···ㅎ

무언가 생각나기라도 한 듯, 말을 잇지 못한 채 웃음만 삼키는 여주.

차여주
앟ㅎ... 기억 나네

차여주
그때 빙판 위에서 넘어져서 너 팔 다쳤잖아-


김태형
아ㅎ 맞아

차여주
그러고 보면, 너 팔 진짜 많이 다쳤어.

차여주
축구하다가 다쳤지,

차여주
눈 오는 날에 미끄러져서 다쳤지,

차여주
팔굽혀펴기 하다가 다쳤지,

차여주
체육대회 하다가도 다쳤네...?!

차여주
여태 팔이 살아남은 게 신기할 정도라니까-


김태형
하긴... 내 팔이 고생이 많은 편이긴 해.


김태형
그래도 성인 되고 나서는-


김태형
팔 쓸 일이 딱히 없어서 안 다쳤어ㅎ

이걸 또 이렇게 해맑게 말할 줄은.




김태형
누나, 우리 첫눈 올 때마다 소원 빌었던 거 기억나?

지금_ 그러니까,

태형이가 너무 추워보이는 탓에 길거리에 보이는 아무 카페나 들어왔다지.

차여주
소원···

차여주
그랬던 것 같은데_ 뭐라고 빌었는지는 잘 기억이 안 나···.


김태형
흐음_ 조금 서운한 걸.


김태형
나는 다 기억나는데.

차여주
뭐라고 빌었는데?


김태형
그건 당연히 비밀.

차여주
뭐야-


김태형
대신 방금 떠오른 올해의 소원이 있어.

차여주
그건 뭔데-?ㅎ

제법 기대하는 눈빛으로, 마주앉아있는 태형에게 얼굴을 가까이하는 여주다.


김태형
내가 내 앞에 있는 사람과_




김태형
행복할 수 있게 해주세요_

그 말을 끝으로_

그의 앞에 꽃받침을 하고서,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여주에게로 다가가 짧게 입을 맞추는 태형이다.


차여주
······치ㅎ


김태형
이왕이면 함께 행복했으면 좋겠어_


김태형
누구 하나 멀어지지 말고.

차여주
···나도 같은 생각이야ㅎ


김태형
약속했다?

차여주
응, 약속했어-ㅎ


지금 네가 빈 소원을_

첫눈이 들어주기를.

우리의 마음이_

서로에게 간절히 닿아, 떨어지지 않기를.


이렇게 너와 함께인 자리에서_

조심스레 기대해보려고 해.




자, 여기까지_ 크리스마스 특별편이 막을 내렸네요.

모두들 행복한 크리스마스 연휴 되세요, 무엇보다도 부디 안전을 우선시하는 날이 되기를 바랍니다🎄

그럼 저는 본 작품에서 다시 인사드릴게요,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