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수사반 BTS 2
EP 30. 폭시 인형 가게 (9)


연여주
"몸 상태가 나쁘면 나쁘다고 말해야 할 거 아니야."


최연준
"말했는ㄷ,"

연여주
"말꼬리 잡지 말고. 머리 아플 테니까 중요한 말만 하고 눈부터 감아."

약속된 시간에 1분 더 추가돼서 도착한 여주는 계속해서 시끄럽게 울리는 휴대폰 화면을 한 번 보고는 아무 말 없이 창밖으로 휴대폰을 던졌다. 혹시 모를 위치추적을 막기 위함이었다.

연준이 타고 있던 차는 창문도 깨지고 문도 박살났지만 불행 중 다행으로 엔진까지 고장나진 않았다. 거칠게 핸들을 돌리는 여주의 옆엔 가냘프게 숨을 내쉬는 연준이 있었다.


최연준
"…자, 여기."

연준은 등허리 쪽에 숨긴 서류 봉투를 꺼내 여주에게 건넸다. 운전 중인데도 무심하게 봉투를 건네 받은 여주는 서류의 내용을 파악하자마자 다시 서류를 봉투에 집어넣었다.

연여주
"…야."


최연준
"마약 판매 거래명세서랑 폭시 인형 가게에 배달되는 마약 판매처야. 다른 의미로는…."

연여주
"……."


최연준
"마약을 제조하는 연구소이기도 하고."

연여주
"너… 이거 갖다주려고 만나자고 한 거야? 아까 쫓아오던 놈들한테 들킨거고?"

한국 내에서 조직적으로 마약을 제조한다는 증거가 있다면, 국가에서 지원해 주는 것도 마다하지 않을 것이다. 물론… 카타르티시의 손이 쓰이지 않는 손에서만 한정된 얘기지만.

그래도, 마약 연구소 장소를 털린 저쪽도 꽤나 애먹고 있을 거다. 쫄리니까 목숨 안 가리고 연준을 추적한 거겠지.

연여주
"자식아, 물어올 거면 좀 더 큰 걸 물어오지. 가령, 본부 위치라던가?"

미안하고 고맙다는 말을 하기가 부끄러워 장난스럽게 대꾸하자 연준은 픽 웃으며 의자를 뒤로 젖혔다. 등을 기대는 와중에 고통이 느껴졌는지 몸을 움찔거렸다.


최연준
"…그거보다 더 큰 것도 물어왔는데. 칭찬 안 해 줄 거야?"

연여주
"더 큰 거?"


최연준
"나."

연여주
"…?"


최연준
"내가 왔잖아."

알 수 없는 연준의 말에 여주는 눈썹을 찡그렸고, 그 모습을 보던 연준은 후폭풍을 예상하며 눈을 감았다.


최연준
"나 도망친 거야. 잘 거둬줘, 누나."

연여주
"무슨, 야. 개소, 야. 정신이… 야."

뒤늦게 연준의 말을 이해한 여주는 내뱉는 말의 끝을 맺지도 못하고 입만 얼버무렸다. 연준은 이미 눈을 감은 상태였고, 여주는 아무것도 지나다니지 않는 찻길을 보다 복잡한 감정으로 핸들을 잡은 손에 힘을 주었다.

연준이가… 카타르티시에서 도망쳤다.



박지민
"…갑자기 위치 추적이 안 돼."


전정국
"휴대폰 부서진 거 아니야? 연여주가 휴대폰 유심칩을 뺄 일은 없잖아."


김남준
"어디서 끊겼는데? 여기서 멀어?"


박지민
"아주 멀진 않아."


김남준
"그럼 거기까지는 가 보자. 혹시 모르잖아."

운전대를 잡은 남준의 얼굴이 어두워졌다. 조수석에 앉은 지민과 뒷좌석에 앉은 정국 또한 마찬가지였다.

지민은 마지막으로 끊겼던 여주의 위치를 기억하며 잊지 않으려 휴대폰 화면을 계속해서 옮겼고, 정국은 찻길에 보이는 새까만 타이어 자국을 보며 생각에 빠졌다.

여주는 왜 갑자기 단독 행동을 한 걸까…. 의문이었다.


조용한 조사실 안에 볼펜을 딸깍이는 소리만 반복적으로 울렸다. 한참을 떨고 울었던 호석의 누나, 정승연은 잠이 들었고, 석진의 물음에 간간이 답하던 다연 또한 승연의 어깨에 기대 잠들었다.


김석진
"무슨 이유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지금 다연이는 승연 씨를 자신의 엄마라고 생각하고 있어. 나는 이걸 마약으로 인한 기억 왜곡이라고 생각하는데, 넌?"


민윤기
"하나 더. 그놈들이 일부러 기억이 왜곡되도록 잘못된 사실을 주입했을 수도 있지. 어린애이기도 한데, 거기에 마약도 복용한 상태니까 정상적인 사고를 이어가기는 힘들었을 테니까."


정호석
"…누나는 본능적으로 그 지하철역을 갔을 거야. 내가 어렸을 때 거기서 길을 잘 잃었었거든. 그때마다 누나가 내 손을 잡아줬고."

승연의 어깨에 담요를 덮어주는 호석의 눈빛이 무겁게 가라앉았다. 호석의 손은 조심스럽게 승연의 부어오른 손목을 감쌌다.

윤기가 칼을 든 승연을 제압하는 과정에서 부어오른 것이었다. 조금만 더 일찍 알아서 누나가 다치기 전에 막았다면 좋았을 텐데…. 괜히 자책만 더 하게 됐다.


김석진
"후…. 일단 상황을 지켜보자. 여주 씨도… 어떻게 됐는지 봐야하고."


정호석
"아직도 연락 안 왔어? 형들이 아무 말 없길래 같이 오는 줄 알았는데…."


민윤기
"위치 추적으로 따라가고 있다고 메시지 온 게 한 시간 전이야. 그 이후로 연락이 없어."


김석진
"호석이 넌 승연 씨 옆에서 같이 쉬고 있어. 너도 놀랐잖아."


정호석
"하지만,"


김석진
"아니. 내 말 좀 들어. 윤기 너도 오늘은 쉬어."


민윤기
"…? 난 왜,"


김석진
"다쳤잖아. 다 나을 때까지 과도한 업무는 금지야."

뒤에서 석진을 부르는 윤기의 목소리가 들렸지만 석진은 일부러 들은 척도 하지 않으며 사건 파일을 든 채 조사실을 나갔다. 호석과 윤기를 등지는 석진의 얼굴도 무겁게 가라앉기만 했다.



안녕하세요, 오랜만입니다! 정시러이지만 중간고사가 끝난 기념으로 짧게나마 한 편 준비했어요.... 5000자 쓰려니까 진짜 힘들어서 2000자 내외로 마감....

어떻게 5000자로 연재했는지 진짜 와... 과거의 나야... 대단하다....👍🏻

여러분, 보고 싶었습니다! 댓글로 날짜와 순위 적어주시는 소소한 배려 정말 감사해요. ㅜㅠㅜ 제 메모장에 얼른 적어놓았어요.... 💗 완전 감동이에요 진짜 ㅜㅠㅜㅠ

완전히 돌아온 게 아니고 시간이 생겨서 잠깐 온 것 뿐이에요...! 내일도 한 편 올릴 수 있으면 올려볼게요! 다들 정말 감사드려요ㅜ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