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수사반 BTS 2

EP 35. 학생들의 의문의 소동 (1)

이상했다. 이상할 수밖에 없었다. 여주에게 목걸이를 갖다준 이후로 카타르티시는 조용했고, 경찰서장은 특수반이 최근에 마약반 사건을 너무 많이 맡았다며 당분간 특수반은 마약 관련 사건을 맡지 않기로 결정했다.

경찰서장이 가끔 특수반을 둘러보니, 연준을 마냥 숨길 수도 없었다. 어떻게 연준을 설명해야 할지 몰라 안절부절한 팀원들과는 달리, 여주는 태연하게 연준의 목을 누르며 반강제적으로 인사를 시켰다.

연여주

“저와 함께 일하던 동생입니다. 저한테 잘못한 일이 있어 도움을 주기로 했습니다. 봉급은 필요없고, 특수반에 피해가 가지 않을 정도로만 도울 것이니 허락해 주세요.”

당당한 여주의 말에 윤기는 인상을 구겼고, 남준은 이마를 짚었다. 예상치 못한 발언이었다. 게다가 ‘허락해 주실 수 있나요’ 도 아니고 ‘허락해 주세요’ 라니. 명령이나 다름없었다.

“그래, 뭐⋯. 남들한테 얘기가 안 나올 정도로만 하세요.”

연여주

“감사합니다.”

여주의 당당한 태도보다 흔쾌히 허락하는 경찰서장의 태도는 더 놀라웠다. 혹시 어디 아프시냐는 석진의 정중한 물음에 서장은 며느리가 손주를 임신해서 기분이 좋다며 너털 웃음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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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민

“네, 특별수사반 박지민 전화받았습니다.”

서장이 나가고 얼마 지나지 않아, 조용하던 사무실에 전화벨이 요란하게 울렸다. 사건이다. 자고 있던 태형은 본능적으로 눈을 떴고, 양치를 하던 정국은 빠르게 화장실로 들어가 헹구고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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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민

“이 근방 학원에 다니는 학생들이 최근에 기하급수적으로 자살 소동을 벌인대. 지금까지 한 명이라도 같은 사례가 나온 학원 총 세 곳. 여기, 여기, 여기.”

눈치있게 지민의 앞에 지도를 펴 준 호석 덕에 지민은 전화로 들은 장소 세 곳을 잊지 않고 표시할 수 있었다. 한두 명이었다면 단순 자살로 경찰들이 조사할 수 있었지만,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 피해자에 특수반이 나설 수밖에 없는 상황인 것 같다.

박지민 image

박지민

“그중 가장 많은 피해자가 나온 곳은 여기, 더오름 학원. 그 다음은 여기, 일등만 학원. 여기 한 곳 열불태 학원은⋯ 피해자가 한 명이야.”

연여주

“피해자가 한 명이면, 이 사건과는 관련 없는 걸수도 있는 거 아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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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민

“맞아. 그래서 강력반에서도 의심하긴 했는데, 우리한테 직접 확인해 달라고 부탁하더라.”

김석진 image

김석진

“⋯요즘이 시험 기간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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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준

“아니. 시험 끝난 지 한참 됐고, 시험 보기에도 좀 남았지. 모의고사도 이주 전에 끝났다고 하던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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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형이 그걸 어떻게 그렇게 잘 알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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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준

“내 조카가 고등학생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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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호석

“⋯혹시 여기 근처 고등학교 다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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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준

“아니. 걘 남양주에 살아. 한참 가야 해.”

남준의 대답에 호석이 남몰래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런 호석의 모습을 발견한 건 여주뿐이었다. 내심 호석이 겪었던 것처럼 특수반 팀원들의 가족이 연류된 건 아닐까 걱정됐었는데, 안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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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시험 기간도 아닌데, 집단 자살이라니⋯. 이상하게 생각할 만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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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진

“일단 세 그룹으로 나눠서 가 보자. 어이, 거기. 그쪽도 갈 거죠?”

석진의 말에 연준을 제외한 모두가 맞추기라도 한듯 동시에 연준를 바라봤다. 갑작스레 자신에게 쏠린 시선에 당황한 연준의 눈동자가 이리저리 움직였지만, 이내 크흠 헛기침을 하며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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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연준

“⋯네,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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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진

“나랑 호석이, 태형이는 더오름 학원으로. 여주 씨랑 지민이, 연준 씨는 일등만 학원으로. 윤기랑 남준이, 정국이는 열불태 학원으로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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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윤기

“안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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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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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윤기

“저거랑 연여주랑 붙여두지 마. 내가 연여주랑 갈게. 저거는 남준이랑 정국이랑 가라고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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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준

“사람한테 저거라니, 형⋯.”

각자 무전기를 챙기며 나갈 채비를 하던 도중, 이상한 구간에서 싫다는 의사를 표하는 윤기에 남준과 석진이 윤기를 돌아봤다.

이름이 아닌 저거라 불린 연준은 한껏 삐뚤어진 표정으로 윤기를 쳐다보고, 이유를 모르겠지만 다른 팀원들도 뭔가 마음에 안 든다는 듯 얼굴을 구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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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연준

“내가 왜.”

민윤기 image

민윤기

“니가 연여주한테 무슨 짓을 할지 어떻게 알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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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연준

“난 그쪽들보다 누나랑 더 오래 아는 사이고, 가족 같은 사이야. 오히려 내가 더 의심해야 하는 상황 아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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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호석

“근데, 형⋯ 나도 여주랑 가면 안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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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준

“호석아, 너까지 왜 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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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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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진

“너희 내가 싫어? 왜 자꾸 나를 버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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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불공평해. 나도 같이 가고 싶다고.”

연여주

“아니, 다들 빨리 무전기 안 챙깁니까? 그렇게 시간이 많아?”

시끌벅적한 사무실 속에서 조용한 사람은 오직 여주와 지민뿐이었다. 여주는 그들이 이해가 안 된다며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고, 지민은 알 수 없는 미소를 지으며 여주에게 모래주머니를 건넸다.

연여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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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민

“애들 다니는 학원에 방탄조끼 입고 가는 건 영 안 어울리잖아. 이게 무겁긴 해도 칼은 어느 정도 막아지거든? 팔다리에 차고 다녀.”

연여주

“학원에서 칼빵 맞을 일이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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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민

“만약을 대비하는 거지. 언제 어디서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모르는 거니까.”

연여주

“평소랑 다르게 왜 이래. 뭔 일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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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아, 왜!!!!”

여주의 물음에 지민이 무어라 답했던 것 같은데, 자기 분에 못 이겨 소리치는 정국의 목소리에 묻혀버렸다. 귀가 얼얼해 여주가 귀를 손으로 살짝 누른 채 그들에게로 시선을 돌리니, 지민도 여주를 바라보다 느리게 시선을 돌렸다.

김남준 image

김남준

“하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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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진

“고생해라, 남준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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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나는? 윤기 형은 되는데, 왜 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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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윤기

“넌 막내잖냐. 자리나 지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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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막내는 저 새끼지!!”

정국의 손끝이 연준을 가리켰다. 정신없는 와중에 정국이 자신에게 삿대질을 하니, 연준은 기분이 상한 것을 숨기지 않으며 정국의 손가락을 탁 쳐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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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연준

“누군 좋은 줄 알아? 그리고 내가 뭔 막내야. 난 여기 소속도 아닌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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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그럼 나가던가. 여기 소속도 아닌데 왜 산소만 축내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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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연준

“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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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진

“자, 조용. 시간이 그리 많지 않아. 다들 빨리 움직이자.”

약간의 시간이 흐른 뒤에야 상황이 정리됐다. 시무룩한 표정의 호석과 태형은 이미 짐을 다 챙겨 석진과 밖으로 나갔고, 왠지 모르게 화가 나 보이는 정국과 연준, 급 피곤해 보이는 남준을 뒤로 하고, 윤기가 여주에게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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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윤기

“뭐해. 안 가?”

아, 결국 윤기가 이겼나 보다. 평소와 같은 무표정이었지만 왜인지 한편으로는 약간 들떠보였다. 이는 여주만 느낀 것이 아닌지, 여주와 눈이 마주친 지민 또한 어깨를 으쓱이며 고개를 저었다.

연여주

“⋯다들 어디 아픈가.”

시간이 되면 상담사라도 붙여줘야겠다 마음 먹은 여주였다.

너무 무겁고 진지하고 다급한 분위기만 달린 것 같아서 이번 편은 조금 쉬어가는 편으로 가져왔어요! 다음 편부터는 다시 무거워질 예정….

자살이라는 트리거워닝이 있으니 불편하신 분들은 이번 챕터를 아예 넘어가 주세요…!

Q. 여주의 “평소랑 다르게 왜 이래. 뭔 일 있어?” 라는 질문에 지민은 대답했지만, 정국의 목소리에 묻혔습니다. 지민은 뭐라고 대답했던 걸까요? (심심풀이 문제) (초성 퀴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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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민

“ㄱㄹ ㄴㄱ ㄷㅊㅈ ㅁㄷ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