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수사반 BTS 完

Behind. 장관과 여운, 그리고 사브라

소파에 마주앉은 두 부녀. 여운이 말하는 것에 아무런 감흥 없이 고개만 끄덕이던 장관은 어느 순간에 들고 있던 잔을 내려놓으며 여운의 말에 집중했다.

바로, 특별수사반에 대한 얘기. 사브라에게 한 달에 한 번 안정제를 받는 조건으로 특별수사반에 대한 정보를 빼준다고 했는데, 자신이 딱히 아무런 짓을 하지 않아도 자잘한 것들을 척척 얘기해 주는 딸 여운 덕분에 일이 쉬웠다.

"들어봐, 아빠. 오늘은 도봉 통닭집에 갔는데, 거기서 내가 실수로 물건을 떨어트린 거 있지? 근데 막 태형이랑 석진 오빠가 나한테 화내는 거야!"

"응, 그래서 많이 서운했어 우리 딸?"

"하아… 사람들 앞에서 망신이란 망신은 다 당하고…. 아무리 그게 마약이라고 해도 그렇지, 어떻게 같은 팀한테 그렇게 망신을 줘?"

장관은 여운의 감정 담긴 말을 가볍게 무시하며 말의 요점을 찾아냈다. 도봉 통닭 쪽을 수사하던 중 여운이가 마약을 떨어트렸다라….

분명 그 짧은 순간에도 면연력이 낮은 사람들은 중독이 됐을 수도 있으니, 사브라에게 이익이었다. 대답이 없는 장관이 이상했는지 여운이 듣고 있냐며 툭툭 건드리자, 장관은 고생했다며 여운의 머리를 쓸어주었다.

그래, 우리 딸. 너는 그렇게 아무것도 모르게, 세상이 자신을 위해서 돌아가듯이, 그냥 그렇게 멍청하게 살면 돼.

재밌다는 듯 깔깔대며 재잘거리는 여운을 장관은 흐뭇한 미소로 내려다봤다. 자신의 이득을 위한, 잘못된 사랑 방식이었다.

사브라에게 전화가 왔다. 곧 일을 실행한다는 것을 알리기 위함이었다.

"아, 정말 둘 중에 한 명이 없어지는 겁니까? 당연히 우리 딸은 아니겠지요? 역시, 특별수사반에 여자는 딱 한 명이면 충분하죠!"

특별수사반에 소속된 여자 두 명 중 한 명을 죽인다는 얘기였다. 장관은 그게 당연히 여주를 말하는 줄 알고 있었다.

자신의 딸이 죽기 직전까지 말이다.

사브라뿐만 아니라 청장까지 자신을 배신할 것을 알고는 돈을 있는대로 다 써가며 사브라의 행방을 찾기 시작했다.

"우리 딸… 우리 딸 여운이가…!!!!!!"

분명 사브라가 김여주라는 계집애를 껴들어서 여운을 죽인 게 틀림없었다. 감정에 휘둘려 전재산을 다 썼을 때쯤, 그제야 사브라가 어디에 있는지 알아냈다는 소식을 들었다.

사브라와 청장은 장관인 자신 몰래 웰빙뷔페에서 만날 약속을 잡았고, 그 사실을 늦게 전해들은 장관은 무작정 차를 타고 웰빙뷔페로 향했다.

웰빙뷔페에 도착하자마자 사브라를 찾아가려던 장관은 멈칫했다. 손님이 바글바글해야 할 이곳은 너무나도 조용했고, 잠시 숨어서 지켜보자 그 안에서 익숙한 얼굴들과 한 구의 시체가 함께 나왔다.

남색 정장을 입은 그는… 청장이었다. 이미 숨이 끊어진 것인지 핏기 하나 없는 얼굴로 들것에 실려나오는 그를 본 청장은 뒤도 안 돌아보고 냅다 달렸다.

여운이에 대해 물을 시간도 없었다. 이대로 있으면 자신도 같이 싸잡힐 것이 분명했다.

그리고 다음 날… 저항 한 번 못 해 보고 검찰에 끌려갔다. 그곳에는, 언젠가 딱 한 번 봤던 사브라도 함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