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수사반 BTS 完
EP 完. 사브라 (7)


여주를 보러 병원으로 바로 달려온 태형과 정국, 호석은 앞에 보이는 간호사들을 무작정 붙잡아 여주의 행방을 물었다. 온통 몸이 피로 덮인 태형과 정국을 보며 간호사들이 깜짝 놀랐지만, 이는 신경쓰지도 않았다.

환자와 무슨 관계냐는 말에 경찰이라고 하니, 간호사는 1302호로 가면 된다고 답했다. 정국의 안색을 살펴보던 간호사가 정말 괜찮은 거 맞냐고 묻자, 정국은 답할 시간이 없다며 호석과 태형을 따라 달려갔다.

1302호, 김여주. 문 바로 옆에 붙어있는 익숙한 이름에 호석은 마른 침을 꿀꺽 삼켰다. CCTV로 봤을 때는 여주가 우세해 보였지만, 결국 여주도 프시케에게 칼을 맞긴 했다.

제발 하나도 다치지 않길 바랐지만 그럴 일은 없겠지…. 긴장되는 마음을 붙잡고 병실 문을 열었다.

드르륵–


전정국
"…여, 여… 여주야!!!!!!!!"


정호석
"……안 돼. 안 돼!!!!!"


김태형
"의사, 의사 어딨어!!!! 여주야!!!!!!"

병실에 들어간 세 사람은 눈앞에 보이는 광경에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온통 피로 물든 침대 시트와 바닥에 뚝뚝 떨어지는 붉은 피. 그리고, 그 중심에 있는 여주까지.

산소호흡기를 달고 있었던 건지, 코와 입을 가려야 할 호흡기는 바닥에 나뒹굴었고 이곳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검은 잭나이프가 여주의 복부에 꽂혀있었다.

잭나이프 손잡이에 묶여있는, 두꺼운 종이. 의사를 급하게 호출하는 태형과 여주의 손을 부여잡고 바닥에 주저앉은 정국을 대신해, 호석은 잭나이프에 묶여있는 종이를 조심히 풀었다.

혹여나 손이 덜덜 떨려서 여주의 몸에 반동이라도 갈까 하여 숨도 죽이고 조심스레 풀었다. 하얀 바탕에 먹으로 쓴 것 같은 글씨.

글을 읽은 호석은 입술이 터져 피가 흐르는 줄도 모르고 이로 입술과 입안을 까득 물었다. 주저앉아있는 정국이 젖은 얼굴로 그게 뭐냐며 물었지만 호석은 답해 줄 수 없었다.

그저… 고개를 숙인 채 내지르고픈 비명을 삼킬 뿐. 호석의 입에서 나오는 대답은 없었다.

…미안해. 정말… 정말 미안해, 여주야.

괜찮다 말해 줄 여주가, 이젠 이곳에 없다.


『김여주가 좋아하는 것은, 그녀 자신. 김태형이 좋아하는 것은, 그녀 김여주.』

『어때, 김태형. 마음에 들어?』


여주의 소식을 들은 나머지 팀원들은 자고 있었던 것도 잊은 채 바로 병원으로 갔고, 그로부터 3일 후 여주의 상을 치르고 나서야 경찰서로 돌아올 수 있었다.

경찰서로 모인 그들 사이에는 적막이 흘렀다. 사브라가 어떻게 여주를 건드렸는지는 중요하지 않았다. 여주가… 이제는 곁에 돌아올 수 없다는 사실만이 중요했다.

삼일 밤낮을 눈물로 보낸 정국과 호석은 탈수 증상이 왔고, 청장과 여주의 장례식을 동시에 지낸 태형은 기절을 몇 번이나 했다.

지민과 윤기는 그들 앞에서 눈물을 보이진 않았지만, 다시 만난 지금 얼굴을 보아하니 눈 주위가 너무나도 붉었다.

석진과 남준은 위에 보고를 하느라 장례식에 오래 있지 못했지만, 그 3일 동안에도 악착같이 증거들을 더 모아 장관과 사브라, 그리고 프시케를 싸잡아서 가중처벌을 내리는 데 성공했다.

상을 치르는 마지막 날, 그러니까 사브라가 법정에 선 날. 판사는 사브라에게 물었다. '왜' 그랬냐고.

그때 특별수사반 팀원들은 사브라의 답을 듣고 법정에서 난리를 피울 뻔했다. 그는….

"뭐–. 예쁘잖아요. 김여주 소위."

…라고 답했으니까.


전정국
"형…. 나… 나 진짜 못하겠어요……."


전정국
"내 옆 자리는 김여주잖아요. 김여주여야만 하는 거잖아요. 근데… 근데 왜 여주가 없어요…?"

잘게 떨리는 정국의 목소리와는 달리, 여주의 책상을 쓸어보는 그의 손길은 매우 조심스러웠다. 잘못 건드리면 깨질 듯, 손끝으로만 쓸었다.


김석진
"…정국아. 우리가 여기서 무너지면 안 돼. 아직… 아직 지켜야 할 사람이 많아. 응? 정국아."

하얀 천에 덮인 여주의 모습을 본 그들과는 달리, 현장에서 그대로 여주의 모습을 목격한 정국과 태형, 호석은 그날 이후로 한없이 무너져 내렸다.

그런 세 사람을 위로하는 건 뒤늦게 왔던 네 사람의 몫이었지만, 그들 또한 가슴이 미어지는 건 마찬가지였다. 그리 긴 시간은 아니었다 해도 서로 의지한 마음이 얼마나 컸는데…. 또 다시 울컥 눈물이 나오는 것 같다.


김남준
"…특별수사반이 이제 정식으로 승인 났대. 앞으로 우리는 군인도 경찰도 아닌, 국가 특수 요원이야."


박지민
"그깟 특수 요원…. 바란 적도 없었는데…!!"


민윤기
"…괜찮아. 괜찮다고 생각해. 제발… 괜찮다고 말해줘……."

그리웠다. 무엇을 하든 괜찮다고 말하던 여주가.


정호석
"…우리 앞으로 잘할 수 있잖아요. 우리… 특별수사반이잖아요."

그리웠다. 무엇을 하든 항상 긍정적이던 여주가.


김태형
"김여주…. 우리한테 답 좀 알려주고 가지……."

그리웠다. 사건 내용을 잘 파악하던 여주가.

태형의 말을 끝으로 그들 사이에 정적이 흘렀고, 그 정적이 시작이라도 된 듯 하나둘 고개를 숙인 채 흐느끼기 시작했다.

이들은 여기서 이렇게 털어내기로 했다. 여주와 함께 시작한 이곳에서, 끝도 함께 이곳에서.

그들은 특별수사반 BTS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