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수사반 BTS 完

특별수사반 BTS 2 예고

봄베이. 2년 전까지만 해도 뒷세계를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그 이름. 검은색에 호박색 눈동자를 가진 고양이를 가리키는 그 이름은….

나, 연여주를 말한다.

몸을 쓰는 일인지라 여자보다는 남자의 비율이 훨씬 높았고, 그만큼 힘의 차이도 엄청 났지만, 그 많은 남자 조직원들을 뚫고 뒷세계를 없애고 다닌 것은 다름 아닌, 나. 연여주였다.

처음에는 고양이처럼 사납다며 이전에 속했던 보스가 '네로'라는 코드네임을 붙였지만, 그렇게 귀엽지 않다는 조직원들의 반발에 '봄베이'라는 이름으로 바뀌었다.

그때를 생각하면 아직도 피식 웃음이 나기도 하지만… 다 과거다. 지나버린 과거.

때는 6년 전. 내가 임무를 하기 위해 중국으로 파견나갔을 때다. 내부 고발자가 있었던 건지, 전혀 알려지지 않았던 내 스케줄이 다른 조직들에게 새어나갔고, 그로 인해 우리 조직을 꺼려했던 다른 조직들은 내가 없는 틈을 타 우리 조직을 쳤다.

나는 나와 함께 했던 조직원들이 모두 다 죽은 후에야 그 사실을 알게 됐다. 보스는 끝까지 막았던 것이다. 내가 프랑스에서 임무를 완벽하게 완수할 때까지. …미련하게.

그 후로 나는 조직이라는 그룹에서 벗어나 봄베이, 그 자체로 다녔다. 더 이상 내 편은 존재하지 않았지만 나만큼 믿을 사람도 없었다.

2년 동안 우리 조직을 친 조직들을 몰살시키만 했다. 새로운 보스가 올라오면 죽이고, 또 새로운 보스가 올라오면 죽이고.

그렇게 우리 조직을 친 두 조직을 2년만에 뒷세계에서 없애버렸다. 완벽하게. 이제 그 이름을 부를 사람도 없을 것이다.

내 할 일을 마친 나도 그 뒤로는 잠적을 감췄다. 내 마지막 임무를 다 했으니 더는 그쪽에 있을 필요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모든 일을 다 마치고 또 다시 2년간 의미 없는 나날을 보낼 때쯤, 흥미로운 뉴스를 봤다. 특별수사반이 거대 마약 조직의 우두머리를 잡았다는 뉴스.

어두운 방안을 비추는 TV를 화면을 멍하니 쳐다봤다. 뒤이어 얼굴은 가렸지만 익숙한 인영이 화면에 나왔다.

연여주

"허… 사브라?"

특별수사반이 잡았다던 마약 조직의 우두머리는 사브라였다. 사브라. 전에 나와 마주친 적이 있는 그다.

사브라 image

사브라

"봄베이."

연여주

"…누구야."

마지막 조직원까지 다 죽이고 그들 위에 섰을 때. 질척거리는 피 웅덩이들 사이에 멍하니 섰을 때. 그는 내 이름을 불렀다. 봄베이. 하고 말이다.

사브라 image

사브라

"나와 함께 하지 않을래? 난 네가 마음에 들어서 말이야."

연여주

"누구냐고 물었어."

다짜고짜 함께 하자는 그의 말에 총구부터 들이댔다. 가로등 빛에 비쳐 반짝 거리는 총구는 이미 붉은 빛으로 물든지 오래였다.

사브라 image

사브라

"사브라. '카타르티시'의 뭐… 행동 대장이라고 보면 돼."

연여주

"그리스어로 코드네임을 정한다는 조직이 너구나. 카타르티시…. 뜻이 '정복'이네."

카타르티시. 주변 조직원들에게 많이 들어봤다. 불과 4년 사이에 몸집을 15배나 늘렸다고.

사브라 image

사브라

"그리스어를 알 줄은 몰랐는데? 더 마음에 들어. 나와 함께 가는 게 어때, 봄베이. 우리 주인님께서 널 궁금해하셔."

연여주

"주인님? 넌 너희 보스를 그렇게 부르나 보지?"

사브라 image

사브라

"뭐, 그냥 나만의 애칭이랄까."

듣기만 해도 속이 안 좋아지는 호칭에 눈을 찌푸리니, 되려 눈꼬리을 접으며 웃는다. 그냥, 마음에 들지 않았다.

연여주

"꺼져. 앞으로 조직에 들어갈 생각은 추호도 없어."

사브라 image

사브라

"왜? 이렇게 하고 싶은 거 다 하면서 살 수 있는데, 왜?"

보란 듯이 주머니에서 대마초를 꺼내 입에 문다. 나는 그런 그를 한심하게 쳐다보며 짧은 숨을 뱉었고, 곧이어 미련없이 등을 돌였다.

연여주

"그냥. 니 얼굴이 마음에 안 드네."

그게, 사브라와 나의 첫 만남이었다.

그랬던 그와 현재 TV에 나오는 그를 보니, 왠지 모르게 웃음이 터졌다. 재밌었다. 기고만장하던 그가 저렇게 잡힌 것도, 그를 잡은 특별수사반이라는 것도.

한참을 웃으며 뉴스를 보다가 채널을 돌리니, 이번에는 다른 뉴스가 나왔다. 특별수사반이 정식으로 활동할 것이며 새로운 팀원을 뽑는데 힘 쓸 것이라는, 그런 뉴스였다.

연여주

"재밌겠는데?"

그래, 재미. 나는 단순 재미로 특별수사반에 지원했다. 한때는 날 잡으려 애를 쓰던 경찰들이 있는 그곳에. 고양이인 내가 쥐굴로 들어갔다.

김여주와 연여주. 전혀 성격이 다른 두 사람이죠? 김여주는 정말 딱 '선'의 이미지였다면 연여주는 '악'과 '선'의 그 어느 중간쯤이에요. 악에서 선으로 바뀌는 이미지죠.

사브라는 조직의 우두머리가 아니었어요. 그는 행동 대장일 뿐이에요. 프시케보다는 사브라가 영향력이 좀 센 편이랍니다.

김여주에서 연여주로, 여자주인공이 바뀐 모습도 함께 해 주시길 바라요. 2기는 위 사진 속 작품에서 연재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