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ark ; 삭막한.

#1 첫 만남

나의 집안은 내가 어릴 때 부터 불운했다.

집안에 있는 온갖 물건들로 허구한 날 엄마를 패는, 그래도 화가 풀리지 않을 때면 나조차 패는 그런 아빠와,

아빠가 도박하러 나가면 어느 새 술에 취해 집에 남자를 데려와 나에게 나가라며 소리치는 술집 여자인, 우리 엄마.

그리고 그 좁은 12평 단칸방에서 세상의 쓴 맛을 다 느껴버린, 그런 나는 18살이었다.

​엄마가 죽었다. ​ 엄마는 내가 2살 때 지금의 내 아빠와 결혼했다. 나를 낳은 아빠가 엄마를 버리고 도망갔기 때문이었다.

그렇지만 엄마의 몸엔 항상 크고 작은 생채기가 가득했다. 화분 조각으로 찔리고, 유리컵으로 맞고... 그러면서도 돈이 없어 병원조차 가지 못한, 우리 엄마.

엄마는 화를 참지 못한 아빠에게 목 졸려 죽었다. 빨래를 개지 않았다는 이유였다. 항상 나에게 말했다. 죽기 직전까지도,

ㅡ너는, 나처럼 살면 안 돼.

난 엄마가 일하던 옆 골목의 술집에 자처해서 들어갔다. 그 곳에서 먹여주고, 재워주고, 또 무엇보다 아빠가 올 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떨지 않아도 된다는 게, 너무 좋아서.

하지만 행복의 댓가는 혹독했다. 하루에 열 댓명이 넘는 손님이 오며 몸과 마음이 망가지기 시작했고 그들 중엔 술에 취해 나를 때리려는, 그러니까 아빠가 생각나는 사람도 많았다.

난 마치 바람에 흔들리는 갈대 같았다. 포주에게 제발 나가게 해달라고 애원했다. 이대로 버티기엔, 불가능했다.

포주는 내 말이 끝나자마자 날 죽도록 팼다. 정신을 못 차렸다는 이유에서였다. 난 곧바로 다른 의미로 애원했다. ㅡ안 나갈게요, 제발 때리지 말아줘요.

3년이 지난 오늘도 난 날 원하는 손님이 있기에 빨간 색 립스틱을 바르고 천박한 원피스를 입었다. 제법 잘 어울렸다. 옆에 있던 언니가 넌 뭘 입어도 잘 어울린다며 농담했다.

​이런 농담조차 갈구하게 되는 내 상황과 죽은 엄마가 오버랩 됐다. 엄마, 보고 싶어.

오랜만에 귀해 보이는 손님이 왔다며 잘 물면 돈 좀 될 것 같다는 포주는 호들갑을 떨며 나를 방으로 들여보냈다.

ㅡ어서오세, ㅡ앉아 봐요. 의자를 내밀며 이젠 익숙해진 설명을 떠들어대는 나를 보고 말했다.

박지훈 image

박지훈

ㅡ네? ㅡ앉아요, 얘기 좀 하려고 온 거니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