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브남주 홍지수
14.이제 안좋아해


심란한 마음을 안고 교실로 들어왔다.



김여주
그러면 다음주 수요일 어때?



홍지수
수요일? 목요일로 하면 안돼?


김여주
그럼 학교 끝나고 어디가지 마.

교실에 들어오니 지수는 김여주와 웃고 떠들고있었다.


도시은
...

가슴이 또 저릿해온다.

미간이 저절로 찌푸려진다.

나 진짜 질투 하나봐.

뭘 보는건지 되게 가깝게 앉아서 핸드폰을 들여다보고있었다.

별로다, 이 감정.


윤정한
시은아, 안녕.


도시은
아, 정한아.


윤정한
거기서서 뭐해?


윤정한
가방 내려놔. 무겁잖아.


도시은
응...



자리로 와서 가방을 걸어놓고 의자에 앉았다.

책상에 힘없이 늘어져서는 앞쪽에 앉아있는 김여주의 자리를 봤다.

아직도 둘이 웃고 떠들고있다.


윤정한
입술이 삐죽 나와있네.


도시은
응?


도시은
아, 그랬어..?


윤정한
응, 그랬어.


윤정한
저 둘이 웃고 떠들고있어서 질투해?


도시은
응.


도시은
질투해.


윤정한
솔직...하네.


윤정한
이런 솔직함은 싫은데.


도시은
응? 뭐라고?


윤정한
아냐,아냐.


윤정한
그러지 말고 나 봐.


윤정한
잘생겼으니까 보고 눈호강 해야지.


도시은
그럴까.

시선을 돌려 윤정한을 보니 윤정한의 귀가 빨개져있었다.


윤정한
진짜 볼려고?


도시은
응, 너가 잘생긴거 보고 눈호강 하라며.



윤정한
나 잘생겼어?


도시은
당연하지.


도시은
너 잘생긴거 모르는 사람 없을걸.

윤정한의 귀가 더 빨개졌다.

터질듯 빨개졌다.

더이상 놀리면 진짜 터질수도 있겠다.



홍지수
둘이 뭐해?

지수가 어느새 앞에 와있었다.


홍지수
종쳤는데.


윤정한
아, 벌써?


윤정한
시은아 나 갈게.


도시은
으응.






지수가 옆에 조용히 앉았다.

다른 날 같았으면 먼저 말을 걸어줬을텐데 오늘은 좀 달랐다.


도시은
지수..야?


홍지수
어, 왜?


도시은
여주랑 무슨얘기 했어?


홍지수
그냥 별얘기 안했어.


홍지수
시은이는 정한이랑 무슨얘기했는데?


도시은
나도 별얘기 안했어...


홍지수
아, 어.

대화가 금방 끝나버렸다.



체육시간.

체육관에는 지수랑 왔는데 지금 같이 앉아있는 애는 윤정한이다.

지수는 또 김여주랑 웃고 떠들고있다.


윤정한
저 둘, 같이있는거 신경쓰여?


도시은
응, 좀.


윤정한
진짜 너무 솔직해...


도시은
응?


도시은
잘 안들려 정한아.


윤정한
아,


윤정한
우리도 저렇게 웃으면서 얘기하자고.


윤정한
어차피 이번시간은 자유시간이니까.


도시은
할 얘기 있어?


윤정한
다음주 목요일이 시은이 생일이지?


도시은
아, 어떻게 알았어??


도시은
말 안해준 것 같은데?


윤정한
다 아는 수가 있지.


윤정한
아무튼 그때 나랑 놀까?


도시은
응? 내 생일에?


윤정한
응, 시은이 생일에.


도시은
나야...


도시은
상관없지.


윤정한
그럼 약속 한거야.


윤정한
알겠지?



윤정한
무르기 없기다.


도시은
알겠어.


도시은
놀 사람도 없었는데, 잘됐다.


홍지수
놀 사람이 왜 없어.


홍지수
나 있잖아.

언제온건지 옆에 지수가 앉아있었다.


윤정한
잘됐네.


윤정한
이렇게 셋이서 놀까?


도시은
지수는 그때 여주랑 놀아야되는거 아니야?

아침에 얼핏 들었다.

홍지수의 행동에 괜히 심술궂은 말을 하게된다.


홍지수
응?


도시은
약속... 잡은 것 같길래.


홍지수
아...

아니라고 해줘.

나랑 논다고 해줘, 지수야.


홍지수
맞아, 나 목요일에 여주 만나기로 했다.

아... 역시.

지수는 여주를 선택했구나.


홍지수
미안, 둘이 놀아.


윤정한
응?


윤정한
아, 어.


윤정한
지수가 둘이 놀라는데?


도시은
그럼 둘이 놀아야지.

윤정한과 노는게 싫은게 아니다.

하지만 내심 섭섭했다.

날 고를줄 알았는데,

아직 지수의 마음은 여주를 향해있는걸까.



종례를 마치고 가방을 들고 나왔다.

복도엔 역시 이지훈이 날 기다리고있었다.


홍지수
시은아,

이지훈에게 다가가려 할때 뒤에서 지수가 날 부른다.


홍지수
시은아.


홍지수
오늘 나랑 하교하자.


도시은
난 이미 같이,


이지훈
오늘은 저 선배랑 하교 해


이지훈
나랑은 나중에 하교하면 되지.


이지훈
선배, 잘가.

이지훈이 미련없이 가버렸다.

둘만있으면 좀 어색한데...



역시 단 둘만 있으니 좀 어색했다.


홍지수
시은아, 내가 불편해?


도시은
아니, 불편할 이유가 없지..




도시은
여주 아직도 좋아하는거야?

혹시나 하고 물어봤다.

아니길 바라면서.


홍지수
아니.


홍지수
나 이제 여주 안좋아해.


도시은
진짜?

저릿해오던 가슴이 편안해지는걸 느꼈다.


홍지수
이제야 웃네.


홍지수
설마,


홍지수
오늘 하루종일 신경쓰였던거야?


도시은
응?


도시은
당연히 신경쓰였지!


홍지수
시은이가 왜?


도시은
그야 내가 널,!


도시은
헙,


홍지수
날?


홍지수
나를 뭐?


도시은
암...


도시은
이건 못말해.


도시은
어쩔수 없어.


도시은
너 이거 못들은거야, 알겠지?



홍지수
알겠어, 못들은거로 칠게.

하마터면 실수 할 뻔 했다.

내가 지수를 좋아한다고 말해버릴 뻔했다.

다행히 위기는 넘겼다.

근데 아까부터 지수가 실실 웃고있다.


도시은
아까부터 왜... 웃어..?


홍지수
좋아서.


홍지수
지금 이 상황이 너무 좋아서.


도시은
이 상황이?


홍지수
응, 시은이랑 같이 걷고있잖아.


도시은
...


도시은
나도 너랑 걷고있어서 좋아.

정말이다.

내 심장은 솔직하게 다 말해주고 있다.

지수랑 같이있으면 이렇게 심장이 평소보다 빠르게 뛰는데.

내가 지수한테 거짓말 할 이유는 없으니까.



그나저나 좀 놀랐다.

지수가 김여주를 안좋아하게 되었다니.

이렇게 될 수도 있나?


지금 이 상황이 너무 좋아서,

생각은 잠시 뒤로 미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