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브남주 홍지수
16.두 개의 고백



윤정한
여기 딱 앉아봐.


도시은
으,응?


도시은
아, 알겠어.


윤정한
그리고 눈 감고 손 내밀어줘.

윤정한의 말을 따라, 눈을 감고 손을 내밀었다.



잠시 뒤,

내 손 위에 말랑거리고 부드러운것이 올려졌다.

눈을 뜨자 윤정한이 감아달라고 했다.

잠깐 보였는데, 내 손 위에 올려진 것은 토끼인형이었다.

내가 갖고싶어 했던 거.


윤정한
저번에 잠깐 봤어.


윤정한
갖고싶어 하는 것 같길래.


도시은
고마워 정한아...


윤정한
눈은 뜨지 말고.


윤정한
그대로 감고있어줘.

내 눈 위로 윤정한의 손이 느껴진다.



정적이 흘렀다.


윤정한
좋아해.



윤정한
꽤 오래전부터 좋아했어, 시은아.



날 좋아한다고?

그럼 김여주는?

아니 그보다, 나를 언제부터...



하지만 난 홍지수가 좋아.


도시은
정한아,


도시은
미안해,


윤정한
너가 미안할게 뭐가있어.


윤정한
좋아하는 사람이 있는 걸 알면서도 고백한건 난데.


도시은
...



윤정한
나 차였네.


윤정한
홍지수 잘 만나고.


윤정한
약속장소까지 못 데려다줘서 미안해.

윤정한이 뒤를 돌아 가버렸다.



몇 분 동안 난 그 자리에서 가만히 앉아있었다.

발걸음이 쉽게 떼어지지 않았다.



마음이 욱씬거렸다.

내가 차인게 아닌데.

고백을 받지 않은 사람도 이렇게 아플수가 있나.




홍지수
늦었네.


도시은
응, 미안.


홍지수
지금까지 윤정한이랑 있다가 왔어?


도시은
아냐, 나 혼자있었어.


도시은
생각할게 좀 있어서...


도시은
그나저나 오늘 뭐했어?


도시은
여주랑 있었을 거 아니야.


홍지수
별거 안했는데...



학교가 끝나고 곧바로 여주와 나왔다.


김여주
어디로 갈거야?


홍지수
어디로 가지.


홍지수
어디서 사는게 날까.


김여주
그러게 미리미리 좀 사지.


김여주
주말엔 뭐하고.


홍지수
주말엔 일이 있었다니까...


김여주
근데 이렇게 따로 나오면 시은이가 우리 신경쓸걸.


김여주
윤정한...도 적극적으로 다가가는 것 같던데...


홍지수
...


홍지수
상관없어.


김여주
응?


홍지수
자신이 있거든.


홍지수
시은이가 날 좋아한다는 거에 대한 자신이.


김여주
재수탱이.


김여주
근데 우리가 이러고 있을동안 정한이가 고백하면 어떡해?


김여주
시은이가 그 고백을 받아주면, 망하는 거 아니야?


홍지수
왜 그런 생각을 하냐.


홍지수
여주 너도 윤정한 좋아하잖아.

지금은 시은이의 고백선물, 생일선물을 사러 가는 길.



고백선물 따로 생일선물 따로 사갈거다.

그렇게 하고싶어서.




홍지수
얼른 사고 가자.


김여주
티는 안내도 신경쓰이긴 하나보다?


홍지수
당연한거 아니야?


홍지수
좋아하는 여자애가 다른 남자애랑 같이있는데.


김여주
나도 신경쓰여.


김여주
그리고 시은이 거 사는 김에 윤정한 것도 살래.


홍지수
응?


홍지수
어떻게 하려고?


김여주
꼬인 줄, 풀거야, 이번에.


김여주
반드시 풀거야.




선물을 사고 나왔다.


홍지수
너는 윤정한한테, 나는 시은이한테 가는거지?


김여주
응, 나 이만 가본다!


홍지수
어디에서 만나는데!


김여주
아 몰라, 걔네 집 앞으로 가 있으면 만나겠지!!


홍지수
행운을 빈다!


김여주
너도, 고백 꼭 성공해!!



07:32 PM

김여주
늦네...


김여주
일곱시 전 쯤에 헤어졌을텐데.

주머니에 있는 선물을 만지며 윤정한이 오기만을 기다렸다.

아무리 기다려도 오지 않는다.

시은이와는 진작에 헤어졌을텐데.


김여주
아직도 같이... 있는 건가...


윤정한
김여주.


윤정한
여기서 뭐해?

호랑이도 제말하면 온다더니.


김여주
아, 왔어?


김여주
늦었네...


윤정한
...


윤정한
여기서 이러지 말고 밖에 놀이터 가자.


윤정한
그네에서 얘기하자.





홍지수
생일 축하해, 시은아.


도시은
고마워.


도시은
근데 이거...


홍지수
응, 저번에 너가 갖고싶다고 한 거.

지수가 준 생일선물이 윤정한에게서 받은 생일선물과 똑같았다.

토끼인형이었다.


도시은
아...


홍지수
왜 그래?


도시은
아니야, 귀여워.


도시은
고마워 지수야.


도시은
잘 간직할게.

지수가 나를 보며 웃는다.

가슴이 사르르, 따뜻하게 녹는 기분이었다.

지수가 손을 내민다.


도시은
응?


홍지수
잡아봐.

지수가 내민 손을 잡았다.



지수가 깍지를 껴왔다.

손가락과 같이 가슴도 간질거리는 느낌이었다.



홍지수
좋아해.



홍지수
나랑 사귀자 시은아.

지수가 깍지를 낀 채 말한다.


도시은
...

너무 좋아서 입이 떨어지지 않았다.

이래도 되는걸까 하는 불안함도 있었는데 괜찮았다.

난 지금 이 상황, 이 기분에만 집중할래.


지수가 손을 놓더니 주머니에서 뭘 꺼낸다.


홍지수
내 고백 받아 줄거지?

고개를 격하게 끄덕였다.


도시은
당연한거 아니야?


홍지수
그럼 이건 커플팔찌.


홍지수
고백선물이야.

잘그락 거리며 팔찌가 채워졌다.

지수의 손목에도 똑같은 팔찌가 있었다.


도시은
진짜 너무 좋다.


홍지수
나도.


홍지수
이리 와.

지수한테 안겼다.



오늘 하루동안 많은 감정들을 느낀것 같다.

이것도 마냥 나쁘지만은 않았다.

꿈이라면 깨고싶지 않았다.




윤정한
이 늦은시간까지 나 왜 기다린거야?


김여주
할말이 있으니까.


윤정한
그래.


윤정한
뭔데?


김여주
우리 화해하자.


김여주
나 더이상 너랑 이렇게는 못지내겠어.


김여주
우리 예전 사이로 돌아가자, 정한아.


윤정한
예전사이가 어떤사인데?


김여주
뭐..?


윤정한
너가 날 짝사랑하던 그 사이?


김여주
윤정한,


김여주
말을 그렇게 밖에 못 해?


윤정한
미안,


윤정한
말이 막 나온다.


윤정한
사실 나 오늘 시은이한테 고백했다가 차였어.


김여주
...


김여주
시은이는 지수,


윤정한
알아.


윤정한
시은이가 홍지수를 좋아한다는 것 쯤은 이미 눈치 챘어.



윤정한
그렇다고 고백도 못해보고 이 3년 짝사랑이 끝나면 억울하잖아.


김여주
...


윤정한
오히려 시원해.


윤정한
차이고 나니까 가슴이 뻥 뚫린 기분이야.


윤정한
너도 그랬어?


김여주
뭐..?


윤정한
내가 도시은 좋아한다는 말 듣고 시원했냐고.


김여주
...


김여주
시원했을 것 같아?


김여주
난 반대로 가슴이 꽉 막힌 기분이었어.


김여주
그리고 지금 네 모습 보니까 알겠더라.


윤정한
뭘?


김여주
나 이제 너 안좋아하나봐, 정한아.


김여주
널 봐도 내 가슴이 두근거리질 않아.


김여주
떨리고 긴장되지가 않는다고.


윤정한
잘됐다.


윤정한
그럼 예전 그 사이로 돌아갈 수 있는 거잖아.


김여주
...


김여주
응, 맞아.


진심이 아니다.

말을 그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윤정한과는 더 이상 친구가 되지 못 할 것 같아서.

윤정한이 자신의 옆을 내어주지 않을 것 같아서 거짓말을 했다.


아직도 윤정한을 보면 이렇게 가슴이 뛰는데.

같이 있으면 떨리고 긴장되는데.

어떻게 내가 윤정한을 그만 좋아할 수가 있겠어.

가슴에 대못이 박히는 기분이었다.

아팠지만 티를 낼수가 없었다.



윤정한의 곁에 있으려면 이런 감정이 드는 건 감수를 해야만 할 것 같아서.



선물은 끝내 주지 못하였다.




끄댕이
죄송해요...


끄댕이
10일 만에 왔네요ㅠㅠ


끄댕이
이제 몇 주 뒤면 시험이라...


끄댕이
작가가 성실하게 글 올려야 되는데...


끄댕이
ㅠㅠ


끄댕이
대신 오늘 분량 많게 썼어요!


끄댕이
그리고 이 작 아마 다음편이 마지막이 될 수도 있어요.


끄댕이
근데 이건 독자님들의 선택!


끄댕이
더 연재할까요,


끄댕이
아니면


끄댕이
다음편으로 끝낼까요?




끄댕이
아무튼 늦게와서 정말 죄송해요ㅠㅠ


끄댕이
다른 작품도 밀렸는데...😢😢😢




끄댕이
읽어주셔서 고마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