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브남주 홍지수
17.의문의 꿈


꿈을 꾼 기분이다.

아주 길고 긴 꿈.

사실 그렇게 긴 꿈은 아니었던 것 같은데.


하지만 좋았다.

왠지 기분이 좋았다.

행복한 꿈을 꾼 듯 했다.

깨고싶어도 깨지 못했던 꿈이었지만,

행복했다.



너무나도...




도시은
아, 머리야...

엄마
딸, 딸,!

엄마
일어난거야??

엄마
머리는? 안아프고??


도시은
무슨일이야 엄마...


도시은
나 어디 아팠어?

일어났더니 몸이 찌뿌둥 했다.

되게 오래 잔 듯 했다.

근데 일어나보니 옆엔 엄마가 울고계셨다.

엄마
기억 안 나??

엄마
너 차에 치였잖아!

엄마
정통으로 안맞아서 다행이지.

엄마
이정도도 만족 해야돼.

발에서 통증이 느껴진다.


도시은
에, 깁스?


도시은
아, 맞다.


도시은
나 차에 치였지.


도시은
나 몇일만에 일어난거야, 엄마?

엄마
다섯개월 됐지.

엄마
안일어나는 줄 알았다, 얘.

엄마
아.

엄마
한번 일어나기는 했었어.


도시은
네?

엄마
이주 전에 너 잠깐 눈 떴었어.

엄마
그때 병원에서 퇴원한거고.

엄마
근데 머리는 어때, 괜찮아?


도시은
굳.


도시은
아픈 곳 없어.


도시은
근데 나 무슨 꿈을 꾼 것 같아.

엄마
꿈?

엄마
무슨꿈?


도시은
아주 행복한 꿈.

엄마
됐고, 일어나.

엄마
나가서 밥먹자.

엄마
벌써 저녁이다.


도시은
아, 잠시만.


도시은
엄마!

엄마
응?


도시은
나 그 책 어디있어?

엄마
무슨 책?


도시은
있잖아 그...


도시은
내가 맨날 끼고살던...

무슨 책이었지?

기억이 안난다.

너무 좋아했던 책인데.

인생 책이라고도 할 수 있는데.

책 제목이 기억이 안난다...




최승철
이제 등교 해도 되는거야?

집 밖으로 나오니 19년 친구 최승철이 날 기다리고 있었다.


도시은
응, 걱정 많이 했나 봐?


최승철
당연한거 아니냐.


최승철
우리가 몇 년 친군데.


도시은
그건 맞아.


도시은
우리 알고지낸지 오래 됐어.


최승철
됐고, 가방이나 줘.

내 가방을 휙, 가져가버렸다.


최승철
다리가 이 상탠데 조금이라도 도와줘야지.


도시은
땡큐, 사양은 안할게.




최승철
아까부터 뭔 생각을 하냐.


최승철
수업에 집중도 못하고.


도시은
근데 가을 아니었어?


최승철
뭐래, 더워 뒤지겠는데.


최승철
아 맞네.


최승철
너 쓰러졌을 땐 1월이었다.


도시은
아니.


도시은
분명 내 생일이었는데.


도시은
맞잖아.


도시은
내 생일은 10월이고,


도시은
어제는 내 생일...


최승철
뭔 헛소리야?


최승철
꿈꿨어?


도시은
그러게.


도시은
이 기억 뭐지?


도시은
야, 이 기억 뭐냐??

뭐지 이 기억?

내 머릿속으로 무언가가 스쳐지나갔다.


최승철
그걸 내가 어떻게 알아.


최승철
네 기억인데.

처음 보는 남자애였다.

처음보는 남자애가 얼굴을 붉히고 나와 웃고 떠들고 있었다.


도시은
아니...


도시은
아,


도시은
머리,!


최승철
야, 야야!!




도시은
아으...


최승철
야, 일어났어??


도시은
뭐야, 여기 어디야.


최승철
학교 보건실.


최승철
너 갑자기 쓰러졌어.


최승철
머리, 몸은 괜찮아?

의문의 꿈을 또 꾸었다.


도시은
...

남자 둘, 여자 하나가 나왔다.

익숙한 듯 했지만 처음보는 사람들이었다.

처음보는 교복을 입고 나와 웃고있었다.


도시은
모르겠다.


최승철
야아야, 왜 다시 누워!


도시은
잘거야! 머리아파!


최승철
...


최승철
학교 끝나면 올게.


최승철
쉬고있어.



분명 처음보는 사람들인데,

나와는 인연이 없는 사람들인 것 같은데.



왜 그리운걸까.




최승철
진짜 괜찮은 거 맞지?


최승철
어디 아프거나, 그러진 않고?


도시은
저기요, 저 발이요.


최승철
이건 뭐...


최승철
아, 머리 안아프냐고!


도시은
안아파!


도시은
안아파, 이 자식아!


도시은
오히려 너 때문에 머리 아파진다!

옆에서 쫑알~쫑알.

정말 시끄럽다.


최승철
야야, 가방 줘!


최승철
아프잖아.


도시은
됐네요.


최승철
그러지 말고.


최승철
좋은말로 할 때, 줘.


도시은
아이 무서워라~!


최승철
야야, 천천히 가!!


최승철
다리도 다친 애가 왜 이렇게 잘 걸어!



무언가를 잊은 기분인데 상관없다.

난 지금 이대로도 행복하다.




도시은
엄마~.


도시은
걔 안온대?

엄마
걔 누구?

엄마
승철이?


도시은
아니아니.


도시은
후배 있잖아. 나랑 친한 후배.

엄마
응?

엄마
친한 후배도 있었어?


도시은
엄마 몰라?


도시은
엄마랑도 친한,


도시은
누구지?

엄마
뭐래니.

엄마
아직 잠 덜 깼어?


도시은
... 진짜 뭐지.



계속 이상한 기억들이 머릿속에서 스쳐지나간다.

처음보는 사람들이 계속 생각나고,

본적도 없는 얼굴이 떠오르고,

그들과 함께했던 추억들도 떠오른다.


혼란스러웠다.

계속해서 이상한 기억들이 떠오른다.



10:13 PM

도시은
엄마, 잘자요!!!

엄마
어, 잘자~.



잠을 자러 내 방으로 들어왔다.

침대에 털썩, 앉았다.

왜 처음보는 방이랑 내 방이 겹쳐보이지?



좋아해,

보고싶어.

보고싶어, 시은아.



누군가의 목소리가 내 머릿속을 가득 채운다.

듣기 좋은 목소리였다.




최승철
야, 이 집 잘한다.


최승철
맛있어.


도시은
그러게, 맛있네.


최승철
야, 이제 발 괜찮아?


최승철
그거 푼지 일주일 됐잖아.


도시은
완전 멀쩡.


도시은
최승철 진짜...


도시은
내 걱정 너무 하는 거 아니야?

사고가 난지 벌써 6개월,

정신을 차린지 벌써 한 달,

다리 깁스를 푼지 벌써 일주일이 흘렀다.

지난 한 달 동안 꿈엔 그 목소리가 반복되었다.

마치 자신을 잊지 말라는 듯,

계속해서 내 꿈 속에 나타났었다.


최승철
그나저나, 요즘은 그 꿈 안꿔?


최승철
무슨 처음 듣는 남자 목소리가 나온다는,


최승철
그 꿈.


도시은
계속 꾸지.


최승철
어디서 들어본 목소리 아니야?


최승철
한 번 잘 생각해 봐.


최승철
스치듯이라도 들었던 목소리가 아닌가.


도시은
진짜 모르겠어.


도시은
누구 목소리인지.


최승철
쩝,


최승철
그럼 말고.


최승철
생각 그만 하고 먹자.




도시은
정말 안데려다줘도 된다니까.


최승철
거절 하지 마.


최승철
너가 아무리 거절해도, 난 너 집까지 무사히 데려다줄거야.


도시은
아휴... 못말려, 정말.

중학생
선배, 좋아해요.

어디선가 말소리가 들려왔다.


최승철
고백하는건가?


최승철
그러면 우리는 빠져줘야지.


최승철
뛰자!







최승철
야, 어디 아파?


최승철
야?


최승철
도시은!


도시은
잠시만,


도시은
잠깐만...


도시은
이 기억 뭐지?




이석민
선배님, 좋아해요!



도시은
이 남자 누구지?


최승철
남자?


최승철
무슨 남자?


최승철
또 무슨 기억이라도 난거야?


도시은
으응...


도시은
누가 나한테 고백을...


최승철
무슨,


최승철
집이나 가자.


최승철
늦었다.




끄댕이
다음화가 너무 기대되네요..ㅠㅠ


끄댕이
이 전개 괜찮나요?


끄댕이
아, 물론 이 글은 해피엔딩으로 끝날겁니다.☺


끄댕이
공부 미뤄두고 왔어요.


끄댕이
너무 쓰고싶어서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