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 살벌 동거중
EP8. 마치 놀이터 같이


한가로운 주말


김여주
시작했어요?


변백현
웅 시작햇오 빨리 와

아저씨와 대낮에 뱀파이어 영화를 보는 중 이다.


김여주
참..나도 미쳤지 뱀파이어랑 뱀파이어 영화를 본다니..


변백현
나도 인간이랑 뱀파이오 영화 보능거는 첨이거든!!


김여주
네네 그러시겠죠

아저씨의 말을 가볍게 흘려듣고는 영화 인트로를 보며 팝콘을 씹기 시작했다.

그런지 몇분이 흘렀나

본격적으로 영화가 전개되기 시작하자 장면들이 점점 잔인해져갔다


김여주
으...징그러


변백현
우아..맛잇겟다..


김여주
진짜 저게 맛있어 보여요?


변백현
지금 이 장면이 치킨을 맛있게 뜯는 장면이라고 생각해바


김여주
아..치킨..맛있어 보이겠네요

군더더기 없는 아저씨의 설명에 수긍하고 영화를 관람하는데


변백현
억


변백현
모야!! 왜 꺼!!!!


김여주
아 진짜 죄송해요 나 못보겠어..

원래 비위가 약했던 사람인지라 더는 못보겠는게 문제다

아저씨가 나름 재밌게 보고있길래 좀 더 참아볼까 했는데..


김여주
딴건 다 되는데 이건 진짜..미안해요


변백현
훙 그래 뭐 어쩔수옵지

말은 그렇게 해도 좀 시무룩한 아저씨의 모습에 살짝 미안해진 나는


김여주
시간 많이 남는데 나가서..놀까요?

아저씨 외출 작전을 펼쳤다.

뱀파이어가 맞기는 한건지 아저씨는 유독 밖에 나가지 않았다.

덕분에 피부는 하얘질대로 하얘졌지만..

뭐 어쨌든 아저씨 잃어버릴일도 없고 다칠일도 없어서 나도 잘 밖에 데리고 다니지 않았는데

오늘 처음으로 나왔다. 단 둘이


변백현
무야!! 설마 나 여기서 놀라구???!!


김여주
어쩔수 없잖아요 와- 사람도 없다

자기가 애냐며 투덜거리는 아저씨의 손을 잡아끌며 본격 놀이터 투어에 나섰다.

처음에는 투덜이란 투덜은 다 해놓고 이제 막 재미들리니까


변백현
아핰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왘ㅋㅋㅋㅋㅋㅋㅋㅋ


변백현
주야 나 한번만 더!!


김여주
아저씨 나 힘들어요..


변백현
영화도 중간에 끈더니 이것도 그럴꺼야????


김여주
아니..아니에요 한번더 해줄께요..

똑같은거만 무한반복 돌려주는 루트에 갇혀버렸다.


변백현
(흔들흔들)


김여주
재밌어요?


변백현
응 재밋어


김여주
이렇게 잘 놀꺼면서 처음에 투정은 왜 부렸대?


변백현
(무시)(흔들흔들)


김여주
못들은척 하지 마요


변백현
모..재미옵진 안으니까 가끔 나 데리고 와


김여주
웃겨 진짜

서로 티격태격하며 막대 아이스크림 하나씩 물고 그네에 앉아있으니

뭔가..

좋았다.

그 느낌과 그 시간의 여유가 너무나도 마음에 들었다.


김여주
으으- 나도 옛날에는 여기서 많이 놀았는데..


변백현
지금은?


김여주
지금요? 음..놀이터..


김여주
안왔어요. 어릴때 말고는


변백현
이러케 재밋는데 왜 안와??? 이해안돼


김여주
...그러게요 왜 안왔을까요 내가

정확히 중학생때부터 놀이터와 연을 끊고 살았던것 같다.

학원을 다니면서, 공부에 집중하면서.

친구와 놀러다니면서, 핸드폰에 빠져 살면서.


김여주
이렇게 생각해보니 저


김여주
놀이터에서 이렇게 여유로운 시간 보낼만큼 한가하지 않았네요


변백현
흐에 그럼 엄청 바쁘게 산거야??? 불쌍해 이런거 하나 못 즐겨보고


김여주
그니까요 나 진짜 불쌍하죠


김여주
어렸을땐 이게 뭐 그렇게 재밌었는지 몰라요

그러면서 한참을 왔다갔다 거리니 그네에서 삐그덕 소리가 나기 시작했다.


김여주
이것도 오래됐나봐요 예전에는 이런소리 안났는데


변백현
니가 무거워서는 아니고?


김여주
아 진짜..아니거든요

순간 기분이 상해 괜히 발로 땅을 툭툭 차고는 그네 타는것을 멈추었다.


김여주
읏차


변백현
벌써 가게?


김여주
슬슬 정리해야죠


변백현
아십다..다음에 또 올거야?

아쉬운지 그네에서 쉽사리 내려오지 못하는 아저씨와 나와같이 오래되버린 놀이터를 한번 쭉 살펴보고는


김여주
당연하죠 그때는 더 재밌게 놀아요

미소를 머금으며 집으로 돌아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