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후 길들이기
13. 당신의 착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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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여주
" 처소를 봉쇄하라. "


이 찬
" 예 폐하. 봉쇄하라!! "

여주의 명령을 받은 찬이 호령하자 기사들이 일제히 수를 나눠 정한의 처소를 둘러쌌다


윤정한
" 폐하 이 무슨, "


진여주
" 한 번만 묻겠네 내게 할 말이 없는가. "


윤정한
" 할 말이라뇨 무슨... "

아무것도 모르겠다는 듯 천진난만한 얼굴로 물음표를 띄우는 정한의 모습에 기가 찬 여주가 찬에게 손짓하자 몸을 밧줄로 결박당한 한솔이 기사에게 끌려 들어왔다

그에 정한이 무슨 소리인지 이해했다는 듯 미소를 지어 보였다


윤정한
" 제가 이 자의 옆에 앉으면 되겠습니까 "


진여주
" 죄에 대한 대가를 달게 받게 될 것이네 "



윤정한
" 제 죄는 오직 폐하를 울린 황후를 혼내준 것, 그것 뿐입니다 "

한 치의 흔들림도 없이 한솔의 옆에 무릎을 꿇고 앉아 하는 정한의 말에 여주가 한 쪽 무릎을 꿇어 자세를 낮추고 정한의 얼굴을 손으로 들어 올렸다

그러자 방긋 웃는 얼굴로 정한이 여주를 바라봤다


진여주
" 입, 다무시오. "


윤정한
" 제가 없으면 폐하께선 무너지십니다 "

그 순간 정한의 눈동자에는 오로지 소유욕, 가지고 싶다는 욕심만이 존재하고 있는 것을 꿰뚫어 본 여주가 정한의 고개를 던지듯이 놓고 다시 일어섰다



진여주
" 착각이 심하군 내가 그렇게 나약한 황제로 보이는가. "


진여주
" 찬, 한솔과 정부 정한을 지하 감옥으로 끌고 가라. "


이 찬
" 예 폐하- "

기사에게 결박당해 한솔과 함께 끌려나가는 순간까지도 여주에게서 눈을 떼지 않는 정한의 모습과 잃지 않는 미소에 정말 무섭도록 지독한 집착이라고 찬은 생각했다


또각 또각-

3일 후, 처형 판결이 내려지는 날 여주가 그 어느 때보다 위엄 있는 분위기를 풍기며 황좌에 앉았다 그러자 안에 있던 모든 대신들이 고개를 숙였다 한 사람 에스쿱스 공작 부부만 빼고서.

승철은 제발 오지 말고 있어달라는 여주의 명령 섞인 부탁에 몸을 추스르면서 상황을 보러 간 디에잇이 돌아오길 기다리고 있었다

탕탕-


진여주
" 지금부터 정부 정한과 에스쿱스 공작가 한솔 버논 쿱스의 역모죄에 대한 판결을 내리겠소 "


하테 에스쿱스 공작
" 폐하 제발 제 아들 놈을 살려주십시오 "

아들, 아들이라 웃기기 그지없었다 승철은 한솔이 독을 먹여 죽어가는데도 보러 오기는커녕 걱정하는 기색도 없었으면서 한솔이 죽을 지도 모른다니까 아들 소리가 잘도 나오는 에스쿱스 공작의 모습은 정말이지 뻔뻔하다고 해야 할까 잔인하다고 해야 할까

에스쿱스 공작의 말을 무시한 여주가 처형장 안으로 끌려들어 온 상처가 가득한 한솔과 정한을 차가운 눈으로 쳐다봤다


진여주
" 두 사람은 들어라 이 사람들 앞에서 처형 판결을 내리겠노라 "

에스쿱스 부인
" 한솔아..! 한솔아..!! "


진여주
" 먼저 한솔 버논 쿱스는 공작의 지위를 거두고 멀리 헤르 지방으로 유배를 명한다 그리고 정한 에슈르트 역시 백작의 지위를 거두고 처형을 명한다 "

쾅쾅쾅-

판결이 끝나자 기사들이 일사불란하게 그들을 끌고 처형장을 나갔다 그리고 동시에 디에잇이 기사에게 무슨 말인가 듣고는 놀라서 급히 소리쳤다


디에잇
" 황후 폐하 납시오-!!! "


진여주
" 뭐라? "

처소에 있어달라고 그리 부탁했건만 제 황후는 정말이지 지지리도 말을 안 듣는 사람이라고 생각한 여주가 안으로 들어서는 승철을 맞이하려는 때였다

으아아악 너 때문이야-!!!!! 에스쿱스 부인이 승철에게 달려들어 목을 조르기 시작했고,


최승철
" 켁-!! 케엑-!! 컥-!! "


진여주
" 황후!!! "

아. 여주의 소리침에 승철의 발버둥이 멈췄다 승철의 머릿속으로 잃어버렸던 기억들이 쏟아져 들어왔다 와인을 마시던 순간 그리고 잔이 깨지며 자신을 향해 달려오던 여주의 모습까지 모든 기억이 다시 제자리를 찾았다


진여주
" 황후 괜찮습니까? 저 자를 당장-! "


최승철
" 꺄아아아아아아악!!!!!!!! "

끔찍했다 사경을 헤매던 그때 들려왔던 그 목소리 제 목을 조를 듯이 잡았던 손의 감촉 그 모든 것이 생생하게 떠올라 온 감각을 헤집었다 그 손과 그 목소리 분명,

한솔이었다


최승철
" 싫어..싫어..!! 아아악!!! "


진여주
" 황후!!! 날 보세요 나 입니다 황후!! "

한순간에 아수라장이 된 판결장을 디에잇과 찬이 서둘러 정리해 사람들을 내보내고 그 사이 기사들이 에스쿱스 부인을 끌고 나갔다 초점없이 흔들리던 승철의 눈이 여주의 눈과 마주치며 뚝 멈췄다


최승철
" 폐..폐하... "


진여주
" 황후 지금 뭐라고..내가 누군지 알겠습니까? "


최승철
" 황제..폐하... "

툭- 승철이 그대로 정신을 잃었다 여주는 저를 알아봐 준 것을 기뻐할 새도 없이 승철을 처소로 옮겼다 얼마 안 있어 온 의관은 극심한 충격을 받은 것 같다며 절대 안정하라는 말을 남기고 처소를 나섰다

으음-....


진여주
" 황후 정신이 듭니까?! "


최승철
" 폐하..여긴... "


진여주
" 황후의 처소입니다 괜찮은 겁니까? "

아... 어질어질한 의식 속 목을 조르던 에스쿱스 부인의 모습이 떠올랐다 소름 끼치도록 생생한 감각에 두려움이 몰려와 승철이 이불을 꽉 쥐었다

그린 승철의 손을 여주가 부드럽게 잡았다


진여주
" 이제 다 괜찮습니다 황후. "


최승철
" ....다, 기억이 났습니다 폐하 "

이제는 다시 작게 떨기까지 하는 승철의 모습에 잡은 손에 힘을 준 여주가 승철을 품에 안았다 뭐 말이 안은 거지 안긴 거나 다름이 없긴 했다


진여주
" 괜찮습니다 그냥 잊어버려요. "


최승철
" ..전부 다, 기억이 났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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