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드러운 사랑
03



한주연
야아 양정인


한주연
진짜 가망이 없어보여?


양정인
승민이형 공부 잘 하잖아


양정인
연애할 시간이 어딨어


양정인
접어 그냥.

정인의 팔짱을 끼며 주연에게 말했다.


한주연
그래도 좋은 걸 어떡해애


양정인
그래 너가 언제 말한다고 들어먹은 적도 없고


양정인
기대도 안 한다.


한주연
헤헤


이민호
뭘 헤헤야


이민호
그 형이 아깝지

민호가 근엄한 정인의 말을 거들며 깐족댔고, 주연이 민호의 팔을 퍽 소리 나게 치고는 말했다.


한주연
응원은 못 해 줄 망정


한주연
그게 할 말이냐


이민호
왜 나한테만 그래애


이민호
양정인이 먼저 말했잖아

민호가 주연에게 맞은 자리를 매만지며 툴툴대었다.

그 사이 한 손으로 턱을 괴고는 책상에 끄적인 낙서만 노려보고 있는 현진.


황현진
...


황현진
야 양정인 나랑 얘기 좀



진지한 현진의 말투에 군말 없이 현진의 발걸음을 따라 온 정인.


양정인
왜 그래?


황현진
야아 내 친구 얘긴데


황현진
걔가 좋아하는 애가 있대


황현진
근데 있잖냐


황현진
그 여자애는 다른 사람을 좋아하고 있대


황현진
이거 어떻게 해야하냐


양정인
ㅎㅎ..

누가봐도 본인 얘기 같은 현진의 고민을 들은 후 의미 심장한 미소를 짓던 정인이 말을 꺼냈다.


양정인
그래서 고백 하고 싶어?


황현진
그치..


황현진
..아니 그렇대..!

현진의 당황스러워하는 모습에 속으로 웃음을 참아내며 정인이 말을 이었다.


양정인
고백은 타이밍이래


양정인
그냥 잘 챙겨주면서 곁을 지키면 기회가 생기겠지


황현진
아니 근데


황현진
자꾸 왜 내 얘기처럼 말해 너..


황현진
친구 얘기라니까아..

현진이 즉흥적으로 말한 뒤 밀려오는 부끄러움에 고개를 푹 숙이고 말했다.


양정인
아니 뭐 그렇다고~


양정인
보통은 잘해주는 사람에게 끌리는 법이야




한주연
어??


한주연
둘이 어디 다녀와?

주연이 지성이 준 바나나 우유의 껍질을 뜯어 마시다 둘을 보고 물었다.


양정인
한주연 너 입에 묻었다


한주연
여기?

주연이 엉뚱한 곳을 문지르며 되물었고,

지켜보다 못한 현진이 주연의 손을 잡고 묻은 곳을 닦아 주었다.


한주연
뭐하냐 너


한주연
내가 애도 아니고 말로 해도 알거든

주연의 말에 현진이 빨개진 얼굴을 숨기려 고개를 숙이고 작게 대답했다.


황현진
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