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용실 걔,
Episode 04. 쉽지않은 이름찾기


드르륵 -

드르륵



한여주
최이원 좋은 아침~

오늘은 어제와 달리 문 여는 소리가 밝았다.

이원이는 날 이상한 눈빛으로 쳐다보며 무슨일 있냐고 물었다.


최이원
어제랑 너무 딴판인데?


최이원
왜, 번호라도 따였어?


한여주
ㅋㅋㅋㅋㅋ 뭔소리야..


한여주
다른건 아니구


한여주
어제 그 잘생긴 교생 있잖아!


한여주
어제 우연히 마주쳐서 사과드렸어~


한여주
다행히 용서해주셨어 ㅎㅎ


한여주
그래서 그런지 하루종일 기분이 좋아 ㅎㅎ


최이원
에이..., 난 또..


최이원
교생은 맞대?


최이원
이름은?


최이원
몇학년 담당?


최이원
우리학년 들어오셔?

이원이는 교생쌤 얘기에 다급한 목소리로 질문을 막 퍼부었다. 아닌 척 했지만 교생쌤에 대해서 많이 궁금하긴 했나보다.


한여주
어우... 물음표살인마도 아니고....


한여주
태형이 말 들어보니까 교생 맞는 것 같고, 1학년 담당.


한여주
그리고 이름은….


한여주
.......

그러고보니 가장 중요한 이름을 못 물어봤다. 왜 어제 이름 물어볼 생각을 못했을까….


한여주
...아앗, 이름을 모르겠네..


최이원
뭐어? 이름 모르면 뭔 소용이야..


최이원
나도 얼굴 보고싶은데....ㅜ


한여주
하하..., 한여주 왤케 멍청하냐..


최이원
너 오늘까지 꼭! 이름 알아와, 알겠어?


최이원
아 내가 찾는 게 빠르려나..?


최이원
암튼! 오늘까지 꼭 알아낸다.


한여주
.....


한여주
....?


한여주
....? ㅇ,야 어디가..?

이원이는 오늘까지 교생쌤 이름을 꼭 알아낼거라며 독기가 가득한 눈으로 교실 밖을 나갔다.

먼저 나서서 이름을 캐내려는 이원이한테 좀 고맙기도 했다 ㅎ

얼굴도 잘생겼으니 이름도 멋지시겠지?

얼굴도 잘생겼으니 이름도 멋지시겠지?



< 점심시간 >

< 점심시간 >



한여주
으아, 얼마만에 자유시간이냐~


한여주
맨날 회의 다니느라 진짜 쓰러질 뻔 했네..,

약 2주만에 맛보는 진정한 자유시간이었다. 사실 원래 같았으면 행사 진행때문에 아직까지도 바빠야 했지만 난 진행에서 제외됐기에 회의에서도 빼주셨다.

혼자 쉬는 대신 전소희 같은 애들이 또 뒤에서 욕 엄청 하고있겠지..?

뭐 그러든 말든 그냥 다 자격지심이라 생각하고 별 신경은 안쓴다. 어쨌든 내가 1등이기 때문이다.


한여주
으음~ 공기 좋다.


한여주
이원이는 교생 이름 알아냈으려나..?


한여주
....씁,


한여주
태형이한테 다시 물어볼까..?

마침 태형이가 운동장에서 축구를 한 뒤 반으로 돌아가고 있었다.

난 기진맥진 더워서 거의 쓰러지기 직전인 태형이를 내 쪽으로 불렀다.


한여주
야! 김태형!!


한여주
너 일로와봐.


김태형
.....?


김태형
와..., 지금 죽기 직전인거 안보이나?


김태형
왜 불러 왜..,


한여주
어우 땀냄새..


한여주
너 교생쌤 이름 알아냈어?


김태형
또 교생쌤 얘기네....;


김태형
누나 그 쌤 좋아해?


김태형
그럼 안돼 진짜 ;;


김태형
누나 그렇게 안봤는데....


한여주
....? 좋아하긴 무슨?


한여주
그리고 좋아하면 어때서? 너 같으면 연예인 비주얼 선생님을 무시하겠냐?


김태형
......와.,


김태형
이거는.. 좀... 아닌 것 같은데..?


한여주
뭐라는거야 자꾸..


한여주
그래서 이름 뭔데?


김태형
(여주의 손에 있던 캔을 뺏어가며) 음료수 한입 주면 알려드림 ~


한여주
이씨.., 야.!!


김태형
아이고 목말라라 ~


김태형
( 벌컥벌컥 )


김태형
......?


김태형
.......?


김태형
웩! 이게 뭐야!?


김태형
어윽..., 독 탔어?


한여주
ㅋㅋㅋㅋㅋㅋ 하 웃겨ㅋㅋㅋㅋㅋㅋ


한여주
보면 몰라? 솔의눈이잖아~


김태형
우웩.. 미쳤나봐 이런걸 왜 마셔?


김태형
진심으로 누나 요즘 힘들어..?


김태형
저딴걸 어케 아무렇지 않게 마셔.. 우웩..,

난 어릴때부터 입맛이 좀 특이했다. 대부분 안좋아하는 음식을 난 좋아했다.

솔의눈도 특유의 시원함과 상쾌함이 진짜 짱인데.., 왜 다들 싫어하는건지 모르겠다.


한여주
니 입맛이 완전 베이비입맛인거지 ㅋ


한여주
그러게 왜 남의 껄 맘대로 가져가고 그르냐 ~


김태형
누난 진짜 나빴어..,


김태형
이럴거면 학교에서 아는 척 하지 마!!


한여주
ㅇ, 야 왜 가!


한여주
이름 알려주고 가야지!!


한여주
......


한여주
....이런..,

솔의눈때문에 감정이 상한 태형이는 뒤도 안돌아보고 반으로 달려갔다.

내가 잘못한 건 없긴 한데; 맨날 삐져대서 이젠 익숙해졌기에 괜찮다.


한여주
나 참 어이가 없네..,


최이원
그러게… 나도 어이가 없다..


한여주
....?


한여주
뭐야, 언제 왔어?

갑자기 어디서 나타난건지 모르겠는 이원이가 힘이 쭉 빠진 채 내 옆에 털썩 앉았다.


최이원
이게 이렇게 힘들줄이야..


한여주
응? 뭐하다왔는데?


최이원
교생쌤 이름 찾아다녔지이,.!


최이원
넌 뭐 알아낸 거 없어?


최이원
난 아는 동생들한테 다 물어봤는데 다 안알려주드라..


최이원
으휴 나쁜것들!


한여주
허얼... 어쩐지 안보이더니.. 지금까지 찾아다닌거야?


최이원
그럼그럼.. 힘들어죽는줄.


한여주
너도 참 대단하다..


한여주
나도 태형이한테 물어보긴 했거든?


한여주
근데 걔도 말 안해주드라....


최이원
...


최이원
....이런.,


최이원
....


최이원
근데 태형이가 누구야? 남친?


한여주
?


한여주
응.?

지금까지 얘한테 김태형얘기만 300번은 한 것 같은데 모르고 있었다니.., 좀 많이 당황스러웠다.


한여주
.....하하..,


한여주
사촌동생인데요..


최이원
엥? 사촌동생?


최이원
난 또 태형이라길래 쌤 이름인 줄~


한여주
ㅋㅋㅋㅋㅋㅋ 좀 아저씨같긴 해..


한여주
그래도 얼굴은 평타침!


최이원
흠.., 일단 이름이 불합격.


최이원
원래 얼굴은 이름 따라가는거야~


한여주
으흠...,


한여주
하긴 내 취향은 아니긴 해 ㅎ


한여주
내 취향은 교생쌤인데.....


최이원
....


최이원
...그래.., 그 분은 이름도 멋지시겠지..


한여주
하하......


한여주
......


한여주
......?


한여주
💡


한여주
아하!


한여주
야야, 기다려 봐. 이름 바로 알아올게!


최이원
응? 갑자기?


최이원
뭐야 어디가…!

갑자기 좋은방법 하나가 떠오른 난 급히 학교 안으로 들어갔다.

갑자기 좋은방법 하나가 떠오른 난 급히 학교 안으로 들어갔다.



한여주
(음료 고르는 중)


한여주
(덥썩 -)


한여주
흐음.. 이거면 되겠지?ㅎ

학교 매점으로 들어가 음료수 하나를 산 뒤, 다시 다른 곳으로 달려갔다.




한여주
으하.., 힘들어.....


한여주
오늘도 계시겠지..?

내가 급히 달려온 곳은 다름 아닌 창고, 자세히 말하자면 무용실이었다.

누구한테 부탁해서 이름을 알아내기 보단 직접 물어보는 게 빠를 것 같아서 여기로 온 것 이다.

난 떨리는 마음으로 무용실 문을 두드렸다.

똑똑 -

똑똑



한여주
.....


한여주
계시나..?

난 소심한 노크 뒤 과감하게 문을 열었다.

난 소심한 노크 뒤 과감하게 문을 열었다.




교생선생님

역시, 계실 줄 알았다.

난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선생님을 불렀다.


한여주
선생님!


교생선생님
(멈칫) ......?


교생선생님
아.., 또 오셨네..


교생선생님
ㅇ,안녕 ㅎ

선생님은 내 부름에 귀에 있던 이어폰을 뺀 뒤 어색한 미소를 지으며 인사를 해주셨다.


한여주
죄송해요 갑자기 와서..


교생선생님
아냐아냐 괜찮아.


교생선생님
오고싶으면 오는거지 뭐..,


한여주
그럼 저 매일매일 와도 돼요?


교생선생님
응..?


교생선생님
매일....?


교생선생님
뭐.., 안될 건 없으니까..


교생선생님
하고싶은대로 해..ㅎ


한여주
넵!

조곤조곤하고 낮은 듯 높은 목소리마저 내 취향이었다.

어쩜 모든게 다 완벽히 내 이상형일 수가 있다니..

성인만 아니었다면 바로 꼬시는거였을텐데.., 무지하게 아쉽다.


한여주
ㅎ....


한여주
아, 그리고 이거 드세요!


한여주
솔의눈인데.. 진짜 시원하고 맛있어요.

난 아까 매점에서 산 내 사랑 솔의눈을 선생님께 건내드렸다. 혹시나 싫어하시면 어쩌나 걱정을 좀 하긴 했지만 다행이 잘 받아주셨다. 나랑 입맛까지 맞다니! 완전 데스티니잖아?


교생선생님
고마워.., 잘 먹을게.


한여주
넵 맛있게 드세요..ㅎㅎ


한여주
.......


한여주
....아 맞다.

이름.

나 이름 물어보려고 온거였지?

하마터면 또 까먹을 뻔 했다.


한여주
....선생님.


교생선생님
응, 왜?


한여주
선생님 혹시 성함ㅇ….

🎶 (전화벨소리) 🎶


🎶 (전화벨소리) 🎶




한여주
' 아.. 이런.... '


교생선생님
잠시만....


교생선생님
(전화를 받으며) 여보세요?


교생선생님
네네, 지금요?


교생선생님
근데 제가 지금….


한여주
......


교생선생님
(


교생선생님
( 전


교생선생님
( 전 화


교생선생님
( 전 화 중


교생선생님
( 전 화 중 …


교생선생님
( 전 화 중 … )


한여주
으음.....,

선생님의 전화는 길어지는 듯 했고 시간은 종 치기 직전까지 흘러버렸다.

나는 어쩔 수 없이 선생님께 인사를 드린 뒤 교실로 돌아갈 수 밖에 없었다.

겨우 얻게 된 소중한 기회를 놓쳐버리다니…. 이 쌤 앞에만 서면 항상 운이 나를 배신하는 것 같았다.

나는 우울해하며 터벅터벅 교실로 갔다.

나는 우울해하며 터벅터벅 교실로 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