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겨울, 흰 눈이 소복히 쌓이던 날.
15


- 구급차 안 -

.....

여주는 눈을 감고 누워있었다.

제발... 무사해라, 제발-....

누군가가 흐느끼는 소리만이 구급차 안을 가득 메웠다.

- 사흘 뒤 -

여주는 병실 안에 산소호흡기를 달고 누워있었다.

그녀가 이렇게 되버린지도 벌써 사흘째,

그녀의 침대 옆엔 승철이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

사흘간 기다림과 간호에 지쳐 잠든 승철,

.....

그리고 그제서야 살며시 눈을 뜬 여주.

여주는 고개를 슬슬 돌리더니, 손가락을 움직여 제 손을 잡고있던 승철에게 인기척을 내었다.

....?

..... -

여주는 깨어난 승철을 응시했다.

... 여, 여주야!

승철의 눈이 곧 휘둥그레지더니, 다급히 의사를 호출했다.

환자 깨어났어요-!! 저기요-!!!!

의사가 도착해 여주의 상태 이곳저곳을 살피고 걷는 연습을 하고, 산소호흡기를 제거했다.

... 승철아, 어떻게 된 일이야?

너 사흘째 누워있었어.

승철의 눈가가 새빨개졌다.

.. 어떻게 된 일인지, 설명해줘.

.. 그게,

- 사흘 전 OO병원 -

승철은 책방에 여주가 없는 걸 알곤 터덜터덜 걷다 병원으로 향하는 구급차를 발견했다.

평소엔 지나쳤을 평범한 일이지만, 무언가 낌새가 좋지 않아 승철 또한 병원을 향해 달렸다.

달려 도착한 풍경은 들것에 실려 응급실로 옮겨지는 여주와,

여주를 따라 구급차에서 내리는 원우였다.

네, 의사 선생님. 저쪽으로 옮겨주시고.... -

원우가 승철을 발견하고 둘은 한참 서로를 응시했다.

... 야, 전원우 이 X발새끼야.

승철이 달려들어 원우의 멱살을 잡자 놀란 주변 의료진들이 둘에게 붙어 승철을 뜯어 말렸다.


야! 전원우 이 새끼야!! 이번엔 무슨 짓 한거야, 이 X새끼야!


이번엔 아무것도 안 했어!! 너야말로 강여주 이 지경까지 뭐 했는데, 길에서 얼어 뒤질때까지 닌 뭐했냐고!!!

뭐? 뒤져? 입조심해. 새끼야.

.. 그래, 뒤지진 않았지. 그 직전에 내가 구급차 불러서 데려온 거니까!!

보호자 저 분한테 넘길게요.

원우는 의사에게 승철을 가리키곤 병원 밖을 나갔다.

..아, 강여주.. 대체.

... 그랬었어.

.. 그랬구나. 정한이 쓰러져서, 지수가 너랑 같이 병원 오라길래. 너 찾으러 가다.. 이렇게 될 줄은 몰랐네.

.... 미안해, 여주야.

..... 괜찮아, 승철아.

.. 여주 깨어났어?

지수가 살며시 병실로 들어왔다.

아, 지수야. 정한이는?

.....

지수는 쉽게 말을 꺼내지 못했다.

여주의 눈동자가 흔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