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겨울, 흰 눈이 소복히 쌓이던 날.

19_끝.

- 한돌 책방 -

시간이 많이도 지났다, 찌덥던 여름에서 서늘한 가을의 끝자락을 지나 어느새 추운 겨울이 훌쩍 다가왔다.

여주는 또 다른 글을 쓰기 시작했고, 승철은 여전히 그 곁에 있었다.

원우와 지수는 하던 사업이 잘 풀려 전보다 표정이 확실히 밝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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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주

.. 작년 이맘때였는데, 정한이 다시 만난 거.

정한은 여전히 병실 침대 위를 지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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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철

난 처음 만났을때.. 좀 여주가 존경스러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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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주

..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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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철

... 어떻게 그 증오를 참을 수가 있을까, 싶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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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철

넌, 정한이 좋아하잖아. 말도 없이 떠났는데 아직도 그 마음 간직하면서 화내지도 않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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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지수

그러고보니, 여주는 언제부터 정한일 좋아한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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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주

거의.. 처음 만났을 때 부터..? 눈웃음이 인상적이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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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지수

흠.. 첫 만남이 중요하지, 그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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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우

홍지수한텐 중요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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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주

응? 지수한테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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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우

아니, 강여주 그거 몰랐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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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지수

야, 말하지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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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우

홍지수, 쟤가 너 처음 만났을때 완전 홀딱 반했었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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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주

...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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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지수

.. 후, 물-론! 그 후로 호위무사같이 찰떡! 붙어있는 최승철씨를 보고 마음 접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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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철

그럼, 우리 강여주한테는 아무나 못 다가온다. 윤정한 말고는 허락하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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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지수

오, 최승철도 포기했나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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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철

내가 그럴 거 같냐? 윤정한 일어나기만 해봐, 한판 붙고 시작한다.

네명은 또 다시 실컷 웃어댔다.

- 한돌 책방 앞마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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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주

이 멤버로 불꽃놀이는 또 처음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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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철

오늘도 흐린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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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주

으응, 좀 흐리긴 한데. 괜찮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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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지수

불 붙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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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주

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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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우

그냥 까만 하늘도 예쁘다.

지수가 폭죽에 불을 붙였고, 폭죽은 하늘로 솟구쳐 올라 크게 터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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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주

.. 진짜, 작년에 봤던거랑 같아. 예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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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철

뭐, 강여주가 더 예쁘긴 한데. 이건 이미 윤정한이 했던 말이라 다시 써먹을 수도 없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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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주

푸흐, 재사용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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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지수

그래도 사실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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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주

오.. 너네 갑자기 왜 그래?

하늘을 알록달록 수놓던 불꽃은 사방으로 퍼져 다시금 터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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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우

진짜잖아. 강여주 예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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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주

야아아.. 뭐야, 쪽팔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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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지수

푸흐, 알았어. 이제 안 할게.

하늘을 수놓은 불꽃만큼이나,

그 날 여주는 정말 찬란하게 빛났다.

- 다음 날, OO병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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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주

정한아- 나 왔어.

여주가 병실에 들어오며 친근하게 정한을 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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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주

어제 불꽃놀이했어. 흐리긴 했지만 말이야. 좋았어! 너 없어서 좀 허전했지만 말이야..

여주는 정한의 손을 맞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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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주

윤정한.. 너 빨리 깨어나야해. 일어나면 불꽃놀이 한 번 더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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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주

.. 그 전에 너한테 고백도 해야한단 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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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주

... 너, 꼭.. 일어나야 해..?

여주는 정한의 손을 맞잡은 채로 머리를 기대 잠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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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한

...

그럴 때에,

여주의 등 뒤 큰 창문에 첫 눈이 내렸을 때,

그 겨울, 흰 눈이 소복히 쌓이던 날.

정한이 다시금 눈을 뜨기 시작했다.

작가 강엽

안녕하세요. <그 겨울, 흰 눈이 소복히 쌓이던 날.>의 작가 강엽입니다!

작가 강엽

이야기에 앞서 작품을 사랑해주신 분들께 감사인사 드립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작가 강엽

첫작이라 스토리 구성도 이도저도 아닌데다가 기능이 익숙치 않아 읽으시면서 불편한 점도 많으셨을텐데 꾸준히 댓글 달아주시고 읽어주시는 거 보며 너무나도 행복하게 연재해왔습니다 *-*

작가 강엽

사실 첫 구상 기본 스토리 틀은 정한이 죽고, 승철이와 여주가 이어지는 내용이었어요..!

작가 강엽

그런데 글을 쓰면 쓸수록 사소하더라도 인물에 대한 많은 이야기를 풀고싶어졌고, 그러다보니 아무리 처음에 정했다고 해도 인물에 사망 설정을 넣는 건 너무 마음이 아파서 결국 후반부에 방향을 바꿔 해피엔딩으로 진행했습니다.. :>

작가 강엽

정한이가 결국 사는 엔딩입니다..! 끝나고 보니 회수하지 못한 떡밥하며... 기회가 된다면 이 작품의 뒷 이야기도 써내려가보고 싶네요! 이상 작가 강엽이었습니다, 작품 사랑해주신 많은 분들 정말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