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XX는 재수없는데 섹시해
04. 가짜웃음


김여주
우와아아..

모노톤으로 깔끔하게 정리되어있는 박지민의 집은 드라마에서 나올법한 그런 말도 안되는 광경이었다. 나도 모르게 나온 감탄사에 앞장서던 박지민이 잠시 뒤로 돌아 날 보고 다시 갈 길을 갔다.

박지민
계단 조심해서 올라와요

박지민이 올라가고있는 계단에 캐리어를 쥔 손에 힘이 들어갔다. 하.. 넌 뭘 쳐넣었길래 그렇게 무거운거니 낑낑거리며 올라갈때 계단 위에서 날 내려다보는 박지민과 눈이 마주쳤다.


박지민
....

박지민의 집에 들어가기 전 느꼈던 기분이랑 같았다. 계단 몇개가 그와 나의 확연히 다른 위치를 보여줬다. 그는 다른 세계의 사람이라는 듯이, 하긴 부모 잘만나서 이런 생활을 하겠지.. 괜히 고개가 숙여졌다.


곧이어 박지민이 내게 다가오는 소리가 들리더니 내 손에 있는 캐리어를 뺏어 들곤 가뿐히 계단을 올라가버렸다. 그 모습에 놀라 토끼눈이 되어 그의 뒷모습을 보다 나도 빠르게 올라갔다.

그가 캐리어를 내려놓은건 2층에 위치한 욕실이 딸린 조그만한 방이었다. 물론 나한텐 조그만한건 아니지만, 이 방도 그의 취향대로 깔끔하고 심플하게 정리되어있었다.


박지민
원래는 전정국 새끼 때문에 만든 손님방인데, 편하게 써요

김여주
그럼 그 전정국이란 분은..?

박지민
요즘은 잘 놀러 안와서 뭐, 괜찮아요

박지민이 나가고 나혼자 방을 둘러보았다. 커튼을 걷으니 들어오는 따스한 햇빛에 괜시리 기분이 좋아졌다.


계단을 내려오니 편한 옷에서 정장으로 갈아입은 박지민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김여주
어디가요?


박지민
보시다싶이 입이 하나 더 늘어서, 그쪽보단 내가 더 돈 잘벌어올거같은데

은근 날 놀리는 박지민에 미간이 좁혀졌다. 사실 다 맞는 말이라 그게 더 짜증나 어떻게든 박지민의 말에 꼬투리를 잡았다.

김여주
ㄱ,그쪽이 아니라 김여주거든요?

박지민
오, 처음 안 사실이네요

김여주
그쪽이 안물어봤으니까요!!


박지민
그것도 방금 안 사실, 바빠서 이만 가볼게요

그렇게 박지민이 나가고 집은 고요해졌다. 음.. 역시 집주인이 나갔을땐 집구경을 해야지ㅎ 부엌으로 신나는 발걸음을 옮겼다

김여주
헤엑

김여주
우리집 부엌 몇배나 되는거같아

1층 구석에 위치한 방문을 여니 서재가 보였다. 집에서도 일하는건가.. 여기가 서재라면 이 옆방이 박지민의 방이란 말이었다.

박지민의 방은 딱히 특별한점이 없었다. 굳이 꼽자면 넓고.. 넓은거..? 아 가족사진이 없었다. 물론 나도 없긴한데, 난 고아였으니까.. 아 뭐 진짜 드라마에서 나오는거처럼 사이가 나쁜건가, 그래도 본부장이면 높은자린데

내가 동화작가이긴 한지라 상상력, 창의력은 누구보다 뛰어났다. 그게 도움이 될 때도 해가 될 때도 있지만

집구경을 끝내고 노트북을 꺼내와 소파에 앉았다. 이렇게 넓은 집에 혼자 있는건 익숙하지 않았다. 약간 얼떨떨한 느낌에 주변을 둘러보곤 원고를 타이핑하기 시작했다.

나는 '작은 별 이야기' 라는 책으로 베스트셀러 직전까지 올라가는 대단한 성과를 이루어냈었다. 모두가 어린 나를 주목했고 24살의 나는 출판사와 전속 계약을 하게되었다. 하지만 그것도 벌써 2년전의 이야기였다.

남들이 흔히 말하는 슬럼프가 나에게도 온것이다. 내 날개가 되주었던 '작은 별 이야기'는 곧 내 발목을 잡는 족쇄가 되었다. 그렇게 나는 다시 추락하고 말았다.

지금 기분으론 동화에서 동심이 아니라 현실이 느껴질거같아 원고 쓰기를 그만뒀다. 박지민 호구조사나 해볼까..


김여주
빅히트 회장부부, 양아들과 함께 유기견보호소로 봉사ㅎ... 양아들?!?!?!?!!

충격을 먹고 다른 기사들을 서치했다. 대부분 "빅히트 회장부부는 아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박지민군을 입양하여 양아들에게 막대한 사랑으로 애지중지하며 남부럽지 않게 키웠다" 라고 나와있다.


김여주
가짜 웃음..

나는 알수있었다. 사진 속, 그의 눈만은 아주 차갑다는걸.. 어린시절 고아원에서 자란 나는 고아원으로 봉사하러 오는 몇몇 어른들을 보며 배운것이 있었다. 가짜 웃음과 진짜 웃음. 대게 기자들이 있었다면 대부분 가짜 웃음이었다. 언론에 좋게 나와야하니까

그렇게 나는 사진 속 박지민을 뒤로 며칠동안 이 집에서 박지민을 볼 수 없었다.


콩 뱝 (자까)
오늘은 여주와 지민의 배경이야기가 많이 나왔는데요 ! 세세히 읽어주시면 앞으로 스토리 이해가 조금 더 잘되실거에요ㅠㅠ 본 글은 자유 연재입니다!!


콩 뱝 (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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